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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인사이트] 코로나·부채·불균형…‘대동사회’로의 여정 험난할 듯

중앙일보 2020.07.29 00:35 종합 24면 지면보기

중국의 5개년 계획 - 13차 평가와 14차 전망

이현태 인천대 중어중국학과 교수

이현태 인천대 중어중국학과 교수

올해는 중국의 ‘국민경제 및 사회발전 제13차 5개년 계획(이하 13·5 계획)’ 마지막 해다.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2021년)을 앞두고 전면적 소강(小康)사회 달성을 약속한 해이기도 하다. 현실은 위태롭다. 소강사회 달성을 위한 13·5 계획(2016~2020)의 이행 여부는 불투명해졌고, 제14차 5개년 계획(14·5 계획, 2021~2025)의 수립은 더욱 어려워졌다. 구조적 저성장이 심화하는 가운데 미·중 분쟁과 코로나19 충격까지 겹쳐서다.  
 

질적·균형 발전 내세운 13차 계획
GDP·소득증가율 목표 달성 못 해
내년 시작될 14차 5개년 청사진에
‘중진국 함정 극복’에 역점 두기로

중국은 여전히 5년 단위로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나라다. 2016년 3월 13·5 계획을 발표하고 전면적 소강사회를 완성하고자 했다. 소강사회란 기본 민생문제가 해결되고 절대 빈곤이 사라진 중진국을 말한다. 총 6만 5000여 자(字)에 이르는 계획에 구체 목표와 방안이 담겼다.
 
혁신·균형·환경·개방·공유를 신(新)발전이념으로 내세우고, ①중고속 성장 ②혁신주도 발전 ③균형발전 ④민생수준 제고 ⑤사회문명 수준 제고 ⑥생태환경 개선 ⑦제도적 성숙을 7가지 중대 목표로 삼았다. 7대 목표는 경제 개발(4개), 혁신 발전(4개), 민생 복지(7개), 자원 환경(10개) 등 4개 분야 총 25개 지표로 세분화했다.
 
13·5 계획은 중국이 인구보너스 소멸, 환경·자원 제약, 과잉 생산 설비, 글로벌 경제 위축 등으로 고속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받아들여 경제의 체질 개선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려는 계획이기도 했다. 수요 측면에서는 수출·투자보다는 소비, 산업 측면에서는 전통 제조업보다는 첨단 제조업과 서비스업 발전에 주력했다. 공급 측면에서 과학기술 혁신 및 대중 창업을 독려하고 과잉 생산설비와 과잉 부채 등을 제거하는 ‘공급측 개혁’을 진행했다. 사회 부문에서는 각종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지역 균형발전, 도농 격차 해소, 탈빈곤, 환경보호 등을 강조했다. 13·5 계획은 경제와 사회 모두 ‘양적 성장’보다 ‘질적 발전’을 추진하고 구조적 불균형을 해소해 중산층 국가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소강사회’ 진입 미흡
 
지난 2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린성 쓰핑시에 위치한 녹색식품원료 표준화 생산기지 핵심 시범구를 찾아 옥수수 작황과 흑토 보호 현황 등을 살피고 있다. 인민일보는 시 주석의 이번 시찰이 14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 수립을 위한 조사연구라고 보도했다. [신화=연합뉴스]

지난 2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린성 쓰핑시에 위치한 녹색식품원료 표준화 생산기지 핵심 시범구를 찾아 옥수수 작황과 흑토 보호 현황 등을 살피고 있다. 인민일보는 시 주석의 이번 시찰이 14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 수립을 위한 조사연구라고 보도했다. [신화=연합뉴스]

13·5 계획 마지막 해인 올해 중국은 계획했던 소강사회에 다가섰을까? 추세를 바탕으로 성과 지표의 달성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살폈다(표 참고). [경제] 부문에서는 우선 ‘국내총생산(GDP) 규모’ 달성이 어렵다. 2020년 실질GDP는 92.7조 위안(1경5848조원)을 넘어서야 한다. 올해 최소한 5.52% 이상의 성장률이 필요하다. 코로나19로 거의 불가능한 수치다(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1.2% 내외로 예상한다). ‘GDP 내 서비스업 부가가치 비중’도 추세상 달성이 어렵다. 전통 제조업 중심의 중국 산업구조에서 서비스업 비중을 높이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다만 다른 경제 지표인 ‘총노동생산성’과 ‘도시화율’은 무난히 목표에 도달할 전망이다. [혁신발전] 부문에서는 ‘GDP 대비 연구개발(R&D) 지출 비중’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인구 만 명당 특허수’ 등 다른 지표들은 무난히 목표치를 초과 달성할 것이다.
 
[민생복지] 부문에서는 ‘도시민 1인당 가처분 소득증가율’의 달성이 어렵지만 ‘도시 신규취업인 수’ ‘농촌 탈빈곤 인구’ 등 나머지 지표들은 달성이 유력하다. ‘도시민 1인당 가처분 소득’은 국민총소득 지표인 GDP와 함께 동반 부진했으나, 악조건에서도 신규취업 및 농촌 탈빈곤 목표를 달성했다는 점은 큰 위안이다. [자원·환경] 부문에서는 대기질·수질 등 모든 목표를 달성할 예정이다. 당국의 강력한 환경 보호 정책이 효과를 발휘했음을 알 수 있다.
 
종합하면 전체 25개의 지표 가운데 달성 가능성이 높은 지표가 16개, 낮은 지표가 4개, 자료가 부족해 평가 불가능한 지표가 5개였다.
 
