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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피셜 부끄러운 줄 모르고" KBS '검언유착 오보'에 내부갈등

중앙일보 2020.07.28 10:50
KBS 건물. 뉴시스

KBS 건물. 뉴시스

KBS의 ‘검언유착 오보’ 사태를 둘러싼 노조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보수 성향의 KBS노동조합(1노조)과 KBS공영노동조합(3노조)이 ‘제3의 인물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진보 색채를 띠는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노조(2노조)가 이들을 비판하는 내용의 성명을 내놓은 것이다. 이에 KBS공영노조 재차 논평을 내 “뇌피셜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써대는 모습”이라고 응수했다.
 
앞서 언론노조 KBS본부는 지난 27일 ‘진상규명에도 정도(正道)가 있다’는 성명을 통해 “사내 일부 세력들의 동료 공격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며 “동료들을 ‘청부 보도’ 세력으로 사실상 못 박은 데 이어 그들의 내부 취재 정보 원문을 외부 매체에 그대로 전달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고통을 겪고 있을 동료에게 실명을 거론하며 ‘입을 열라’고 강요하는 게 지금 내놓을 논평인가”라며 두 노조가 요구한 ‘취재원 공개’에 반대했다.
 
이에 대해 KBS공영노조는 논평에서 “우리는 누구도 외부에 그런 자료를 전달한 사실이 없다”며 “실세 권력이 찍어내지 못해 안달이 난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KBS의 보도가 동원되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도, 티끌만큼의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분노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들은 “취재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기자와 관련 인력은 수백 명에 달한다”며 “보도국 간부들이 권력에 KBS 뉴스를 팔아먹는 눈꼴사나운 행태를 용납하기 어려워한 누군가가 외부에 제보한 것으로 봐야 하지 않겠나”라며 “민노총 노조는 이런 분을 ‘동료가 만든 정보를 팔아먹는 이’라고 정의할지 모르지만 우리는 ‘공익제보다’ 혹은 ‘내부고발자’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런 근거도 없이 정치적 편견에 따라 누군가를 지목하고 죽이려 드는 못된 버르장머리는 사실 이번 조작 오보 ‘주구(走狗) 저널리즘’이 발생한 근본 원인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민노총 노조가 취재원 보호에 대해 가지는 천박한 인식에 놀랄 수밖에 없다”며 “보도본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변명하면서 취재원 보호라는 핑계를 대고 있는데 번지수가 틀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취재원 보호는 권력의 반대편에 있는 자를 대상으로 한다”며 “보도의 행위 자체가 범죄의 소지가 있다고 의심될 경우에는 취재원 보호라는 행위는 범죄자 은닉과 동일시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주구 저널리즘’으로 가장 이득을 볼 주체는 이성윤 중앙지검장을 중심으로 한 반(反) 윤석열파 검찰과 추미애, 최강욱 등을 거쳐 현 집권세력의 핵심으로 연결되는 실세 권력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실세 권력의 정치공작에 부역했을 가능성이 커 보이는 보도에 대해 취재원 보호를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당연히 사건의 실체 규명을 통해 범죄가 입증될 경우 누군가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 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다른 언론사도 아니고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는 더욱 이번 사건의 진상을 감춰서는 안 된다”며 “취재원을 포함해, 보도한 취재기자와 담당 데스크, 담당 부서 부장, 주간, 국장, 본부장의 역할이 모두 밝혀지고 책임소재가 명확히 규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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