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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증시 기술지수 출범…美 탈출 中기업 겨냥 틈새 전략

중앙일보 2020.07.27 15:41
지난달 11일 홍콩거래소 외부 대형 전광판에 올라온 중국의 인터넷 포털 넷이즈(網易)의 홍콩 상장을 축하하는 문구. [중앙포토]

지난달 11일 홍콩거래소 외부 대형 전광판에 올라온 중국의 인터넷 포털 넷이즈(網易)의 홍콩 상장을 축하하는 문구. [중앙포토]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30개 기술 기업의 추가를 추종하는 홍콩 항셍기술지수가 27일 성공적인 데뷔를 했다. 다우존스 등에 따르면 항셍기술지수는 이날 2% 상승 출발했다.
 
항셍기술지수는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163개 기술주 중 시가총액 상위 30개 기업을 포함한 것으로 알리바바와 텐센트, 메이퇀디앤핑(美團点評), 샤오미(小米) 등이 포진해 있다. 이들 30개 기업의 시가총액은 전체의 3분의 1에 달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올 상반기 수익률은 35.3%에 이른다.
 
항셍기술지수의 출범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탈(脫) 미국’에 나서며 귀국길에 오르려는 중국 기업을 겨냥한 틈새시장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 기술기업의 자본조달 중심지로 자리매김하려는 포석으로도 보인다.
 
실제로 홍콩의 품으로 돌아오는 중국 기업의 행렬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알리바바가 지난해 홍콩 증시에 2차 상장하고, 넷이즈와 징둥닷컴 등도 홍콩 증시에 다시 이름을 올리며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알리바바의 자회사로 중국의 대표적인 핀테크 업체인 앤트그룹도 미국 등 해외 증시 대신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 상장을 타진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 기업의 미국 자본 시장 접근에 대한 제약이 커지면서 본국에 더 가까운 시장인 홍콩 증시의 매력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항셍기술지수의 출범은 홍콩증시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블룸버그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술지수가 오래된 은행과 보험 등의 종목에 치우친 홍콩 증시와 새로운 승자로 등장한 기술기업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피에르 라우 등 시티 애널리스트 등도 최근 보고서에서 “항셍기술지수와 연계된 상장지수펀드(ETF)와 파생상품 등을 통해 투자자를 다른 홍콩 기술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본토의 자금 유입도 기대할 수 있다. 중국 본토와 홍콩 증권거래소 사이의 교차매매인 후강퉁(滬港通·상하이-홍콩)과 선강퉁(深港通·선전-홍콩) 등을 통한 자본 유입이 이어지며 중국 기술주는 올해 홍콩 증시에서 괄목할 성적을 거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텐센트 주가는 41%, 메이퇀(美團) 주가는 87% 상승했다.
 
홍콩증권거래소에는 현재 2487개의 기업이 상장돼 있다. 지난 24일 기준 시가총액은 37조9871억 홍콩달러(약 6151조원)다. 이중 중국 본토 기업은 1265개로 시가총액의 약 78%를 차지한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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