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주서 '선천성 결핵' 쌍둥이 나와…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사례

중앙일보 2020.07.28 16:30
광주에서 선천성 결핵 진단을 받은 쌍둥이가 태어나 당국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세계적으로 굉장히 드문 사례다.  
 

생후 2개월된 쌍둥이 '선천성 결핵' 진단받고 격리치료
임신 때 증상 없던 엄마에게서 수직감염 추정

28일 광주광역시시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생후 2개월 된 쌍둥이가 선천성 결핵 진단을 받고 격리 치료 중이다. 선천성 결핵은 결핵에 감염된 엄마의 태내에서 감염되거나 분만 중 감염된 경우를 말한다.  
전남대병원 전경. 중앙포토

전남대병원 전경. 중앙포토

 
당국에 따르면 전남대병원과 광주기독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신생아 2명이 지난 21일 결핵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신생아의 엄마가 전날인 20일 고열과 의식 저하로 병원을 찾은 결과 결핵성 뇌막염과 폐결핵이란 진단이 나왔다. 이후 생후 2개월 된 쌍둥이 자녀를 검사했더니 결핵균이 확인된 것이다. 엄마가 제왕절개로 분만을 하기 위해 지난 5월 전남대병원에 입원(5월 16~22일)했을 당시 결핵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 없었고 흉부 X선 검사에서도 이상 소견이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박영준 질본 결핵조사과장은 “엄마가 잠복결핵 보균자였고,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임신 중 어느 정도 균이 활성화되면서 결핵이 진행됐을 걸로 본다”며 “어느 단계에서 전파됐는지 분간하기 어렵지만 분만 과정에서 균이 전달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도 이날 오후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쌍둥이가 산모와 분리돼 중환자실 인큐베이터에서 지냈다”며 “태어난 뒤 엄마와 접촉하면서 감염됐다기보다는 선천성으로 전파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간호사가 인큐베이터 속의 아기를 보살피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계없음. 중앙포토

한 대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간호사가 인큐베이터 속의 아기를 보살피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계없음. 중앙포토

 
박 과장은 “태어난 신생아에게서도 열이나 기침 등 결핵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엄마가 진단되지 않았다면 진단이 더 늦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신생아가 엄마를 통해 수직감염으로 결핵에 걸린 사례는 찾기 힘들다.  
 
정 본부장은 “굉장히 드문 사례”라며 “결핵조사를 시작한 (2004년) 이후 처음 보는 사례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질본에 따르면 2012년에 이런 사례가 한 건 보고됐고 이번이 두 번째다. 
 
조영수 서울시립서북병원 결핵과장은 “에이즈처럼 바이러스는 아주 작아서 수직감염이 된다”며 “결핵은 균이 커서 엄마의 태반을 통과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적으로 보기 드물다”고 말했다. 
결핵균 현미경 사진. 사진 복지부

결핵균 현미경 사진. 사진 복지부

 
쌍둥이로 인한 추가 전파 위험은 작다는 게 당국과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그러나 당국은 예방적 차원에서 쌍둥이가 전남대병원(5월19일~6월3일)과 광주기독병원(6월3일~7월14일)에 입원할 당시 병원에 있던 신생아 43명과 의료진·직원 109명의 결핵 감염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추가적인 전파의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면서도 “아무래도 신생아들이 노출됐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 예방적인 조치와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의료진 등 109명 모두 음성 반응이 나왔다. 박영준 과장은 “신생아를 대상으로 결핵피부반응 검사를 해 잠복결핵 감염 여부를 확인할 것”이라며 “해당 검사는 최소 생후 3개월이 지나 할 수 있어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 검사는 결핵균 항원을 팔의 피부에 주사해 48~72시간에 피부가 부풀어 오르는 크기를 측정하는 것이다.
 
박영준 과장은 “잠복결핵 감염이 확인된다고 그게 곧 결핵인 것은 아니지만 어릴 때 균을 보유하면 향후 발병할 가능성이 높아 잠복 결핵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