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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오보 연루도 박원순 고소 유출도…이성윤 수상한 침묵

중앙일보 2020.07.29 06:00
이성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 [뉴스1]

이성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 [뉴스1]

"임기추상 대인춘풍(臨己秋霜 對人春風)"
 
28일 한 검찰 간부는 서울중앙지검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처하는 이성윤(58·사법연수원 23기) 중앙지검장을 두고 이 말을 꺼냈다. '자신에게는 가을 서릿발처럼 엄격하되, 타인에게는 봄바람처럼 따스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글귀는 검사들 사이에서 불문율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2018년 2월 청와대 각 비서관실에 같은 의미의 '춘풍추상'이라는 글귀가 담긴 액자를 선물했다.
 
이 관계자는 "이 지검장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임기추상 대인춘풍과 정반대 행보를 보이며 검찰 조직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다 깎아 먹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앙지검은 최근 두 가지 의혹에 휩싸였다.
 

중앙지검 의혹 ① KBS 오보 연루 의혹

먼저 KBS의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의혹 사건 오보에 중앙지검 고위 간부가 연루됐다는 의혹이다. 해당 간부는 의혹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 지검장은 '침묵'하고 있다. 중앙지검은 '논란 당사자가 이미 의혹을 강력 부인한 데다 KBS 보도 내용조차 수사팀이 파악한 사실관계와 다르기 때문에 별도의 해명을 내놓기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이 지검장은 채널A 사건 수사 과정에서는 상당히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이 지검장은 지난달 30일 중앙지검 명의로 "(윤석열 검찰총장이 소집을 요청한) 전문수사자문단 관련 절차를 중단하고, 중앙지검에 특임검사에 준하는 직무 독립성을 부여해달라"고 건의했다.
 
지방의 한 검찰 간부는 "믿는 구석이 있어서 심각한 문제에도 침묵하는 것 아니겠냐"며 "현재 이 지검장은 인사, 감찰, 형사처벌 모두에서 두려운 것이 없기 때문에 인사를 앞두고 '버티기'에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KBS 뉴스9 지난 18일 보도한 '스모킹건은 이동재-한동훈 녹취' 제목의 기사. 현재는 다시보기가 중단된 상태다. [사진 KBS]

KBS 뉴스9 지난 18일 보도한 '스모킹건은 이동재-한동훈 녹취' 제목의 기사. 현재는 다시보기가 중단된 상태다. [사진 KBS]

중앙지검 의혹 ② 수사정보 유출 의혹

두 번째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고소 사실을 유출한 주체 가운데 하나가 중앙지검이라는 의혹이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유현정 부장)는 23일 "피해자가 경찰에 사건을 고소하기 하루 전인 7일 오후 늦게 김재련 변호사를 통해 성추행 의혹 사실을 알려왔다"며 "(인지 사실을) 상급기관에 보고하거나 외부에 알린 사실이 일절 없다"고 밝혔다. 중앙지검 내 어느 선까지 보고됐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유 부장의 중앙지검 보고라인은 김욱준 4차장-이성윤 지검장 순이다. 
 
이에 미래통합당과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은 이 지검장 등 중앙지검 관계자들을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5건의 고발 사건은 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이창수)에 배당된 상태다. 이에 "'셀프 수사'로 사안의 진실이 밝혀지겠냐"는 반응도 나온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24일 "특검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잇따르는 고발에도 이 지검장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공직자들은 국민이 궁금해 하는 부분을 명쾌하게 설명해줄 의무가 있다"며 "보고를 받았으면 받았다, 안 받았으면 안 받았다 명쾌하게 설명을 하면 되는데 뭘 그렇게 감추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력 사건 2차 기자회견'에서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력 사건 2차 기자회견'에서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그럼에도…이번에 승진하나, 다음에 승진하나

중앙지검을 둘러싼 의혹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이 지검장이 이번주 검찰 고위급 인사에서 고검장 승진 대상 1순위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법무부는 최근 인사를 앞두고 윤석열(60·23기) 총장의 선배와 동기 중 이 지검장과 고기영(55·23기) 법무부 차관을 제외한 22~23기 검사장 여러 명에게 사직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4명이 사의를 밝히고 검찰을 나갔다. 이 지검장의 경우 중앙지검에서 정권 관련 수사를 맡아 하고 있어 승진보다는 다음 자리를 약속하고 유임시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진보 논객이자 기생충학자인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26일 자신의 블로그에 "윤석열이 물러나는 즉시 이성윤이 검찰총장이 될 것"이라고 썼다. 서 교수는 "이 지검장이 상관인 윤석열 검찰총장은 무시하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충실한 하수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실체도 없는 채널A 사건을 더러운 유착으로 만드는 적임자"라고 비판했다.
 
강광우·김수민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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