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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원 건물 경매 부쳐진 패션산업硏…정부 대출축소로 사업 접을 판

중앙일보 2020.07.28 10:31
대구 동구 한국패션산업연구원 본원 건물 전경. [사진 한국패션산업연구원]

대구 동구 한국패션산업연구원 본원 건물 전경. [사진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정부가 설립한 패션 전문 연구기관인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하 패션연)이 극심한 경영난으로 건물이 강제 경매될 위기에 처했다. 패션연과 관련된 대출이 막히면서 본원 건물이 경매로 넘어가는 것은 물론, 당장 시행해야 할 각종 사업도 전면 중단될 상황이다.
 

5억원 대출 신청…산업부, 1억5000만원만 승인
연구노조 “막무가내식 행정…대출승인 해줘야”

 28일 민주노총 전국공공연구노조(이하 연구노조)에 따르면 최근 패션연 이사회가 연구원 건물을 담보로 5억원을 대출받기로 했지만, 패션연 설립 주체인 산업통상자원부가 대출 금액을 축소 지시하면서 재정 위기에 부딪혔다. 대구 동구 봉무동에 위치한 패션연 본원 건물은 2010년 약 77억원을 들여 지어졌으며, 오는 29일자로 경매에 넘겨진 상태다.
 
 산업부는 패션연이 산업재해를 당한 직원의 유족에게 지급해야 할 재해보상금 1억5000만원만 대출을 승인하고 나머지 세금 납부 등을 위한 3억5000만원은 대출 승인을 해주지 않았다.
 
 이에 연구노조는 “산업부의 대출금액 축소지시는 패션연 내부의 실태와 절차에 무지한 막무가내식 행정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가압류를 풀 수 있는 재해 보상금만 해결함으로써 공공건물 강제 매각이라는 초유의 사태만을 막아보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연구노조는 “산업부가 축소지시한 수정 안건을 통과시키려면 이사회 정관상 7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이 경우 도저히 경매일(7월 29일) 전에 처리할 수 없어 본원 건물 매각은 물론이고, 8월부터 수행해야 할 각종 사업의 협약 체결 및 진행이 중단될 위기”라고 말했다.
 
 또 “산업부의 방치로 공공건물이 매각되고 기관운영이 중단된다면 모든 책임은 관리주체인 산업부에 있음을 알리며, 눈앞에 닥친 위기 극복을 위해 대출금액 축소지시 철회와 즉각적인 대출 승인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패션연은 핵심 동력인 정부의 연구개발(R&D) 과제를 수년째 제대로 수주하지 못하면서 경영난을 겪어왔다. 급기야 패션연은 2017년 업무 중 극단적인 선택을 한 직원의 유족에게 위로금 1억여원도 지급하지 못했다. 이에 유족은 지난해 7월 대구지법에 건물 가압류 신청을 냈고, 본원 건물에 대한 강제 경매 결정이 내려졌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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