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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3사 ‘논스톱 흑자’ 시동…삼성SDI “내년 전기차 배터리 흑자전환”

중앙일보 2020.07.28 16:35
테슬라가 한국에 출시한 보급형 전기차 '모델3'. 사진 테슬라 코리아

테슬라가 한국에 출시한 보급형 전기차 '모델3'. 사진 테슬라 코리아

 
국내 배터리 3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수익성 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동안 적자를 감수하며 막대한 투자를 이어 온 배터리 부문이 전기차 대중화로 조만간 손익 분기점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삼성SDI “올해 전기차 배터리 50% 성장”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가운데 28일 가장 먼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SDI는 이날 2분기에 매출 2조5586억원, 영업이익 103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6.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대비 34% 줄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수요가 줄면서 자동차 배터리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폴리머배터리 등의 매출이 타격을 받은 탓이다. 다만 증권사들이 예상한 영업이익 평균치인 708억원은 웃돌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0년 2분기 배터리 3사 실적.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2020년 2분기 배터리 3사 실적.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특히 하반기에는 전기차 부문에서 자신감을 나타냈다. 권영노 삼성SDI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은 이날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내년에 자동차 전지(배터리) 부문의 단독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기차 시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여러 고객사가 생산을 중단하는 등 잠시 어려움을 겪었지만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며 “올해 자동차용 전지 부문에서 전년 대비 50% 수준의 높은 성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4년 뒤 전기차, 전체 승용차의 10%  

삼성SDI는 아직 전기차용 배터리에서 이익이 나고 있지는 않다. 헝가리 신규공장 가동으로 인한 고정비 부담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유럽 전기차 지원정책 확대로 전기차 판매가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권 실장은 “최근 원형 전지 시장에서 EV(전기차) 수요가 많이 늘어나고 있고 여러 (완성차업체) 고객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여러 프로젝트 공급을 시작으로 매출 기여도 점차 커질 것이고, 중장기적으로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업 호황이 예상되며 삼성SDI 주가는 이날 전날 종가 대비 3.97% 오른 39만3000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인다. 올해 글로벌 전기차 수요는 테슬라의 중국 기가팩토리 가동과 폴크스바겐의 전기차 ‘ID3’ 출시로 전년 대비 31.3% 증가한 210만대로 전망된다. 소현철 신한투자금융 연구위원은 “2024년에는 테슬라가 건설 중인 미국과 독일의 기가팩토리가 완전가동되고, 폴크스바겐·BMW·벤츠 등 독일 차 업체뿐 아니라 현대·기아차 등 글로벌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전기차 라인을 확대할 것”이라며 “2024년 글로벌 전기차 수요는 900만대로 전체 승용차의 10%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화학 배터리, 20년 만에 ‘구조적 흑자’기대 

배터리 3사 자동차 전지부문 영업이익.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배터리 3사 자동차 전지부문 영업이익.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전기차 시장 확대의 과실을 가장 먼저 누릴 것으로 예상하는 건 LG화학이다. 2000년 처음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뛰어든 이후 지속적인 투자로 시장 주도권을 쥐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지난 2018년 4분기에 배터리 사업에서 18년 만에 첫 흑자를 냈지만 이후 지난해 3분기를 제외하곤 다시 적자행진을 이어왔다. 하지만 올해 누적 글로벌 배터리 사용량 1위에 올랐고, 2분기 배터리 사업에서 흑자전환이 확실시된다. 증권가에선 LG화학이 올해 2분기에 배터리 사업에서 1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둬 흑자로 돌아선 뒤 이익 폭을 점점 키워갈 것으로 예상한다. LG화학은 오는 31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국내 3사 중 후발 주자로서 글로벌 7위를 기록 중인 SK이노베이션은 올해 배터리 사업에서 매 분기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하지만 내년 중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아직은 이익 자체보다 신규 공장 건설 등 적극적인 투자와 이를 바탕으로 한 수주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2020년 배터리 매출은 공장 증설 효과로 146%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일본, 한국 배터리 맹추격

일각에선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입지가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가격 경쟁력과 거대한 내수 시장을 앞세운 중국 CATL(업계 2위), 우수한 기술을 지닌 일본 파나소닉(업계 3위)의 추격이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테슬라는 지금까지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델3’에 LG화학 난징 공장에서 만든 배터리를 썼지만, 이달부터 CATL에서도 배터리를 받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지금 한국 기업의 배터리가 기술적으로 우수한 건 사실이지만, 언제든 중국 업체에 시장을 뺏긴 LCD 산업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며 “결국 연구개발(R&D) 투자로 기술격차를 유지하고 규모의 경제로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길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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