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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뛰는 와중에 '금본위주의자' 셸턴 Fed 입성 코앞

중앙일보 2020.07.28 11:1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Fed 이사로 지명한 주디 셸턴이 상원 금융위원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Fed 이사로 지명한 주디 셸턴이 상원 금융위원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금값이 급등하고 있다. 온스(31.1g)당 3000달러를 예언한 투자은행이 나왔다. 
그 바람에 ‘골드버그(gold bug: 금만이 돈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금위 귀환』을 쓴 제임스 리카즈 등이 “연방준비제도(Fed) 파산”을 입에 올렸다. 금값이 오를 때마다 봤던 금융시장의 풍경  가운데 하나다.

도널드 트럼프가 Fed 이사로 지명한 주디 셸턴은 '골드버그'
달러-금 태환 부활을 중심으로 한 새 '브레튼우즈 체제' 주장
미트 롬니 등 공화당 의원 두 명이 반대 공언...추가 반란표에 촉각
셸턴 인준받으면, 71년 이후 약 반세기만에 Fed에 골드버그 입성

'세계 중앙은행' Fed 입성을 앞둔 골드버그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엄습한 요즘 아주 독특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골드버그인 주디 셸턴이 Fed 이사로 지명돼 상원인준 표결을 앞두고 있다. 
 
Fed 이사가 되면 통화정책회의(FOMC)에서 표결권을 갖는다. 골드버그 오랜 염원인 Fed 입성이 실현될 찰라다.
 
심지어 ‘이사 가운데 한 명을 대통령이 의장으로 지명한다’는 Fed법 조항대로라면, 셸턴은 Fed 의장이 될 수도 있다.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긴 하다.
 
셸턴은 도널드 트럼프의 전 경제보좌관이다. 그는 금본위제 지지자다. “Fed가 물가안정 목표(인플레이션 타깃)를 연간 0%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곤 했다.
 
셸턴은 글이나 말로만 금본위제를 주장한 게 아니다. 그는 금본위제 지지그룹인 골드스탠더드나우(TheGoldStandardNow.Org)의 멤버였다. 또 그는 보수적인 경제연구소인 아틀라스네트워크가 추진한 건전한통화프로젝트(Sound Money Project)의 디렉터로 활동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셸턴은 『돈의 몰락(Money Meltdown)』에서 달러-금 태환의 부활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브레튼우즈 시스템을 제안했다.

셸턴의 꿈은 브레튼우즈 체제 부활 

셸턴이 꿈꾸는 돈의 질서는 '금이란 닻'을 가진 달러(태양)를 중심으로 한국 원화 등 각국 돈이 행성처럼 도는 시스템이다. 한 마디로 1971년 닉슨쇼크 이전의 시대로 돌아가자는 얘기다.
셸턴의 대표 저작 『돈의 몰락(Money Meltdown)』.

셸턴의 대표 저작 『돈의 몰락(Money Meltdown)』.

 
다만 금-달러 교환 비율은 브레튼우즈 시대와 다를 수 있다. 당시 교환(태환) 비율은 1온스당 35달러였다.
셸턴은 트럼프의 이사 지명 이전 이런저런 컨퍼런스에서 “경제 상황이 71년 이후 너무 많이 변해 금-달러 교환비율을 1온스당=35달러로 정할 수는 없다”며 “21세기 달러 가치를 반영한 새로운 태환비율이 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Fed란 지빠귀 둥지 속 뻐꾸기

이런 셸턴은 이른바 미국의 ‘중앙은행가 소사이어티( central bankers’ society)’에 어울리지 않는다. 이들은 닉슨이 달러-금 태환을 중단한 71년 이후 이코노미스트로 훈련받았다. 
앨런 그린스펀 전 Fed 의장

앨런 그린스펀 전 Fed 의장

 
현재 Fed 내부자들은 ‘국가가 문양을 넣은 종이 쪽지를 돈이라고 선언했다(fiat)’는 이유 하나로 지폐가 돈으로 구실하는 시대를 ‘자연스러운 질서’로 받아들이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이 젊은 시절 종이돈 시스템의 불안정성을 경고했다. 하지만 Fed) 의장 시절(재임 기간 1987~2006년)에는 줄곧 “금은 돈이 아니다”는 입장을 견지했을 정도다.

공화당 이탈표 나오고 있어!

이런 Fed에 골드버그 셸턴이 들어서기 위해서는 상원 인준 표결에서 과반수 지지를 받아야 한다. 상원은 공화당이 53-47로 다수당이다. 단순 셈법으론 ‘골드버그 Fed 입성’이 현실이 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과거엔 인준표결에서 민주당 의원 가운데 일부가 지지하곤 했는데 최근엔 정당 의석 비율대로 찬반이 갈렸다”고 27일 전했다.
 
그런데 WSJ은 “공화당 수전 콜린스(메인주)가 반대를 선언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준 표결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다만, 다음주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미 매체들의 보도다.
 
콜린스에 앞서 미트 롬니(유타주)가 반대투표를 공언했다. 현재 셸턴의 인준투표 지형은 51-49다. 공화당 상원의원 한 명만 더 이탈하면 50대50이 된다. 이때 상원의장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한 표가 셸턴의 Fed 입성을 결정한다.
 
셸턴이 낙마하려면 공화당에서 추가로 두 명이 반대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골드버그의 Fed 입성’이 이뤄질 수 있다. 금값 급등 시대 ‘달러의 신전(Fed)’에 금빛이 감돌게 되는 셈이다. 닉슨쇼크(71년) 이후 약 반세기 만이다.
 
주디 셸턴

한국전쟁 마지막 해인 1953년 LA에서 태어났다. 오레건주 포틀랜드주립대(PSU)를 졸업(교육학)한 뒤 유타대학에서 경영학 석사(MBA)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면서 지난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썼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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