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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중앙지검 간부 유착 의혹…노조들도 진상규명 촉구

중앙일보 2020.07.28 00:02 종합 5면 지면보기
지난 2월 대검찰청 회의에 참석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사건 관련 허위 녹취록 정보를 KBS에 준 사람이 중앙지검 간부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중앙포토]

지난 2월 대검찰청 회의에 참석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사건 관련 허위 녹취록 정보를 KBS에 준 사람이 중앙지검 간부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중앙포토]

검사만 14명이 투입된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사건 수사가 좌초 위기를 맞으면서 검찰의 칼끝이 KBS로 향하고 있다. 검찰수사심의위가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  ‘수사 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한 반면, KBS의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사건 오보에 서울중앙지검 고위 간부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권(검)언 유착’ 의혹의 불똥이 채널A가 아닌 KBS로 튀고 있다.
 

‘KBS 오보’ 취재원 한때 내부 노출
중앙지검 핵심 간부 지목돼 파문
양승동 ‘실수’ 당직시스템 개선 지시

이번 주 검사장급 이상 인사 전망
추미애, 윤석열 최측근 도려낼 듯

현재 검찰은 이 사건을 서울남부지검 인권·첨단범죄전담부(부장 김남순)에 배당한 상태다. 시민단체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가 ‘제3의 인물’이 수사 개입을 시도했다며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하면서다. 실제 수사 과정에서 녹취록에 등장하는 제보자가 현직 검찰 간부로 확인되면 상당한 파문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KBS노조(1노조)와 공영노조(3노조)도 27일 한목소리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KBS는 지난 18일 이동재 채널A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의 공모 의혹이 녹취록에 담겼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곧장 허위로 밝혀지면서 사과방송을 했다. 이런 가운데 KBS에 허위 녹취록 정보를 흘려준 사람이 서울중앙지검 핵심 간부라는 의혹이 불거지며 파장이 커졌다. 당시 KBS 기자가 내부 보도정보시스템에 녹취록을 공개한 상태에서 기사를 작성하면서 취재원 정보가 담긴 녹취록이 내부 직원들에게 일시적으로 노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검언 유착’은 윤석열 검찰과 채널A 사이가 아니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과 KBS 사이에 존재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며 이를 ‘권언 유착’이라고 적었다. 서울중앙지검을 향해서는 “검찰이라기보다는 정권의 공격견, 추미애 법무부의 앞잡이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이번 오보 방송으로 거센 비판 여론에 휩싸인 KBS 양승동 사장은 27일 임원회의에서 “주말 당직 시스템을 개선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KBS 내부에서도 ‘오보 참사’로 규정하며 직원들이 연대 서명까지 나선 사건을 ‘단순 실수’ 차원으로 규정해버린 셈이다. 이날 양 사장은 “실수와 시스템의 허점이 있었지만 과도하게 부풀리고 왜곡하는 것은 문제”라며 “내부 정보가 밖에서 정략적으로 이용되고 있어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민한 아이템을 다룰 때 데스킹에 빈틈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법무부는 이번 주 안에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 간부의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승진 대상 인사 기수, 인사 방향 등을 정하는 검찰인사위원회는 29일 또는 30일 개최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보통 검찰인사위가 열리면 당일 또는 늦어도 다음 날 인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인사도  ‘윤석열 패싱’이 예상된다. 검찰청법 34조 1항은 검사 인사와 관련해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월 추미애 장관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사에서 인사안을 윤 총장에게 사실상 통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에도 장관과 총장이 만나 협의하는 과정은 건너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윤 총장의 ‘고립무원’도 심화될 전망이다. 지난 1월 윤 총장은 대검 간부 6명만이라도 유임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묵살당했다. 이번에도 윤 총장의 최측근들이 한직으로 보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검의 한 간부는 “측근들을 모두 잘라내도 윤 총장 지지 검사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김수민·이가영·강광우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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