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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손 안 벌린다...중국 최초 헬륨 대량생산 공장 가동

중앙일보 2020.07.28 10:15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하는 헬륨에 의존하지 않기 위해 중국 최초로 상업적 규모의 헬륨 생산 시설을 가동했다. 미국의 영향을 줄이기 위한 중국의 '헬륨 자립'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SCMP "중국에 수 백개 유사시설 건설될 수도"
세계 3분의1 쥔 미국에 안 당하려 국산화 나서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주 중국 북서부 닝샤 옌츠현에서는 중국 최초로 상업적 규모로 헬륨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 가동됐다. 천연가스 공장 내에 위치한 이 시설에선 천연가스 폐기물에서 헬륨을 추출하게 된다. 액체 헬륨의 형태로 연간 20t가량이 생산될 전망이다. 
 
중국이 매년 4300t 이상의 헬륨을 쓴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리 많지 않은 양이지만, 비용은 3000만~5000만 위안(51억원~85억원)으로 낮은 편이다. SCMP는 "중국에 수백 개의 유사 시설이 건설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미국에 의존하는 헬륨 가스를 중국 내에서 생산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헬륨은 로켓 등을 발사할 때도 필요하다. 지난 23일 중국 하이난성의 원창 발사대에서 화성 탐사선 톈윈 1호가 차세대 운반 로켓인 창청 5호에 실려서 발사되는 모습 [신화=연합뉴스]

중국이 미국에 의존하는 헬륨 가스를 중국 내에서 생산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헬륨은 로켓 등을 발사할 때도 필요하다. 지난 23일 중국 하이난성의 원창 발사대에서 화성 탐사선 톈윈 1호가 차세대 운반 로켓인 창청 5호에 실려서 발사되는 모습 [신화=연합뉴스]



헬륨은 풍선에서부터 용접·컴퓨터 칩 제작·로켓연료까지 곳곳에 쓰인다. 
 
세계 헬륨 매장량의 3분의 1은 미국에 있다. 1925년 이래 미국은 헬륨 최대 생산국 자리를 지켜왔다. 대부분의 헬륨은 천연가스 생산의 부산물로 추출되는데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큰 헬륨이 풍부한 천연가스전을 갖고 있어 1위 수성이 가능했다.
 
중국도 천연가스전을 보유하고 있지만, 헬륨은 소량만 함유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중국이 쓰는 거의 모든 헬륨은 대개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 위치한 미국 소유의 공장에서 들여왔다.
 
그러나 최근 베이징에 있는 물리학·화학 기술연구소는 중국 천연가스 공장의 폐기물에서 상당한 양의 헬륨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폐기물에 눈을 돌린 중국은 헬륨 자체 생산을 해법으로 찾은 것으로 보인다.
 
SCMP는 "생산원가는 공개되지 않을 전망이지만 미국 등지에서 들여오는 수입 원가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헬륨 자립'에 나선 배경은 복합적이다. 우선 미국 의존도 줄이기다. 중국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카드 중 하나가 '희토류 공급'이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에 헬륨 공급을 차단해 보복하는 맞불 카드가 있다. 미·중 무역 전쟁 속에 미국에 당하지 않으려면 헬륨 자립이 필수다.
 
중국 입장에선 다른 지역에 손을 벌리기도 어렵다. 카타르와 호주는 최근 몇 년간 헬륨 생산을 늘렸지만, 이 시설들은 대부분 미국이 소유하거나 통제하고 있다고 SCMP가 보도했다.
 
중국의 우방인 러시아도 헬륨을 생산하지만 늘어나는 중국의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게다가 지난해 헬륨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기 때문에 국산화가 절실해진 측면도 있다.
 
미중 무역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에 희토류 공급을 차단하고 미국은 중국에 헬륨가스 공급을 차단해 보복하는 시나리오가 대두되고 있다. 이에 중국이 헬륨 자립에 나선 것으로도 해석된다. [중앙포토]

미중 무역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에 희토류 공급을 차단하고 미국은 중국에 헬륨가스 공급을 차단해 보복하는 시나리오가 대두되고 있다. 이에 중국이 헬륨 자립에 나선 것으로도 해석된다. [중앙포토]

 
야심 차게 첫발을 내디뎠지만 수년간 미국 헬륨을 완전히 끊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SCMP는 "중국이 헬륨을 국산화하기까지는 적어도 10년이 걸릴 전망"이라면서 "몇 개의 헬륨 생산 시설이 추가로 건설되거나 계획 단계에 있지만 주로 방위산업을 위한 예비 공급원의 성격을 띠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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