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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fA가 예언한 "금값 3000달러 시대" 오나?

중앙일보 2020.07.28 08:40
제임스 리카즈

제임스 리카즈

‘리카즈의 저주’의 실현인가.
『금의 귀환』의 지은이 제임스 리카즈는‘종이 달러의 몰락’을 되풀이 예언했다. 그는 올 4월 중앙일보와 전화 인터뷰(news.joins.com/article/23765899)에서도 “미 중앙은행(Fed)이 파산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탓에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금값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올 4월 "18개월 안에 3000달러" 예측
Fed가 달러는 찍어내지만, 금은 인쇄할 수 없다는 게 근거
반면, 금의 산업적 수요는 정체 상태...언제든 급락할 수 있어

 
리카즈는 그때 인터뷰에서 “올 하반기에 금값이 온스(31.1g)당 20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27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금값이 2000달러를 향해 돌진했다.
 
'달러 표시' 금값

'달러 표시' 금값

이날 금값이 온스당 1940달러를 넘어섰다. 사상 최고치였다. 반짝 상승이 아니다. 2011년 9월 기록했던 이전 사상 최고를 지난 금요일(24일)에 이어 이틀 연속 넘어섰다. 

금값 하락의 반대편은 달러 하락 

금값 상승 반대편엔 달러 시세 하락이 있다. 이날, 블룸버그 달러지수는 1176선에 맴돌았다. 최근 2년 사이 최저 수준이다. 이 지수는 전통적인 달러지수보다 많은 교역국 통화를 상대로 달러 시세를 계산한 것이다. 그런데, 원-달러 환율은 달러지수만큼 떨어지지 않았다(원화 상대적 약세).
 
리카즈는 이날 기자가 보낸 이메일 물음에 “금의 내재가치가 오른 게 아니다”며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금값은 온스당 1000달러를 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블룸버그 통신이 제공하는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금값(1982~84년 사이 물가 기준)을 보면 이날 현재 금값은 온스당 750달러 선이다.
블룸버그 달러지수와 원-달러 환율(노란색)

블룸버그 달러지수와 원-달러 환율(노란색)

 
리카즈는 “Fed에 대한 불신 등이 인플레이션 공포로 반영돼 ‘달러 표시 금값’이 1900달러를 넘어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단순 금값과 물가 반영 금값의 차이인 1190달러에 달러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반영된 셈이다. 

Fed, 자산 증가만큼 중앙은행 파산 공포도 커져

이 불신을 리카즈는 “중앙은행 파산공포”라고 표현했다. 그는 “미 Fed가 양적 완화(QE) 등으로 대차대조표(총자산)가 조만간 10조 달러(1경220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Fed의 대차대조표는 22일 현재 6조9000억 달러대(약 8280조원)다. 리카즈가 말한 10조 달러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다. 하지만, Fed가 조성한 각종 장부외 펀드까지 합치면 총자산의 규모는 10달러가 코앞이다.
 
리카즈는 “Fed의 자산이 급증하면서 ‘중앙은행이 파산하면 누가 구제하지?’라는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 리카즈 버전의 금값 상승 핵심 이유다. 미ᆞ중 갈등 등은 최근 금값 급등의 부수적인 요인이란 얘기다.

금값의 미래는?

이유가 무엇이든, 시장의 관심은 금값이 얼마까지 오를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늘 그렇지만, 극단적인 전망이 시장 참여자들에게 제시돼 있다.
 
금의 산업적 수요가 거의 늘지 않고 있다. 글로벌 실물경제 위축으로 수요가 줄어들 때도 있었다. 산업적 수요가 부진한 와중에 뛴 금값은 과거를 보면 급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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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극단적인 전망은 리카즈처럼 달러 체제 위기나 스태그플레이션 등을 근거로 한 추가 급등이다. 미 금융그룹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올 4월에 “18개월 안에 금값이 온스당 300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BofA가 ‘18개월 내 3000달러’를 제시한 근거는 이른바 리카즈처럼 ‘골드버그(goldbug: 금만이 돈이라고 믿는 사람)’ 전형적인 논리다. “Fed는 금을 인쇄할 수 없다”였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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