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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장관 나서도 빈손…대구신공항 결정 D-2, 요동치는 TK

중앙일보 2020.07.29 15:10
대구통합신공항 이전 사업 추진 일지

대구통합신공항 이전 사업 추진 일지

 대구통합신공항 이전 결정 시한을 이틀 남겨둔 29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김영만 군위군수가 마지막 담판을 벌이고도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국방부 장관이 오는 31일로 다가온 최종 결정 시한을 뒤로 미루고, 공동 후보지에 대한 주민투표를 다시 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군위군 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29일 국방부장관 군위군수 담판
소득없이 끝이 나면서 갈등 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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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위군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국방부 장관이 제안한 공동 후보지인 군위군 소보면에 대한 주민투표는 동의할 수 없다. 투표를 다시 하려면 그 이유가 달라지기 때문인데, (투표하려면) 단독 후보지와 공동 후보지 모두를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구시와 경북도, 국방부가 만든 중재안(군위군에 대한 인센티브)은 국방부 장관동의 없이 실무선에서만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확정이 안 된 중재안으로 그동안 군위군민을 농락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TK(대구·경북)의 백년대계”로 불리는 대구통합신공항 이전을 둘러싼 갈등이 좀처럼 봉합되지 않고 있다. 서로 간의 입장차로 인해 공항 이전결정 시한이 다가올수록 막판 갈등만 더 심해지는 분위기다. 
 
 공동 후보지에 이름이 올려진 의성군은 잔뜩 화가 났다. 공항 유치 실패 시 군위군을 상대로 소송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의성군은 지난 27일 대구지법에 군위군을 피고로 한 ‘유치신청 절차 이행 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의성군은 소장을 통해 “피고(군위군)는 의성군수, 대구시장, 경북도지사와 오랫동안 협의 끝에 공항 부지 선정 기준을 마련해 주민투표를 했지만, 당사자들 간의 합의 및 선정기준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로 인해 의성군과 군위군, 대구시, 경북도, 국방부가 절차 진행에 혼란을 겪고 있어 이에 따른 손해 역시 막대한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손해배상, 구상권 청구, 업무방해 등 동원 가능한 모든 법적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의성군민들은 오는 30일 전세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 청와대 항의 방문을 예고한 상태다. 
 
대구 공군기지 주변에서 F-15K 전투기가 비행하고 있다. 대구공항은 K-2 공군기지와 활주로를 같이 쓰는 민간·군사 공항이다. 뉴스1

대구 공군기지 주변에서 F-15K 전투기가 비행하고 있다. 대구공항은 K-2 공군기지와 활주로를 같이 쓰는 민간·군사 공항이다. 뉴스1

 군위군은 ‘소송을 해서라도 단독 공항 유치’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군위군 통합신공항 추진위원회는 지난 27일 ‘우보공항 사수 범군민 결의대회’를 열었다. 주민 등 1300여 명이 참석해 “국방부(선정위원회)의 우보 후보지 부적합 결정과 공동후보지 신청에 대한 전방위 압박의 부당함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공동후보지 장례식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군위군을 설득하는 데 힘을 쏟아온 대구시와 경북도는 속이 더 타는 모습이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29일 오후 3시 대구시청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 후보지 이전 신청 같은 의미 있는 내용을 발표하려 했다. 하지만 국방부 장관과 군위군수의 마지막 담판 자리가 소득 없이 끝나자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이대로 공항 이전 사업이 이틀 뒤 자동 무산되면 대구통합신공항은 새 이전지를 찾는 절차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대구시에 따르면 영천시, 성주군 등 일부 지역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대구시 한 간부는 “복수의 예비 후보지가 새로 정해질 것이고, 그 후보지들에 대한 적합성을 따져 주민투표, 이전지 신청 등 기존 했던 절차를 또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은 2014년 대구시가 국방부에 대구 공군기지 이전을 건의하면서 시작됐다. ‘K-2’로 불리는 대구 군 공항은 1958년 만들어졌다. 일제는 1936년 이곳에 비행장을 건설했고, 미군은 6·25전쟁 때 대구 공군기지에 주둔했다. 
 
 대구 공군기지는 1961년부터 민간 공항으로도 사용됐다. 대구 공항과 대구 공군기지가 함께 대구 도심에 있게 된 배경이다. 대구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은 대구 공항과 대구 공군기지를 함께 묶어 옮기는 사업이다.  
 
대구·군위=김윤호·김정석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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