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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말 준공 봉하마을 전시관, 제2 노무현기념관 논란

중앙일보 2020.07.29 00:02 종합 12면 지면보기
지난 26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산에서 본 시민문화체험전시관 공사 현장. 전시관은 사실상 노무현기념관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사진 문화일보]

지난 26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산에서 본 시민문화체험전시관 공사 현장. 전시관은 사실상 노무현기념관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사진 문화일보]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전시관이 이달 말 준공된다. 하지만 서울 종로구에 비슷한 성격으로 노무현 센터가 추진되고 있어 사업 중복 논란이 일고 있다.
 

158억 들여…노무현 상설관 갖춰
종로에 짓는 기념센터와 비슷
사업초기부터 노무현재단 관여
김해시, 운영자도 공모할 방침

특히 다른 전직 대통령 기념관은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운영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김해시의 경우 조례까지 제정해 이 전시관 운영을 다른 곳에 위탁할 수 있도록 길을 터놨다. 이 때문에 전시관 건립 초기부터 직간접적으로 관여해 온 노무현 재단에 전시관을 위탁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받고 있다.
 
28일 경남도와 김해시 등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의 생가와 묘역이 있는 봉하마을에 이달 말쯤 ‘김해 깨어있는 시민문화체험전시관’이 준공된다. 지난 2014년 공사에 들어간 지 6년 만이다. 기존 노 전 대통령의 유품과 사진 등을 전시하고 있었던 ‘추모의 집’을 헐고 그 자리에 전시관을 건립한 것이다. 이 사업에는 국비 60억원, 특별교부금 15억원, 경남도비 18억원, 김해시비 47억원, 노무현재단 18억원 등 총 158억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2층 건물인 전시관 1층엔 노 전 대통령 관련 상설 전시실과 9개 전시실, 김해시 향토사 및 지역의 주요인물 상설 전시실, 국정체험 상설 전시실 등이 들어선다. 2층에는 작은 도서관 및 어린이 도서관, 다목적 기획전시 라운지, 기념품점, 카페라운지, 기타 편의시설 등이 마련된다.
 
전시관 명칭에는 노 전 대통령의 이름이 들어가 있지 않지만, 전시관의 목적은 사실상 노 전 대통령을 기리고 그를 추모하기 위한 공간이다. 허성곤 김해시장은 “봉하마을은 이미 노 전 대통령 생가도 있고, 묘역도 있는 곳이다”며 “노 전 대통령의 국정 철학이나 여러 가지 성과를 후세에 교육 및 체험하고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전시관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서울 종로구에 수백억 원을 들여 짓고 있는 ‘노무현 시민센터’와의 중복에 따른 예산 낭비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이름을 넣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뿐 아니다. 김해시의회는 지난해 10월 기념사업(전시관)에 대한 예산 지원과 사업의 일부 또는 전부를 비영리법인이나 비영리단체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하는 ‘김해시 전직 대통령 노무현 기념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지난달 26일 공포했다. 이 전시관은 사업 초기부터 노무현재단이 깊숙이 관여해 왔던 것으로 나타나 이런 조례 제정이 재단을 의식한 결과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받고 있다. 허 시장은 “전시관 기본 구상이나 계획 등의 용역을 재단에서 해서 그 결과를 시에 기부채납한 것은 맞다”며 “하지만 위탁 운영 주체 선정은 공정한 공모 절차를 통해 결정될 것이다”고 제기된 의혹에 선을 그었다.
 
반면 포항시와 구미시는 각각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 관련 시설을 자치단체가 직접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재순 노무현재단 사무총장은 “봉하마을 내 노무현 기념관은 김해시 사업이다. 대통령 사업이니 재단에서 기부채납하고 의견을 주고받는 건 당연한 절차”라며 “구미시도 박정희 대통령 관련 기념사업을 하고 있고, 거제시(김영삼)나 목포시(김대중)도 마찬가지인데 왜 이것을 문제 삼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창원·구미=위성욱·김정석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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