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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불만 당당히 말하라” 카드업계 “역차별 말라”…전자금융법 개정 동상이몽

중앙일보 2020.07.27 17:38
“불만이 있으면 언론에 얘기하지 말고 저희한테 당당하게 와서 말해 달라” (금융당국)

“동일행위엔 동일규제를 해 달라” (카드업계)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 낮춰달라.” (핀테크업계)
 
27일 국회에서 열린 디지털 금융 혁신방안 토론회에서는 금융당국과 핀테크 업계, 카드사 간 동상이몽(同床異夢)이 두드러졌다. 금융당국은 “혁신을 위해 자기 사업영역에 너무 매몰되지 말아달라”고 요구했고, 카드업계와 핀테크 업계에선 각각 “같은 규제를 해달라”는 주장과 “규제를 더 풀어달라”는 상반된 주장이 나왔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경제TV가 공동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은성수 금융위원장,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 등 업계 관계자뿐 아니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관석 정무위원장 등 여권 주요 인사도 참석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디지털 금융 종합혁신방안과 발전방향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디지털 금융 종합혁신방안과 발전방향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날 화두는 금융위가 26일 발표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었다. 간편결제업자에 후불결제를 최대 30만원까지 허용하고, 핀테크 업체엔 금융결제망에 연동해 급여이체나 카드대금‧공과금 납부 등 계좌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지급결제업을 허용하는 것이 골자다. 올해 하반기 중 국회에서 개정안이 제출‧통과되면 본격 시행된다.   
 

카드업계 “플랫폼의 납품업자 될 판” 

은성수 위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혁신의 왼발과 보안의 오른발이 같은 보폭으로 나가면서 참가자 간 규제차익이 있는지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기존 금융사들이 “빅테크‧핀테크 기업에 기존 금융권과 비슷한 수준의 사업을 허용하면서 진입장벽은 낮춰주는 역차별”이라고 반발하는 걸 염두에 둔 발언이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권대영 금융위 금융혁신기획단장도 “사소한 사업영역에 너무 매몰돼 10~20년을 바라보는 종합혁신방안을 (추진하지)못하면 정부로선 안타깝고 유감”이라며 “언론에 (불만을 간접적으로)얘기하지 말고 저희에게 당당하게 와서 얘기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카드업계에선 “기회를 균등하게 보장해달라”는 불만이 제기됐다. 특히 간편결제 업체에 소액 후불결제 서비스를 허용한 데 대해 “카드사가 거대 플랫폼 업자에 결제기능을 제공하는 납품업자로 남을 수도 있다”는 강한 표현을 썼다. 배종균 여신금융협회 카드본부장은 “똑같이 30만원 후불결제가 허용되는 ‘하이브리드 체크카드’는 1인당 최대 2매까지만 가질 수 있는데, (간편결제 업체엔)이런 제한이 없다”며 “서너 개 업체를 이용하면 100만원 넘게 후불결제가 가능해 일종의 여신 성격”이라고 주장했다. 새롭게 도입되는 종합지급결제사업자와 관련해선 “간편결제 업체가 계좌를 갖고, 계좌에 이자를 지급하면 카드사와 마케팅 경쟁에서 차이가 크게 날 것”이라며 “카드사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핀테크 “자본금 요건 낮춰달라”

반면 핀테크 업계는 “혁신의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며 불만이다. 특히 종합지급결제사업자가 되려면 자본금이 20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는 요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핀테크산업협회장인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는 “스타트업이 많은 핀테크 업계 특성상 너무 높은 허들”이라며 “장벽을 낮춰달라”고 요구했다. 류 대표는 특히 기존 금융사들이 “핀테크와 기존 금융사 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불만을 제기하는 데 대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당면한 문제는 좁은 운동장을 넓게 만들어서 혁신적인 플레이가 나오게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금융권에선 향후 전자금융사업의 범위가 넓어질수록 이 같은 긴장관계가 더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네이버파이낸셜이 '통장'이란 이름으로 출시했다가 논란을 빚었던 종합자산관리(CMA) 계좌 사례처럼, 전자금융사업자들이 금융관련업 인가를 받지 않고도 '우회로'를 통해 영역을 넓혀가면서 기존 금융권과 마찰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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