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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는 고속도로, DJ는 인터넷, 文은 우주 고속도로 건설"

중앙일보 2020.07.28 18:48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28일 청와대에서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에 따른 우주발사체 고체연료 사용 제한 해제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28일 청와대에서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에 따른 우주발사체 고체연료 사용 제한 해제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번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은 1979년 도입 이후 네 번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 한·미는 2017년과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미사일 지침을 개정했다.

장기 교착된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 등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이 (이달 초) 방한했을 때 한·미 관계를 ‘리주버네이트(rejuvenate·재생)’했으면 한다고 언급했는데, 이는 한·미 관계를 업그레이드한다는 의미”라며 “이번 미사일 지침 개정도 이런 틀에서 가능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28일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으로 우주 발사체에 대한 고체연료 사용 제한이 해제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액체 1단 로켓을 이용해 2009년 8월 발사됐던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 [연합뉴스]

청와대는 28일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으로 우주 발사체에 대한 고체연료 사용 제한이 해제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액체 1단 로켓을 이용해 2009년 8월 발사됐던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 [연합뉴스]

 
김 차장의 말대로 미사일 지침 개정으로 한·미 관계는 업그레이드됐지만, 미국발 청구서가 날아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측은 그동안 한국 정부가 주장해온 ‘한·미 관계의 재설정’을 “이제 동등한 입장이니 더 기여하라”며 방위비 분담금 인상 논리로 들어왔다. 문 정부의 숙원 사업을 들어준 만큼,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에서 반대급부를 요구할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미국은 지난해 방위비 분담금 협상 초반 한국이 보유하고 있지 않은 ‘감시·정찰 자산의 이용료’를 대폭 인상의 근거로 들었다. 
 
이에 대해 김 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반대급부는 아무것도 없다. 나는 협상할 때 반대급부를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과 다른 동맹 이슈를 의도적으로 분리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은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협상팀의 '(1조 389억원의)약 13% 인상' 합의안을 깨고 13억 달러(1조 5000억원)를 요구하면서 수개월째 답보 상태다. 
 
정부 안팎에선 미측의 ‘반대급부’ 요구에 이번 개정은 장기적으로 미국의 국익에도 어긋나지 않는다는 논리로 맞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중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중국과 인접한 동맹국인 한국의 국방력을 강화하는 게 미국으로선 나쁘지 않다는 논리다. 미국의 가려운 곳을 한국이 대신 긁어주는 효과가 있단 얘기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이날 중앙일보에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중거리핵전력 조약(INF)을 탈퇴했고, 중거리 미사일 능력을 갖추려 하고 있다”며 “이런 차원에서 미사일 지침 개정으로 한국의 국방력을 강화하는 것은 굳이 반대를 무릅쓰고 미국의 미사일을 한국에 배치하지 않아도 돼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청와대 브리핑에서는 ‘김현종 스타일’도 곳곳에 묻어났다. 김 차장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ㆍGSOMIA) 등 주요 외교ㆍ안보 현안을 브리핑할 때마다 민족주의적 관점을 강하게 드러냈는데 이날도 미사일 지침 개정을 설명하며 “국가 주권을 찾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을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비유하기도 했다. “박정희가 산업 발전을 위한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김대중이 초고속 인터넷 고속도로를 건설했다면, 문재인은 4차 산업을 위한 우주 고속도로를 건설 중”이라고 언급하면서다. 김 차장은 국가안보실 2차장 유임설이 돌고 있다.
 
이유정ㆍ백희연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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