결과적으로 올해 코로나19가 터진 상황에서도 중국 정부는 13·5 계획을 꽤 성공적으로 이행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없었다면 GDP 목표의 달성도 가능했을 것이다. 소강사회 진입을 위한 가장 상징적인 목표치인 GDP 목표에 미달한 것은 뼈아픈 지점이다. 코로나19를 탓할 수 있으나 전염병 발생지 또한 중국이었다. 또한 이런 평가조차 중국의 통계수치를 신뢰할 수 있다는 가정에서 가능하다. 하지만 많은 중국 전문가들은 여전히 중국의 공식 통계에 의구심을 품는다. 종종 불거지는 지방정부 등에서의 통계 조작 사례 때문이다. 결국 위의 평가는 중국 사회경제의 발전 흐름을 대략 파악하는 정도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대동사회’ 위한 긴 여정 시작
 
13차 5개년 계획 주요 목표 달성 가능성

13차 5개년 계획 주요 목표 달성 가능성

올해는 내년부터 시행될 14·5 계획을 수립하는 해이다. 지난 계획에 대한 평가, 사회경제적 현실에 대한 인식, 미래발전 방향에 대한 비전을 종합해 새로운 5개년 계획을 수립한다. 중국 정부는 올해 전면적 소강사회를 달성했다고 선전할 것이다. 탈빈곤에 성공했다는 점이 주요 논거다. GDP 목표 도달 실패는 코로나19로 불가피했다고 대변할 것이다. 소강사회를 이룬 중국의 다음 목표는 신중국 건국 100주년인 2049년에 도달해야 하는 ‘대동(大同)사회’이다.  
  
대동사회란 문명이 발달하고 경제가 부강해 모두가 복지를 누리는 선진국을 말한다. 14·5 계획은 대동사회를 향한 여정의 기초를 닦아야 한다.
 
그러나 14·5 계획은 큰 대내외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양적 성장에서 질적 발전으로의 경제 체질 전환은 아직 요원하다. 서비스업의 성장이 예정보다 더디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며 쌓인 국가 부채는 2019년 9월 기준 GDP의 257%에 이른다. 급증하는 기업 부채가 걱정이다. 국유기업의 비효율성도 여전하다. 코로나19로 인한 생산 및 수요 감소는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분쟁이 격화됐다. 미국은 무역 불균형, 미래기술, 산업정책 등 경제 이슈를 넘어 홍콩 문제, 대만 문제, 코로나19 책임론까지 거론하며 압박한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5G 통신 등 미래 산업에서도 미국의 견제와 압박이 암초로 등장했다. 미국의 관세 폭탄은 중국 내 사업 환경을 어렵게 만들어 국내외 기업이 중국을 떠나게 떠밀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2019년 11월 열린 14·5 계획 준비 회의에서 “앞으로의 외부 환경은 더욱 복잡하고 불확실하며 도전적”이라고 경고했다.
 
14차 5개년 계획 핵심 화두는 민생 안정과 내수 확대
안팎으로 어려운 중국이 14·5 계획에 담을 내용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화두는 ‘민생 안정’이다. 중국이 직면한 대내외 도전이 커지면서 사회가 불안해질 수 있어서다. 사회 불안은 민심 악화로, 민심 악화는 중국 공산당의 통치 기반 약화로 이어진다. 따라서 성장률보다 일반 국민의 삶과 직결된 문제에 주력할 것이다. 리커창 총리가 올해 정부업무보고에서 ‘6개 보장(六保)’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6대 보장이란 취업·민생·시장주체(기업)·식량에너지·산업공급망·말단행정 운영에 만전을 기한다는 것이다. 모두 인민의 안정된 삶과 직결된 문제다.
 
둘째 ‘내부경제 강화’다. 지난 6월 류허(劉鶴) 부총리가 상하이 루자쭈이(陸家嘴) 금융 포럼에서 “국내 순환을 위주로, 국제와 국내가 서로 촉진하는 쌍순환 발전이라는 새로운 모습이 형성 중”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자력갱생 노선을 말한다. 미·중 분쟁의 격화는 중국의 수출을 저해하고 기존 글로벌 가치사슬로부터 이탈을 부추긴다. 중국은 수출 감소를 내수 확대로 대체하고 중요 산업에 대해 국내에 완결된 산업 생태계를 만들며 국내 국토 개발에 주력한다는 대응 전략을 구상한다. 미·중 분쟁의 장기화에 대비한 버티기 전략이기도 하다.
 
셋째 ‘중진국 함정 극복’을 위한 방안이다. 중진국 함정이란 중진국에 들어선 국가가 신성장 동력이 부족해 선진국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지체하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해 중국은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돌파해 중진국 대열에 들어섰다. 선진국 도약을 위해 기술 진보에 기반을 둔 성장동력 발굴이 절실하다. 이미 중국은 13·5 계획부터 ‘중국제조 2025’ ‘인터넷+’ 등 미래 산업 발전계획을 세워 준비해왔다. 올 3월에도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5G·사물인터넷·공업인터넷·인공지능·빅데이터 등을 포함한 ‘신 인프라’ 건설 진척을 지시했다. 또한 호구제 개혁 등을 통한 도시화 촉진, 창장(長江) 경제벨트 등 각종 지역균형 발전계획을 통한 낙후지역 개발도 경제성장에 도움이 된다.
 
이런 정책은 14·5 계획에 진화된 형태로 담길 전망이다. 요컨대 14·5 계획은 13·5의 신발전이념(혁신·균형·환경·개방·공유)을 발전 계승하며 민생안정과 내부경제 강화에 많은 역량을 투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현태
서울대에서 중국경제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경제실 부연구위원을 거쳐 현재 인천대학교 중어중국학과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신창타이(新常態) 시대 중국 제조업의 고도화 요인 분석』 등 중국경제와 한중경제협력에 대한 다수의 논저가 있다.
 
이현태 인천대 중어중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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