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집 팔라는 이재명, 재산권 침해 논란엔 "인사는 인사권자 재량"

중앙일보 2020.07.28 17:56
28일 오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부동산 주요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28일 오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부동산 주요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4급 이상의 도청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에게 실거주 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모두 팔라고 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주택 보유 현황을 인사고과에 반영해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주겠다는 방침이다. 경기도의 고위공직자에 대한 다주택 처분 권고는 지자체 중 처음이다. 
 
이 지사는 28일 경기도청에서 이같은 내용의 '경기도 부동산 주요 대책'을 발표했다. 그는 "'부동산으로 돈 벌 수 없게 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확한 진단과 신념을 실현하고 부동산 광풍을 잠재우려면 치밀하게 정책을 만들고 실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직자의 다주택 보유 제한 ▶비거주용 주택의 징벌적 과세와 장기공공주택 확충 ▶기본소득형 토지세 도입 등 이른바 '이재명표 3대 부동산 정책'을 내세웠다.
 

이재명 "다주택자는 인사 불이익 주겠다" 

먼저 이 지사는 4급 이상 도 소속 공무원과 시·군 부단체장, 산하 공공기관의 본부장급 이상 상근 임직원에게 연말까지 거주용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모두 처분하라고 강력히 권고했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주택정책기관이라는 업무 특성을 고려해 처장급 간부까지 대상에 포함됐다. 이는 2급 이상 공직자에게만 주택 처분을 권고한 정부 안보다도 강력한 것이다.
 . 
28일 오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부동산 주요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28일 오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부동산 주요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이 지사는 "부동산시장은 심리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부동산 이해 관계자가 정책 결정에 관여하면 신뢰 확보가 어렵다"며 "부동산 백지 신탁제 입법만을 기다릴 수 없어 임시방편으로 투기·투자 목적의 다주택 보유 고위공직자에 대한 대처 방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공직자윤리법상 재산등록 대상자(4급 이상 공무원, 시·군 부단체장, 공공기관 임원 이상) 332명 중 2주택 이상 소유자는 28.3%(94명)로 파악됐다. 2주택 소유자가 69명, 3주택자가 16명, 4주택자가 9명이다.   
 
경기도는 내년부터 주택보유상황을 승진이나 전보, 성과, 재임용 등 각종 인사평가에도 반영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경기도 내에서는 이미 올해 인사부터 일부 다주택 고위 공무원을 승진에서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형 기본주택·기본소득토지세 도입  

경기도는 또 3기 신도시의 주택공급 물량 중 50% 이상을 새로운 임대주택 모델인 '기본주택'으로 지을 계획이다. 역세권 등에 지을 기본주택에는 무주택자가 30년 이상 임대로 거주할 수 있다. 이 지사는 이와 함께 '기본토지 소득세 도입'도 요구했다. 그는 "공동의 자산인 토지로부터 생겨난 불로소득의 일부를 조세로 환수해 구성원 모두가 고루 누리게 해야 한다"며 "징수세금을 일반재원을 소모하지 말고 전 국민에게 공평하게 환급하는 '기본토지 소득세'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 경기도]

[사진 경기도]

 

"헌법의 재산권 침해…인사는 인사권자 재량" 

이 지사의 다주택자 처분 권고가 알려지자 도내에서는 헌법에서 보장한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나왔다. 경기도청공무원노동조합 관계자는 "다주택자는 인사에 불이익을 준다는 데 대해 '재산권 침해'라며 당황하는 직원들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이 지사가 취임 초부터 부동산 불로소득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집값 안정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수긍하는 사람도 많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인사는 인사권자의 고유 재량"이라며 "주택 투자 등으로 이익을 누리는 공직자는 승진이나 주요보직을 맡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