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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언유착' 의심받는 KBS 오보…검찰·노조 "진상규명 하자"

중앙일보 2020.07.27 16:20
KBS 뉴스9 지난 18일 보도한 '스모킹건은 이동재-한동훈 녹취' 제목의 기사. 현재는 다시보기가 중단된 상태다. [사진 KBS]

KBS 뉴스9 지난 18일 보도한 '스모킹건은 이동재-한동훈 녹취' 제목의 기사. 현재는 다시보기가 중단된 상태다. [사진 KBS]

KBS의 채널A기자 강요미수 의혹 사건 오보에 서울중앙지검 고위 간부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권언유착’이라는 검찰 안팎의 의심이 더해지고 있다. KBS노조(1노조)와 공영노조(3노조)는 27일 입을 모아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검찰도 수사로 진상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수사로 진상 규명될까

KBS는 지난 18일 이동재 채널A 전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신라젠 연루 의혹을 제기하자고 공모하고 심지어 총선에 영향을 주고자 보도 시점까지 상의한 정황이 녹취록에 담겼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곧장 허위로 밝혀지면서 사과방송을 했다.  
 
이런 가운데 KBS에 허위 녹취록 정보를 흘려준 사람이 서울중앙지검 핵심 간부라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파장이 커졌다. 당시 KBS 기자는 내부 보도정보 시스템에 녹취록을 공개한 상태에서 기사를 작성해, 취재원 정보가 담긴 녹취록이 내부 직원들에게 일시적으로 노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관계자는 27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언론이 보도한 의혹 발언은) 내가 한 말이 아니다. 나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제3의 인물’발언 논란된 채널A 사건 관련 KBS 보도 내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제3의 인물’발언 논란된 채널A 사건 관련 KBS 보도 내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검찰은 ‘수사’로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보도에 등장한 한 검사장은 보도를 한 KBS 기자와 허위 수사정보 등을 KBS에 제공한 수사기관 관계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고, 시민단체도 성명불상의 취재원을 KBS 기자에 대한 업무방해로 고발했기 때문이다. 해당 사건은 서울남부지검 형사1부(부장 김남순)에 배당된 상태다. 
 
한편, 논란 당사자인 핵심 간부가 이미 의혹을 강력 부인한데다 KBS 보도 내용 조차 수사팀이 파악한 사실관계와 다르기 때문에 별도의 ‘해명’을 내놓기도 곤란하다는 것이 중앙지검의 입장이다.  
 

KBS노조“보도참사, 진상규명하자” 

[사진 KBS 홈페이지 캡처]

[사진 KBS 홈페이지 캡처]

KBS노동조합(1노조)는 이날 해당 보도를 ‘참사’로 규정하며 본부노조(2노조)와 공영노조(3노조)를 아우르는 공동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곧장 공영노조도 “적극 찬성한다”는 입장을 냈다.  
 
KBS 노동조합은 “권력의 하수인 역할을 자처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비정상적인 보도였다”며 “보도 당사자 스스로 오보임을 시인한데다 ‘전언’을 마치 실제 대화가 이뤄지는 것처럼 허위로 보도해 특정 세력을 공격하고 이를 통해 권력과 특정 정파를 옹호하는 효과를 기대한 것처럼 보인다”고 밝혔다. 
 
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 오는 2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관련 질의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오는 29일 KBS 이사회와 오는 30일 KBS 노사공정방송위원회에서도 해당 보도와 관련된 안건을 다룬다.  
 

진중권“권언유착” 원희룡“특임검사”

법조계 안팎의 비판도 높아지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검언유착’은 윤석열 검찰과 채널A 사이가 아니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과 KBS 사이에 존재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며 이를 ‘권언유착’이라고 적었다. 서울중앙지검을 향해서는 “검찰이라기보다는 정권의 공격견, 즉 추미애 법무부의 앞잡이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검언유착 사건이 오히려 권언유착의 사악한 민낯이 드러난 공작”이라며 “(윤석열 검찰총장이)특임검사를 임명해 권언유착 사건에 대한 수사를 즉각 지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검찰 내부에서도 ‘특임검사’에 대한 요구가 높다. 현직 차장검사는 “(이번 의혹으로) 서울중앙지검의 편향성에 대한 논란이 더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며 “특임검사 요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 총장에게 이 사건 수사에서 손을 떼라는 지휘를 내리자 윤 총장이 ‘제3의 특임검사’를 임명해 지휘를 맡기자는 대안을 제시했으나 추 장관에 의해 거부된 바 있다.  
 
김수민·이가영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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