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애플 향한 구애…"삼성전기, 아이폰에 카메라 렌즈 공급"

중앙일보 2020.07.27 15:14
삼성전기가 개발한 잠망경 형태 광학줌(폴디드줌) 구조. 삼성전기는 이 가운데 렌즈를 애플에 납품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자료 삼성전기 유튜브 계정]

삼성전기가 개발한 잠망경 형태 광학줌(폴디드줌) 구조. 삼성전기는 이 가운데 렌즈를 애플에 납품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자료 삼성전기 유튜브 계정]

삼성의 주력 부품업체인 삼성전기가 애플 아이폰에 카메라용 렌즈를 납품할 전망이다. 아이폰용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는 LG이노텍에 이어 삼성전기까지 애플의 카메라 부품 공급망으로 편입되는 양상이다. 삼성전자의 견고한 ‘우군’인 삼성전기까지 애플의 공급망에 들어가려는 이유는 아이폰11의 판매 호조 때문이다. LG이노텍은 멀티 카메라(2개 이상 카메라)가 들어간 아이폰11 시리즈 판매량에 힘입어 2분기(4~6월) 영업이익(429억원)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29% 증가했다.
 

삼성전기가 애플에 구애하는 이유는 

궈밍치 대만 TF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삼성전기와 중국 써니옵티컬이 각각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애플의 카메라 렌즈 공급망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궈밍치는 비즈니스인사이더(BI)를 비롯한 미국 언론에서 ‘세계 최고의 애플 분석가’(The best Apple analyst on the planet)로 불리는 인물이다. 
  
현재까지 애플은 대만 라간정밀·지니어스일렉트로닉옵티컬, 일본 칸타츠 등 부품업체에서 렌즈를 납품받은 뒤 LG이노텍·샤프·오필름(중국) 등에 카메라 모듈 제작을 맡겨왔다. 카메라 모듈 설계는 애플 자체 역량으로 진행한다. 
 
두 회사 간 카메라 렌즈 거래는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기가 삼성 내부거래에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매출을 더 많이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화웨이·비보·오포·샤오미 등 중국 업체와의 경쟁 속에서 갤럭시 스마트폰 사업을 맡은 삼성전자 IM부문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9조3000억원)은 2011년 이후 8년 만에 1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집계에서도 올 1분기(1~3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은 아이폰11(1950만대)로 나타났다.
 
기존 광학줌 구현 방식(왼쪽)과 프리즘을 활용한 잠망경 형태의 광학줌 비교. [자료 삼성전기]

기존 광학줌 구현 방식(왼쪽)과 프리즘을 활용한 잠망경 형태의 광학줌 비교. [자료 삼성전기]

IT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오는 9월 발표 예정인 애플의 최신작 '아이폰12'보다는 일단 구형 아이폰부터 카메라용 렌즈를 납품할 계획이다. 총 6매(6P)로 이뤄진 렌즈를 납품하고, 내년에는 아이폰11과 아이폰12용 카메라 렌즈를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 애플은 2021년쯤 잠망경 형태의 망원(줌인) 카메라 모듈을 자체 설계해 삼성전기와 중국 업체로부터 렌즈를 공급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기는 갤럭시S20울트라에 들어간 잠망경 형태의 '폴디드 줌'도 개발한 바 있다.
 

LG이노텍 호실적에는 '애플 효과'

삼성전기에 앞서 애플과 협력 관계를 구축한 LG이노텍은 올 들어 발생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호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이 지난 2월 공개한 최신작 갤럭시S20은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애플은 오는 9월 초 예정대로 아이폰12를 공개할 계획이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각각 삼성전자와 애플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한다.
 
유튜버 ‘에브리씽애플프로’가 최신 IT기기 소식에 밝은 18세 개발자 맥스 웨인바흐의 도움을 얻어 최근 제작한 아이폰12(가칭)의 유출 렌더링 이미지. 여기에 들어가는 카메라 모듈을 LG이노텍이 제작한다. [사진 유튜브 계정 @EverythingApplePro]

유튜버 ‘에브리씽애플프로’가 최신 IT기기 소식에 밝은 18세 개발자 맥스 웨인바흐의 도움을 얻어 최근 제작한 아이폰12(가칭)의 유출 렌더링 이미지. 여기에 들어가는 카메라 모듈을 LG이노텍이 제작한다. [사진 유튜브 계정 @EverythingApplePro]

애플 공급망에 삼성전기가 진입하더라도 LG이노텍에 마냥 악재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이왕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가 렌즈를 LG이노텍에 공급하고, LG이노텍은 모듈 제작을 해서 애플에 납품할 경우 LG이노텍에 대한 중장기 투자 모멘텀은 전혀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