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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단은 철통 경계하더니 '수영 월북'은 못 막나" 정치권 질타

중앙일보 2020.07.27 17:28
군 당국은 최근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탈북민 김모씨가 강화도 일대에서 출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김씨의 가방이 발견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천 강화군 강화읍 월곳리의 한 배수로 모습. [연합뉴스]

군 당국은 최근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탈북민 김모씨가 강화도 일대에서 출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김씨의 가방이 발견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천 강화군 강화읍 월곳리의 한 배수로 모습. [연합뉴스]

“대북 전단에는 철통 경계의 서슬이 퍼렇더니,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탈북민은 어이없게도 ‘수영 월북’을 허용했다.”
 
27일 김은혜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본지와 통화해서 탈북민 김모(24)씨의 월북에 대해 이같이 논평했다. “여당 국회 의원은 북한을 탈출한 야당 의원에게 변절자의 굴레를 씌우더니, 군은 허술한 경계로 북한과 남한의 ‘일일생활권’을 자초했다”면서다.
 
이날 정치권에선 여야를 가리지 않고 군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통합당은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이종배 통합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탈북자 월북 사실을 분단국가 정부에선 전혀 모르고 있다가 북한 노동신문 발표를 보고 알았다”며 “가장 기본인 경계마저 제대로 못 해 국민을 불안하게 한 정권의 안보 무능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나서 관련자를 문책하라”고 했다.
 
27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미래통합당 지도부. 왼쪽부터 주호영 원내대표, 김종인 비대위원장, 이종배 정책위의장. [연합뉴스]

27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미래통합당 지도부. 왼쪽부터 주호영 원내대표, 김종인 비대위원장, 이종배 정책위의장.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역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경계도 엉터리, 치안도 엉터리, 방역도 엉터리라 북한에마저 조롱과 비웃음을 당하고 있다”며 “우리 군이 창군 이래 이렇게 무능력한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나. 문재인 정권의 안보 점수는 한마디로 빵점”이라고 비판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의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청문회장에선 여당 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김홍걸 민주당 의원은 “김씨는 한국에 정착했다 실패해 빚을 지고 전세자금까지 뺀 것이 드러났고, 강화도에서 목격담이 나왔는데 (국정원은) 전혀 동정을 파악하지 못하고 경찰은 아예 상황을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며 “지난해에도 63억원 넘는 예산이 탈북민 보호에 들어갔고 신변 보호 담당 및 협력 요원이 910명이나 되는데도 부실하게 보호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조정식 민주당 의원 역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우리나라를 벗어난 재입북 탈북민이 약 29명에 달한다”며 “김씨는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고, 주변에 공공연하게 다시 월북하겠다는 입장을 얘기하는 등 사전징후가 포착됐는데도 다시 월북했다는 것은 국가적으로 볼 때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자는 이에 대해 “정부가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한다. 사전 징후를 발견하고도 잘 대처하지 못한 것, 경비 태세 등 정부에서 대단히 국민에게 송구스럽다”고 했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을 받는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을 받는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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