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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라이언 확진 쇼크…마스크 안쓴채 英·佛·獨·伊 만났다

중앙일보 2020.07.28 13:4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코로나19 백신 제조 공장을 방문해 마스크를 쓴 채 시설을 둘러봤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코로나19 감염이 알려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신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코로나19 백신 제조 공장을 방문해 마스크를 쓴 채 시설을 둘러봤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코로나19 감염이 알려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신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측근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이 알려진 27일(현지시간) 백신 제조 공장으로 달려갔다. 

백악관 안보보좌관 확진 알려진 날
코로나19 백신 원료 생산 시설 전격 방문
"연말까지 좋은 상황 올 것" 속도전 강조
안보보좌관, 마스크 안 쓰고 유럽 다녀와

 
코로나19가 백악관 수뇌부에까지 침투한 데 대한 미국인의 불안감을 다독이는 데 초점이 맞춰진 행사였다. 백신 조기 개발에 대한 희망을 불어넣어 코로나19 대응 실패로 인한 위기 국면을 돌파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찾은 곳은 노스캐롤라이나주 모리스빌에 있는 후지필름 다이오신스 바이오테크놀로지스 공장.
 
일본 후지필름 자회사로, 미국 바이오기업 노바백스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원료약 제조를 위탁받았다. 올가을 실시 예정인 임상시험에 쓸 최대 3만 명분 원료약을 공급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코로나19 백신 제조 공장을 방문해 마스크를 쓴 채 시설을 둘러봤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코로나19 감염이 알려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신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코로나19 백신 제조 공장을 방문해 마스크를 쓴 채 시설을 둘러봤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코로나19 감염이 알려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신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를 쓴 채 공장을 둘러봤다. 공개 석상에서 마스크 착용은 이달 초 워싱턴 인근 군 병원 방문 때 이후 두 번째다.
 
이 자리에서 민관 합동 백신 개발 프로젝트인 '초고속 작전' 플래카드를 양옆에 걸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백신 개발과 관련해 "아주 긍정적인 얘기를 들었다. 연말에 좋은 상황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초고속 작전을 출범하면서 내년 1월까지 3억회 투여할 수 있는 백신 개발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백신의 대중 공급이 내년 중순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 전망과 배치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연내 백신 개발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코로나19 백신 제조 시설을 방문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무대 뒤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민관 합동 프로젝트인 '초고속 작전' 플래카드가 걸렸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코로나19 백신 제조 시설을 방문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무대 뒤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민관 합동 프로젝트인 '초고속 작전' 플래카드가 걸렸다. [AFP=연합뉴스]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는 이날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 시험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발표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이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임상 3상 시험은 중국에서 시노팍, 시노팜 등 3개 기업, 영국에서 옥스퍼드대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으로 진행 중이다.
 
모더나는 세계 최대 규모인 참가자 3만 명을 대상으로 시험을 진행한다. 절반인 1만5000명에게 백신 후보 물질을 투약하고, 나머지 절반은 소금과 물을 섞은 가짜 약을 쓴다. 일상생활을 통해 바이러스에 노출시킨 뒤 백신 효과를 검증하게 된다. 시험 완료까지 몇 주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시설에서 개발되고 있는 노바백스 백신을 포함해 앞으로 몇 주 안에 4개의 추가 백신 후보 물질이 마지막 단계 시험에 들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동시 다발로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는 메시지다.
 
백악관 참모들은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모더나 임상시험에 참여한 플로리다주 대학을 방문한 자리에서 "본격적으로 백신 개발을 시작하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말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국장은 백신 개발과 배포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정치적 홈런'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초고속 작전'은 미국 정부가 비용을 지원해 백신 승인 전에 생산을 시작해 승인과 동시에 백신을 배포하겠다는 것이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3~15일 유럽을 순방했다. 14일 프랑스에서 카운터파트와 만나면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사진 백악관 NSC]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3~15일 유럽을 순방했다. 14일 프랑스에서 카운터파트와 만나면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사진 백악관 NSC]

마스크 없이 영·프·독·이 만난 오브라이언

오브라이언 보좌관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이 알려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바이러스 노출 위험 등 백악관 내 확산 우려가 제기됐다.
 
오브라이언은 웨스트윙 안에서도 업무상 많은 사람과 접촉하기 때문에 백악관이 추가 환자가 있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CNN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주로 떠나기 전 기자들이 '최근 오브라이언을 본 일이 있는가'를 묻자 "본 일 없다"고 답했다. 오브라이언이 양성 판정을 받은 시점에 대해서도 "모른다"고 했다.
 
미국 언론은 지난 23일 이뤄진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 통화에 오브라이언이 배석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백악관은 배석자 명단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통상적으로 이런 경우 NSC 보좌관이 배석한다"고 전했다.

 
23일은 백악관에서 오브라이언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날이기도 하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날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급작스럽게 백악관을 떠났다고 전했다. 매일 받는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뒤 귀가해 자가격리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
 
백악관은 "대통령과 부통령이 노출됐을 위험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을 하루에 두 번씩도 만난다"고 밝힌 바 있어 두 사람의 접촉 빈도는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공개 석상에 함께 있었던 것이 확인된 것은 지난 10일 마이애미에 있는 미군 남부사령부를 방문했을 때였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3~15일 프랑스 파리에서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국가안보 책임자들과 만나면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사진 백악관 NSC]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3~15일 프랑스 파리에서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국가안보 책임자들과 만나면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사진 백악관 NSC]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지난 13~15일 중국 통신장비 사용 문제 등 국가안보 관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를 방문했다. 이곳에서 프랑스·영국·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의 국가안보 최고 책임자들과 잇달아 만났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카운터파트를 만난 사진이 공개되면서 코로나19가 유럽 정부 당국자들에도 퍼졌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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