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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개혁위 "검찰총장 지휘권 폐지"···대놓고 윤석열 힘뺀다

중앙일보 2020.07.28 00:02 종합 1면 지면보기
윤석열

윤석열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위원장 김남준)가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과 인사의견개진권을 사실상 전면 박탈하는 내용의 권고안을 27일 발표했다. 외부 인사와 여성이 검찰총장에 적극 임명될 수 있도록 하라는 권고도 내놓았다. 검찰 안팎에서는 “사실상 윤석열 검찰총장을 허수아비로 만드는 방안” “개혁이 아닌 개악”이라는 말이 나온다.
 

검찰개혁위원회, 법무부에 권고
고검장에 지휘권 주고 장관이 지휘
추미애 “제왕적 총장, 견제 필요”
법조계 “제왕적 법무장관 만드나”

개혁위는 이날 오후 2시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회의를 열어 ▶검찰총장의 구체적 수사지휘권 분산 ▶검사 인사 의견 진술 절차 개선 ▶검찰총장 임명 다양화 등 안건을 논의하고 권고안을 발표했다.
 
권고안의 핵심은 검찰총장의 구체적 수사지휘권 폐지다. 검찰총장이 고검장만 지휘토록 변경함으로써 수사지휘 권한을 전국 고검장에게 나누도록 권고했다. 개혁위는 “고검장이 수사지휘를 할 때는 서면으로 하고, 수사 검사의 의견도 서면으로 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검찰청법 제8조 등의 개정도 권고했다. 개혁위는 “검찰총장에게 집중된 수사지휘권을 분산해 검찰 내부 권력 상호간에 실질적인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도록 하는 한편, 검찰총장이 직접 수사를 지휘함으로써 발생하는 선택·표적·과잉·별건 수사 등의 폐해를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검장이 사건에 대한 구체적 수사지휘권을 갖게 되면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 대상 역시 검찰총장이 아닌 고검장으로 바뀌게 된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 수사지휘를 전국 고검장에게 서면으로 하고, 불기소 지휘는 원칙적으로 못 하도록 하라고 제안했다. 현행 검찰청법은 구체적 사건에 한해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을 상대로 수사지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수사의 독립성을 위해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수사지휘를 하게 한 것이다.
 
순천지청장 출신인 김종민 변호사(법무법인 동인)는 “이번 권고가 현실화되면 정권이 직접 고검장을 통해 모든 수사지휘를 하게 되고, 검찰총장과 대검은 허수아비가 된다”고 전망했다.
 
개혁위는 이날 발표에서 검찰총장직에 대해 ‘문명적 형사사법 절차가 구축된 어느 국가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제왕적 검찰총장’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추 장관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언급한 "제왕적 검찰총장은 견제가 필요하다”는 발언과 맥이 닿아 있다. 법무·검찰개혁위가 사실상 추 장관에게 맞춤형 제안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검찰개혁위, 검사 아닌 판사·변호사 출신 총장 임명 건의
 
김남준

김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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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변호사는 “정권의 홍위병으로 충실히 기능하고 있는 개혁위가 대통령과 장관의 인사권엔 일언반구하지 않고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은 훨씬 강화하는 것을 권고라고 내놨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개혁위 권고대로라면 윤석열 검찰총장은 구체적 사건에 관해 지시할 수 없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서울·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 고검장을 지휘하면서 수사에 관여하게 된다. 준사법기관인 검찰이 행정부에 예속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개혁위는 또 검사 인사와 관련해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도록 한 검찰청법 제34조 1항도 개정하라고 권고했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 인사 과정에서 검찰총장 대신 검찰인사위원회의 의견을 듣고, 검찰총장은 검찰인사위에 서면으로 의견을 제출하도록 하자는 게 골자다. 추 장관은 올해 1월 윤 총장 측근을 대거 좌천시키는 인사안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이는 ‘윤석열 패싱’ 논란을 낳았다. 개혁위 권고는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간 방안이다.
 
개혁위는 검찰총장의 임명 자격도 판사·변호사·여성 등으로 다양화하라고 권고했다. 검찰청법 27조에 따르면 판사·검사·변호사로 15년 이상 재직한 사람, 또는 변호사 자격을 지니고 법학 전공 조교수로 일한 사람을 총장으로 임명할 수 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개혁위의 권고 내용은 결국 검찰총장의 힘을 빼고 제왕적 장관을 만들자는 것 아닌가”라며 “권고안대로라면 장관이 검찰총장의 역할을 대신하고 총장에게 남는 건 검사 징계권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원한 형사법학자는 “세월호 사건이나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자 사건 등 지금까지 수사 역사를 보면 청와대 하명은 법무부 장관에게 내려졌다”며 “권력형 비리 등 거악 척결을 위해서는 행정부서인 법무부가 수사에 개입하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영훈 개혁위 대변인은 “검찰총장이 전국 모든 검찰청의 구체적 사건에 대해 지휘권을 행사하는 경우는 일본 검찰청법을 그대로 답습한 결과”라면서 “사안에 따라 검찰도 법원처럼 다른 결론을 낼 수 있고, 그걸 보완하는 장치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광우·나운채·김수민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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