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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택시업계가 먼저 SOS 쳤다…타다 ’가맹택시‘로 부활

중앙일보 2020.07.28 05:00 종합 14면 지면보기
택시업계 반대에 밀려 중단됐던 타다가 프랜차이즈(가맹) 택시로 부활한다. ‘무늬만 혁신’이라는 비판이 많은 가맹택시 서비스가 ‘메기’ 타다의 등장으로 얼마나 달라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가맹택시는 국토부가 택시산업 혁신방안으로 꼽는 모델이지만, 콜(호출)비를 받고서도 서비스 품질은 일반 택시와 큰 차이가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카카오T 같은 가맹택시 추진
“타다 노하우로 차별화 서비스”
택시전쟁 다시 불 붙을 가능성

타다 베이직 중단한 준고급택시 서비스 타다 프리미엄을 운영해왔던 쏘카ㆍVCNC는 올 연말을 목표로 중형택시 시장에 가맹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사진 VCNC]

타다 베이직 중단한 준고급택시 서비스 타다 프리미엄을 운영해왔던 쏘카ㆍVCNC는 올 연말을 목표로 중형택시 시장에 가맹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사진 VCNC]

 
28일 공정거래위원회·서울시 등에 따르면 타다를 운영해온 VCNC는 가맹 참여 희망자(개인·법인 택시)에게 제공할 정보공개서를 지난 17일 공정위에 등록했다.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운송가맹사업 면허 인가를 신청하기에 앞서 기본 자격을 검토받는 절차다. 운송가맹사업은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처럼 가맹사업자가 개인·법인택시를 모아 규격화된 이동 및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방식을 말한다. 카카오모빌리티 자회사인 케이엠솔루션의 ‘카카오T블루’, KST모빌리티의 ‘마카롱택시’ 등이 가맹 택시다.
 
VCNC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퍼진 2분기에도 준고급 택시 서비스인 타다 프리미엄 호출 건수가 1분기 대비 54% 늘어날 정도로 타다에 대한 소비자 기대가 여전하다”며 “그간의 노하우와 데이터 기술력을 기반으로 올해 안에 중형택시 시장에서 차별화된 가맹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VCNC는 지난 4월 10일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종료했다. '11인승 기사 포함 렌터카' 서비스를 사실상 금지한 새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이 3월 국회서 통과돼 사업을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다. 이후 석달 넘게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던 VCNC는 가맹택시를 택했다. 타다 베이직을 종료한 후 여러 법인택시 업체로부터 '가맹운송 사업에 진출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게 계기가 됐다. '타다 퇴출'을 주장하던 택시업계에서 먼저 손을 내민 것.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타다 정보공개서. [사진 정보공개서 캡처]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타다 정보공개서. [사진 정보공개서 캡처]

 
타다 가맹을 준비 중인 한 법인택시 대표는 “택시업계와 마찰을 빚었던 타다 베이직을 종료했기 때문에, 이제는 타다의 가맹사업 진출을 꺼릴 이유가 없다”며 “타다가 보여준 혁신적 서비스 관리 능력을 여러 택시회사와 공유해 자유로운 경쟁이 일어난다면 택시 산업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갈 길은 멀다. 서울시에서 운송가맹사업 면허 인가를 받기 위해선 최소 500대 이상 택시를 모아야 한다. 실제 이용자가 불편없이 택시를 호출해 탈 수 있을 정도로 서비스를 하려면 서울에선 적어도 1500대 이상이 필요하다는 게 택시업계 중론이다.
 
택시 종류별 면허대수.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택시 종류별 면허대수.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타다의 등장에 국내 모빌리티 회사들은 긴장하는 모양새다. 현재 국내 택시 24만여대 중 중형택시가 98.6%다. 이 시장에서 카카오모빌리티·마카롱택시·타다는 서비스 품질을 놓고 다시 맞붙게 됐다. 
 
카카오모빌리티와 마카롱택시는 지난 4월이후 규모를 키우는 데 집중했다. 지난해 말 2000대 안팎이었던 가맹 택시는 이 두회사를 중심으로 올 상반기 급증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서울, 대전, 대구, 광주 등 21개 지역에서 9800여대의 카카오T블루를 운영 중이다. 자회사를 통해 사들인 택시 면허도 890개가 넘는다. KST모빌리티는 서울, 대전, 세종시 등 10개 지역에서 마카롱 택시 9980대를 운행 중이다. 하지만 차량 증가와 반비례해 서비스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1000~3000원가량 콜비를 더 받지만 타다 베이직으로 높아진 이용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타다 가맹택시의 성패도 서비스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운송가맹 사업을 했던 한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타다는 기존에 172만명 가입자를 확보한 상태에서 재출발하는 것이라 다시 ‘태풍의 눈’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문제는 타다 가맹택시에서도 '타다 베이직급' 서비스를 기대하는 기존 타다 사용자들과, 타다 드라이버처럼 교육하기 쉽지 않은 가맹택시 기사들 사이의 간극을 타다가 어떻게 줄이느냐"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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