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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도 G7 확대 반대…"세계 리더국" 외친 靑 머쓱해졌다

중앙일보 2020.07.27 15:57
 
지난 6월 1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1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에 이어 독일도 G7 정상회의에 러시아와 한국 등을 참여시켜 회원국을 늘리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사실상 G7 확대 재편은 어려워진 모양새다.

G11 등 확대 재편에 반대 의사
美, '반중연대' 구성 의지 강해
러시아 뺀 'D10' 등 추진 예고

 
하이코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독일 일간 라이니셰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G7과 주요 20개국(G20)은 합리적으로(sensibly) 조직된 체제”라며 “우리는 G11이나 G12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과거 G8에 속했으나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 이후 G8에서 제외된 러시아의 재참여에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마스 장관은 “우크라이나 동부뿐 아니라 크림반도의 분쟁을 해결하는 데 의미 있는 진전이 없는 한 러시아가 G7에 복귀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하며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G7 정상회의에 대한민국을 초청해 G11 체제로 확대 개편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원래의 G7 외에 추가로 4개국(한국·호주·인도·러시아)을 초청하겠다는 취지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G7을 이용해 반(反)중국 연대를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日 필두로 기존 회원국 반대 입장 피력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이 보도되자마자 기존 G7 회원국은 일본을 필두로 반대 입장을 내놨다. 지난달 29일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한국의 G7 참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미국 정부에 전달했다. 아시아 유일 회원국이란 지위를 놓치지 않겠다는 내심에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대중정책이 G7의 입장과 결이 다르다는 것도 명분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도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이 보도되자마자 G7에 러시아가 다시 합류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지난달 2일 러시아의 재가입에 반대하며 “회원국과 형식을 영구적으로 바꾸는 것은 G7 의장의 특권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뒤이어 영국과 캐나다도 러시아의 G7 복귀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G7 확대 재편은 기존 회원국들의 전원합의로 결정되는 만큼 한국의 G7 참여는 사실상 물 건너가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 “섣부른 기대 표명, 김칫국 우려했는데···”

 
G7 확대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입장을 밝힌 한국 정부로선 머쓱한 상황이 됐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문 대통령은 “기꺼이 응하겠다”고 화답했다. 당시 청와대는 G7 초청이 “만약 추진되는 일정대로 연말에 문 대통령의 방미가 성사된다면 일시적 ‘옵서버(observer)’ 자격이 아닌, G11 또는 G12이라는 새로운 국제 체제의 정식 멤버가 되는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이는 “한국이 세계 질서를 이끄는 리더국 중 하나가 된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또 청와대는 지난 23일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 위원회를 열고 올해 G7 정상회의 추진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특히 NSC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G7 참여국 확대 방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당시 외교 전문가들 사이에선 섣부른 기대감을 표명하기보단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떡 줄 사람 생각도 안 하는데 우리가 미리 G11이 된 것처럼 행동하고, 속된 말로 김칫국부터 마시는 상황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상황을 과장해서 평가하게 되면 자칫 역효과를 낳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외교부는 마스 장관의 인터뷰 내용은 “G7 정상회의 초청 문제를 언급한 것이 아니며 한국에 대한 언급도 없다”며 “G7 확대에 대한 독일의 일반적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이해된다”고 밝혔다. 이어 “G7의 구조적 확대 문제는 기존 회원국들간 합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D10 언급…반중(反) 연대 구상 계속돼

 
미국의 국제사회 내 '반중(反) 연대' 구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연설에서 ‘민주주의 국가들끼리의 새로운 동맹체 구성’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민주주의와 경제 성장을 동시에 이룬 나라들의 모임을 일컫는 ‘D10(Democracies10)’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D10은 기존 G7 국가에 한국·호주·인도를 포함한 개념이다.
 
한편 올해 G7 정상회의는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9월에 열릴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23일 기자들과 만나 G7 정상회의에 관련해 “일정, 의제 등 구체 사항에 대해서는 미국이 G7 회원국 간에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확정 시에 주최국인 미국이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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