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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 중앙일보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임대소득 건보료 올 11월 첫 부과…4억 두 채이면 월 20만원 내야

중앙일보 2020.07.29 00:37 종합 27면 지면보기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올 11월부터 2000만원 이하의 임대소득과 금융소득에 건강보험료가 부과된다. 2000만원 초과 소득은 이미 종합소득세에 포함돼 건보료를 내고 있다. 2000만원 이하 구간은 보건복지부가 자료를 확보하지 못해 부과하지 않다가 이번에 처음 매기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임대차 3법, 주택임대사업자 제도 폐지 등에 반발해온 임대소득자들이 이번에는 건보료 압박을 받게 됐다. 다만 복지부가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한 사람에 한해 차등적으로 부과하기로 해 다소 부담을 덜게 됐다.
 

임대소득 2000만원 이하 대상
임대 3법, 임대사업 폐지 이은 압박
임대사업 등록자 40~80% 경감
일부선 “제도 없애니 경감 없애야”
전문가 “정책일관성 위해 경감해야”

성창엽 주택임대인협의회 추진위원장은 28일 “(임대사업과 관련해) 큰일들이 벌어져서 건보료가 아직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택임대사업자 제도 자체가 흔들리고 있어서 건보료 첫 부과에 눈을 돌리지 못하는 듯하다.
 
임대소득 건보료는 지난해 임대소득에 부과하는 것이다. 2000만원 이하에 부과하지만, 필요경비를 제하고 기본공제를 하기 때문에 임대소득이 400만원 초과~2000만원 해당자만 부과한다. 현재 자녀나 배우자의 건강보험증에 얹힌 피부양자라면 건보료를 안 내지만 11월부터는 지역가입자가 돼 별도 건보료를 문다. 이렇게 되면 재산 건보료를 물게 되는데, 그게 골칫거리다.
 
가령 4억짜리 집 두 채를 가진 사람이 연간 1300만원의 임대소득을 올린다고 가정하자. 지금은 피부양자로 올라 건보료를 안 낸다. 11월에 지역가입자가 된다. 1300만원에서 필요경비 등을 제하면 건보료 부과 과표는 450만원이다. 여기에 소득 건보료가 약 4만7970원, 차(2016년식 2000cc 승용차) 건보료 1만2330원이다. 재산 건보료가 13만8230원이다. 이 셋을 합하면 약 20만원에 달한다.  
 
지난 18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6·17 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모임’ ‘임대사업자협회 추진위원회’ 회원들이 부동산 정책 규탄집회를 열고 있다. [뉴스1]

지난 18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6·17 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모임’ ‘임대사업자협회 추진위원회’ 회원들이 부동산 정책 규탄집회를 열고 있다. [뉴스1]

임대사업자(지자체 등록)나 사업자등록(세무서) 둘 중 하나만 했거나 둘 다 안 했으면 20만원을 내야 한다. 다만 현재 지역가입자로 편입된 임대소득자라면 지금도 재산건보료를 내고 있기 때문에 11월 건보료가 지금보다 그리 많이 늘지는 않을 전망이다.
 
임대소득 건보료.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임대소득 건보료.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정부는 2017년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자의 주택임대사업 등록을 유도하기 위해 2020년까지 등록할 경우 이들의 건보료를 차등적으로 부과하기로 했다. 4년 주택임대사업자는 내야 할 건보료의 60%, 8년 임대사업자는 20%만 매기기로 했다. 건보료를 줄여줌으로써 임대사업자를 확대하려는 취지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주택임대사업자는 50만명, 160만 가구에 달한다. 이 중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자가 얼마인지 정확히 나와 있지 않다. 보건복지부 진영주 보험정책과장은 “임대사업자로 등록하지 않거나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은 임대소득자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 11월 건보료 부과 자료를 뽑아야 정확한 부과대상자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2017년에는 임대사업자가 권장 대상이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대표적 다주택자이자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몰리면서 정책이 급변했다. 국토부는 이달 초 4년 임대사업자와 아파트 8년 임대사업자 제도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연1300만원 임대소득자, 지역가입자 되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연1300만원 임대소득자, 지역가입자 되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런 분위기에서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자 건보료 차등 부과(경감)를 폐지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무소속 이용호 의원은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국토교통부에서도 첫 단추가 잘못 꿰졌다며 (임대사업자 혜택에서) 발을 빼고 있다. 보건복지부도 임대사업자의 건강보험료 최대 80% 감면 혜택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도 “(정부가) 임대사업자 제도를 아예 폐지하기로 해 임대사업자에게 과도한 혜택을 줬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며 “복지부는 어떻게 해야겠느냐”며 폐지를 촉구했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이날 답변에서 “당시 더 많은 임대사업자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 중의 하나가 건보료 감면이었다”면서 “법적 안정성 문제를 살펴보고 결정해야 한다. 폐지할 수 있다면 당연히 폐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책의 일관성을 강조한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운영위원장은 “2017년 임대사업자를 양성화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경감 혜택을 주기로 한 것이다. 그 취지에 맞게 주택임대사업자에게 건보료를 경감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임대사업자 건보료에 과도한 혜택을 준 것 같긴 하다”면서도 “국민이 정부를 믿고 따르게 하려면 경감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단 원래대로(경감방침) 가다가 민간임대주택특별법 개정 상황을 보고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11월부터 2000만원 이하 금융소득에도 건보료를 새로 부과한다. 정부는 하한선을 둘 예정이다. 몇만 원밖에 안 되는 학생들의 이자 수입에 건보료를 물릴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500만원 또는 1000만원 이상만 매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복지부는 다음 달 중 건강보험 부과제도개선위원회를 열어 임대소득·금융소득 건보료 방안을 확정해 고시를 개정한 뒤 시행할 예정이다. 임대소득 건강보험료는 2017년 발표한 대로 차등부과 방안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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