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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때 253전 253승···그 에티오피아에 진단키트 1만개 답례

중앙일보 2020.07.29 05:00
 6·25 한국전쟁 참전국인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 진단키트 1만개를 기부하기로 한 바이오 기업이 있다. 
 

바이오기업 ㈜수젠텍, 코로나 진단키트 기부 결정
'에티오피아서 과학기술 자문' 백홍열 교수가 연결
에티오피아 한국전쟁 당시 전투병 6000여명 파견

㈜수젠텍은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 1만개를 에티오피아에 기부하기로 했다. 지난 27일 충북 오송에 있는 이 회사에서 기부식이 열렸다. [사진 ㈜수젠텍]

㈜수젠텍은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 1만개를 에티오피아에 기부하기로 했다. 지난 27일 충북 오송에 있는 이 회사에서 기부식이 열렸다. [사진 ㈜수젠텍]

 충북 오송에 있는 ㈜수젠텍은 28일 “참전국 에티오피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 1만개를 조만간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번에 보내는 진단키트는 혈액 한 방울로 코로나19를 10분 만에 진단할 수 있는 장비로 수억원어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티오피아는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지만 진단 장비가 부족해 대처를 제대로 못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까지 에티오피아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3968명, 사망자는 223명이다. ㈜수젠텍 박종윤 이사는 “에티오피아는 코로나 환자 증가로 진단키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이번 기부가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고 했다.
 
 ㈜수젠텍의 이번 진단키트 기부에는 에티오피아 현지에서 과학기술 자문 역할을 맡은 백홍열(67) 전 ADD(국방과학연구소) 소장이 역할을 했다. 백 전 소장은 5년 전부터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있는 아다마과학기술대 교수와 총괄 연구소장을 겸임하고 있다.
 
대한민국 무공수훈자회와 사단법인 따뜻한하루가 지난 6월 11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6·25전쟁 70주년 참전용사 초청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에티오피아 한국전참전용사 후원회, 사단법인 한국전쟁 참전국 기념사업회, 해피빈이 후원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무공수훈자회와 사단법인 따뜻한하루가 지난 6월 11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6·25전쟁 70주년 참전용사 초청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에티오피아 한국전참전용사 후원회, 사단법인 한국전쟁 참전국 기념사업회, 해피빈이 후원했다. [연합뉴스]

 아다마과학기술대는 에티오피아 현 총리인 아비 아흐메드가 과학기술부 장관 시절 '과학기술 입국'을 목표로 종합대에서 과기 전문대로 분리한 대학이다. 백 전 소장은 “5년 전 에티오피아에서 한국 과학기술부에 위성개발 등 과학기술 분야 도움을 요청했다”며 “한국전쟁 당시 큰 도움을 준 나라인 에티오피아에 보답하자는 생각으로 과학기술 자문 역할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에티오피아는 6·25 한국전쟁 당시 최고 엘리트였던 황실근위대 소속 정예 부대원 6037명을 파병했다. 당시 전투부대를 보낸 몇 안 되는 나라였다. 이들은 658명의 사상사(전사 122명)를 내며 강원 화천 적근산 전투 등에서 253전 253승을 올렸다.  
 
 백 전 소장은 에티오피아에서 최근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자, 한국 기업 등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에티오피아는 의료 인력·장비가 태부족한 만큼 혈액 한 방울로 코로나를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만드는 곳을 수소문했다”며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출신인 손미진 ㈜수젠텍 대표가 신속진단키트를 전 세계 40여 개국에 수출하는 사실을 알고 연락했다”고 설명했다.  
 
 손미진 대표도 현지 상황을 듣고 곧바로 진단키트 기부를 결정했다. ㈜수젠텍은 현재 신속진단키트를 1주일에 약 200만개 생산해 전 세계 40여 개국에 수출 중이다. ㈜수젠텍은 이번에 코로나19 진단키트를 포함해 채혈침(란셋)과 일회용 스포이트도 에티오피아에 기부했다. 이 업체가 기부한 진단키트는 국제 운송편으로 곧 배송될 예정이다. 아다마과학기술대와 아다마에 있는 현지 병원에 먼저 공급될 전망이다.  
 
㈜수젠텍이 만든 코로나19 진단키트. [연합뉴스]

㈜수젠텍이 만든 코로나19 진단키트. [연합뉴스]

 
 ㈜수젠텍 측은 지난 27일 회사에서 기부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는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에서 항공우주 분야 연구를 하고 있는 에티오피아 박사과정 학생 5명도 참석했다. 기부식에 참석한 데살린 아베바우 박사과정생은 "현재 에티오피아는 코로나 진단키트와 장비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며 "한국에서 코로나19 진단에 도움을 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백 전 소장은 "수젠텍의 기부 결정이 양국의 우호 협력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나중에 코로나19 진단키트 등 바이오 제품의 수출길이 열릴 수도 있다”고 했다.  
 
 ㈜수젠텍은 2011년 설립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연구소기업으로, 진단키트 등 종합 진단 장비를 개발해왔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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