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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체로켓 제한 해제…한국도 고성능 우주발사체 개발시대 활짝

중앙일보 2020.07.28 19:34
,2013년 발사된 나로호의 2단 킥모터로 사용된 고체연료 로켓.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2013년 발사된 나로호의 2단 킥모터로 사용된 고체연료 로켓.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28일 한ㆍ미 미사일지침 개정으로 그간 한국의 우주발사체 연구ㆍ개발(R&D)의 발목을 잡아 왔던 고체연료 로켓 개발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그간 한국은 지침에 따라 고체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미사일 엔진 역적(최대 힘)이 초당 100만 파운드로 제한됐다. 하지만 이번 지침 개정으로  우주 발사체에 대한 고체연료 사용 제한이 완전히 풀렸다. 한국도 미국ㆍ일본 등 우주 선진국과 같이 고체와 액체연료를 다양하게 사용하는 고성능 우주발사체 개발이 가능해졌다는 얘기다.
 
액체연료 로켓은 효율이 높고 추력과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우주 발사체용으로 주로 사용돼 왔다. 하지만 엔진 구조가 복잡하고 무거운 데다 연료를 채운 뒤 장시간 보관할 수 없었다. 반면 고체연료는 액체연료보다 구조가 간단해 가볍고 가격이 저렴하다. 하지만 점화 이후에 추력과 속도를 조절할 수 없다. 이 같은 장ㆍ단점 때문에 액체연료 로켓은  위성ㆍ우주탐사선 발사를 위한 1, 2단용으로, 고체로켓은 군사용 미사일이나 우주발사체 최종단계용으로 주로 사용돼 왔다.
 
1997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에 성공한 중형과학로켓(KSR-Ⅱ). 고체연료로켓이다.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1997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에 성공한 중형과학로켓(KSR-Ⅱ). 고체연료로켓이다.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2013년 발사된 나로호는 1단에는 러시아에서 들여온 액체연료 로켓을 달고, 2단에 한ㆍ미 미사일 지침을 준수하는 소형 고체연료 로켓을 사용했다. 내년 상반기 첫 시험발사를 목표로 하는 한국형 발사체(KSLV-2) 누리호는 3단형 구조로 전체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개발 중이다. 하지만 나로호와 누리호 모두 추력이 부족해 지구 저궤도 이상 올라갈 수 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30년까지 무인 달착륙선을 보낸다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지만 고체로켓 개발이 없이는 어려운상황이었다. 미국 등 우주 선진국들은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주발사체 양쪽에 고체연료 로켓 부스터를 장착해 추진력을 더하고 있다. 초기 이륙 때 부스터의 고체연료로 힘을 받은 뒤, 고도에 올라가면 부스터를 떨어뜨리고 본체만 날아가는 방식이다.
 
 
현재 개발 중인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에 고체연료 부스터를 장착하면 4단 로켓으로 무게를 높일 수도 있고 더 높은 고도에 도달하는 것도 가능하다.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2030년 달 착륙선을 보낼 계획인데, 300㎏의 발사체를 고도 3만8000㎞까지 올려야 한다”면서 “이 경우 초당 120만파운드의 힘이 필요한데, 이번 미사일 지침 개정으로 고체연료 역적을 무한대로 늘릴 수 있게 돼 달 착륙선도 가능한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달착륙선, 우주탐사선 등 우주 운송수단을 자력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등과 국제 협력 기회도 본격적으로 열리게 된다. 고 본부장은 “일본이 NASA와 긴밀히 협력하는 건 발사체를 보유한 덕분”이라며 “향후 달 기지나 우주정거장 건설 등 국제 프로젝트가 진행될 때 한국도 참여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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