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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개발, SK바이오가 가장 빠르다"…최기영 장관 발언 논란

중앙일보 2020.07.29 17:03
“국내에서 개발되는 전체 백신을 볼 때, 내년 8월까지 개발이 되고 9월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승인 신청을 하는 계획이 가장 빨라 보인다. 거기가 SK바이오사이언스다." 
최기영 과기부 장관

최기영 과기부 장관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한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실과 다르고,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기 때문이다. 최 장관이 “백신 개발이라는 게 확실하지 않다”, “계획대로라면”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주무 부처 장관으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임상단계로 보면 제넥신이 SK바이오보다 빨라  

현재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 기업은 두 곳이다. 제넥신과 SK바이오사이언스다. 이노비아가 국제백신연구소(IVI)와 공동으로 국내에서 임상시험(1상)을 하고 있지만, 이노비아는 미국 바이오기업이다. 메디톡스는 호주 백신업체인 박신과 호주에서 1상을 진행 중이다. 반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직 전임상 단계다. 임상에 착수도 못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올해 3분기 말이나 4분기 초에 임상에 들어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임상 단계로 보면 제넥신이 SK바이오사이언스보다 속도가 더 빠르다는 얘기다.  
경북 안동에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 L하우스 백신 공장

경북 안동에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 L하우스 백신 공장

과기부, "범정부 목표를 한 것일 뿐" 

그렇다면, 최 장관은 왜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가장 빠르다고 한 것일까. 과기부 측은 “의원 질의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내년에는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코로나 범정부 협의체'의 목표를 말한 것이지, SK바이오사언스를 특정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당시 최 장관은 백신 개발 시기를 묻는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지원위원회에서 기업에서 개발하는 것까지 다 포함해서 살펴보고 있다”며 “거기가(SK바이오사이언스) 현재로써는 가장 빨라 보인다”고 했다. 
 

백신 자체 개발과 위탁 생산 혼동했나  

관련 업계에서는 최 장관이 자체 개발과 위탁 생산을 혼동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1일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인 ‘AZD1222’의 글로벌 공급을 위한 위탁 생산 협력의향서를 체결했다. 'AZD1222'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학이 개발 중인 백신 후보물질로 가장 빠르게 임상 3상에 진입해 있다. 하지만 최 장관은 이날 "외국에서 개발되는 것을 100% 의존할 수 없기에 우리는 우리 나름의 백신 개발을 끝까지 가자는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8월 개발, 9월 승인 신청'과 관련해서도 "국산 백신"임을 분명히 밝혔다. 자체 개발과 위탁 생산을 혼동했다고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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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 "개발 완료 시기 특정하기 어려워"  

SK바이오사이언스는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원한 회사 관계자는 “사전에 과기부와 개발 일정 등을 조율하거나 통보한 적이 없다”며 “8월 개발, 9월 승인 신청 얘기도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 개발 완료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다"며 “1상을 통과해야 2상을 가고 또 3상을 가는 것이고, 승인도 식약처에서 하는 것인데 업체가 구체적인 일정을 못 박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다만 "내년까지는 개발을 완료해야 한다는 목표는 있다"고 밝혔다.  

제넥신, "팩트가 아닌 얘기를 해서 의아했다"  

제넥신 관계자 역시 “관련 보도를 보고 (장관이) 팩트가 아닌 얘기를 해서 의아했다”며 "어떤 뜻에서 나온 얘기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1상이 진행 중인데 결과가 9월경 나올 것 같다”며 “결과에 따라 일정이 보다 구체화하겠지만 2상을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큰 데, 정확한 근거 없이 빌 게이츠는 6월이라고 하고, 장관은 8월이라고 하면서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빌 게이츠 빌&맬린다 게이츠 재단 이사장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SK바이오사언스가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 내년 6월부터 연 2억개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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