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北 "확진 의심" 南 "접촉자도 아니었다"···월북자 어떤 상태였나

중앙일보 2020.07.27 15:46
최근 월북한 것으로 추정된 탈북민 김모(24)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을 둘러싸고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북한은 김씨를 의심환자로 봤지만, 정작 방역당국의 관리망에는 김씨가 없던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방역당국 “확진자도 접촉자도 아냐”

사진은 월북 전 김모(24)씨가 한국에서 지낼 때 모습. 연합뉴스

사진은 월북 전 김모(24)씨가 한국에서 지낼 때 모습. 연합뉴스

2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김씨는 코로나19 확진자도, 확진자의 접촉자도 아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관계부처에서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면서도 “언론 등에서 제기된 특정인은 질병관리본부 전산시스템의 확진자로 등록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 “접촉자 명부에도 등록돼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해당 인물의 접촉자 2명을 진단검사한 결과 음성으로 확인됐다고도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개성시에서 악성비루스(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가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지난 19일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하였다”고 보도한 바 있다. 
 
김씨가 실제 양성자라면 무증상이나 경증 환자였을 수 있다.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일상생활을 하다 북으로 건너가 확진됐을 가능성을 말한다. 
최근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탈북민 김모(24)씨가 거주한 경기 김포시 모 임대아파트 현관문. 뉴시스

최근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탈북민 김모(24)씨가 거주한 경기 김포시 모 임대아파트 현관문. 뉴시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잠복기였거나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상태였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확진 상태에서 폐렴 등 증상이 있었으면 아무리 베테랑이라 해도 수영해서 넘어가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군 당국은 김씨가 철책 밑 배수로를 통해 탈출한 뒤 헤엄쳐 북한으로 건너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가 무증상·경증 환자라면 이동과정에서 만난 지인과 택시 기사 등 접촉자를 가려내 격리 등의 추가 조치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 브리핑에서 밝힌 행적에 따르면 김씨는 17일 지인 차량을 이용해 인천 강화군 교동도로 이동해 머물다 김포로 갔다. 18일엔 주거지 근처에서 식사하고 마사지 업소에 들렀다 택시로 다시 강화로 이동했다. 상황에 따라 음식점이나 마사지 업소 관련해서도 접촉자 파악이 필요할 수 있다.  
 
 
한 달 전 상황이긴 하지만 경찰에 따르면 김씨가 성폭행 혐의로 지난달 21일 김포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받을 당시 발열체크 등에서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고 한다. 

관련기사

 
김씨가 코로나 확진자가 아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부터 해봐야 한다”면서도 “북한 입장에선 국경 봉쇄로 코로나의 유입을 원천 차단해오던 가운데 월북자가 생긴 것으로, 코로나 발생국에서 넘어온 사실만 가지고 확진 여부와 상관없이 무조건 의심환자라고 주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1월 국경을 걸어 잠근 뒤 코로나19 확진자가 0명이라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코로나19 발생 사실을 숨기고 있다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탈북민이 코로나를 퍼뜨렸다며 확산 책임을 전가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추정한다. 지난 4월 일본 산케이신문 등은 코로나 확진자가 없다는 북한의 보고와 달리 최소 26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고, 국정원도 지난 5월 “북한 내 코로나 발병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