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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시한 나흘 남았는데…6년 끈 대구통합신공항 무산위기

중앙일보 2020.07.27 10:59
27일 군위에서 열린 우보공항사수 결의대회. 군위군

27일 군위에서 열린 우보공항사수 결의대회. 군위군

대구 공군기지 주변에서 F-15K 전투기가 비행하고 있다. 대구공항은 K-2 공군기지와 활주로를 같이 쓰는 민간·군사 공항이다. 뉴스1

대구 공군기지 주변에서 F-15K 전투기가 비행하고 있다. 대구공항은 K-2 공군기지와 활주로를 같이 쓰는 민간·군사 공항이다. 뉴스1

 “이대로 나흘 더 가면 사업은 무산입니다.” 
 대구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을 두고 27일 대구시 한 공무원이 한숨을 내쉬며 한 얘기다. 대구 공항과 대구 공군기지를 한 데 묶어 옮기는 ‘대구통합신공항’ 이전 사업 성패가 나흘 뒤인 31일 결정된다. 국방부가 지난 3일 공동 후보지인 경북 의성군 비안면과 군위군 소보면으로 공항을 옮기는 결정을 31일까지 늦추기로 하면서다. 

오는 31일 국방부 최종 결정
갈등 봉합 못하면 자동 무산
27일 군위에선 사수결의대회

 
 당시 국방부 측은 “공동 후보지 중 군위군이 공항 이전 유치를 신청하지 않아, 31일까지 공항 이전지 최종 결정을 유예한 것이다. 군위군은 우보면에 공항 단독 유치를 원한다고 신청했는데, 이는 부적합해 탈락시킨 상태다”고 밝혔다. 31일까지 군위군 측에 공동 후보지를 두고 의성군과 합의해 이전지 신청을 다시 하라는 최후통첩을 던진 셈이다. 이 기한을 넘기면 이전 사업 자체가 자동 무산된다. 
 
 “TK(대구·경북)의 백년대계”라는 통합신공항 이전 결정 시한이 다가오고 있지만, 지역 간 갈등은 더 심해진 분위기다. 대구시와 경북도, 지역 국회의원들까지 군위군 설득에 나섰지만, ‘소송해서라도 단독 공항 유치’라는 군위군의 입장은 변한 게 없다. 
27일 경북 군위군 군위시장에서 군위군통합신공항추진위원회가 '우보공항 사수 결의대회'를 열고 장례식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군위군

27일 경북 군위군 군위시장에서 군위군통합신공항추진위원회가 '우보공항 사수 결의대회'를 열고 장례식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군위군

 

 군위군 통합신공항 추진위원회는 27일 오후 ‘우보공항 사수 범군민 결의대회’를 열었다. 주민 등 1300여 명이 참석해 “국방부(선정위원회)의 우보 후보지 부적합 결정과 공동후보지 신청에 대한 전방위 압박의 부당함이 있다”고 주장했다. ‘공동후보지 장례식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추진위는 결의문을 통해 “국방부는 법과 절차에 따라 우보 부적합 결정을 철회하고 경북도지사는 지역간 분열을 조장하지 말고 법 절차에 따라 행동하라”며 “군위군수는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우보공항 유치 찬성이라는 군민의 뜻을 흔들림 없이 지켜 달라”고 촉구했다.
 

뿔 난 이웃사촌 의성군 

대구공군기지로 공군 F-15K 전투기가 착륙하고 있다. 대구공항은 K-2 공군기지와 활주로를 같이 쓰는 민간·군사 공항이다. 전투기 아래 민항기가 보인다. 뉴스1

대구공군기지로 공군 F-15K 전투기가 착륙하고 있다. 대구공항은 K-2 공군기지와 활주로를 같이 쓰는 민간·군사 공항이다. 전투기 아래 민항기가 보인다. 뉴스1

 군위군과 이웃사촌 격인 의성군은 군위군의 단독 유치론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입장문을 통해 군위군을 상대로 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의성군은 입장문에서 “국방부는 법과 합의된 절차에 따라 즉시 공동후보지를 선정하고, 군위군수는 의성·군위와 대구·경북 미래를 위해 결단하라”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군위군은 국방부에서 탈락시킨 군위 우보 단독후보지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 공동후보지가 무산되면 군위군을 포함한 관련 기관을 상대로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덧붙였다. 
 
대구공항 이전 예비후보지. 그래픽=신재민 기자

대구공항 이전 예비후보지. 그래픽=신재민 기자

 군위군 설득에 애를 쓰는 대구시와 경북도는 속이 타는 모습이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군위군 소보면과 의성군 비안면 공동후보지에 31일까지 군위에서 유치 신청을 해 준다면 소보면에 민간공항 건설, 영외 관사 설치, 대구경북연수원 건설 등 각종 혜택을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권 시장은 “군위군이 원한다면 대구 편입에 찬성하고 대구시의회 동의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추진할 생각”이라고도 했다. 
 
대구통합신공항 이전 사업 추진 일지

대구통합신공항 이전 사업 추진 일지

 사정이 급박하지만 군위군은 기존 입장을 뒤집을 기미가 없다. 권성태 군위군 기획감사실장은 “현재로선 기존 입장에서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군위군은 앞서 21일 입장자료를 내고 “신공항 이전 부지로 단독 후보지인 군위군 우보면을 희망한다”며 “공동후보지는 유치신청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을 뿐만 아니라, 지난 5월 22일 정식공문을 통해 군위군의 입장을 전달해 더는 논의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고 했다. 김영만 군위군수는 오는 29일 국방부를 찾아 사실상 ‘마지막 담판’ 자리를 갖기로 했다.
 
 의성군 역시 시한을 나흘 앞두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통합신공항의성군유치위원회는 27일 청와대와 국방부를 방문해 공동후보지를 최종 이전지로 선정해 달라는 내용의 건의문을 각각 문재인 대통령과 정경두 국방장관에게 전달했다.
27일 통합신공항의성군유치위원회가 통합신공항 이전 부지로 공동후보지를 선정해 줄 것을 촉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의성군

27일 통합신공항의성군유치위원회가 통합신공항 이전 부지로 공동후보지를 선정해 줄 것을 촉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의성군

 

만약 자동 무산된다면?  

 이대로 이전 사업이 자동 무산되면, 대구통합신공항은 새 이전지를 찾는 절차에 들어간다. 대구시에 따르면 영천시, 성주군 등 일부 지역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대구시 한 간부는 “복수의 예비 후보지가 새로 정해질 것이고, 그 후보지들에 대한 적합성을 따져 주민투표, 이전지 신청 등 기존 했던 절차를 또 하게 될 것이다”고 했다. 
 

 대구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은 2014년 대구시가 국방부에 대구 공군 기지 이전을 건의하면서 시작됐다. ‘K-2’로 불리는 대구 군 공항은 1958년 만들어졌다. 일제는 1936년 이곳에 비행장을 건설했고, 미군은 6·25전쟁 때 대구 공군기지에 주둔했다. 대구 공군기지는 1961년부터 민간 공항으로도 사용됐다. 대구 공항과 대구 공군기지가 함께 대구 도심에 있게 된 배경이다.
 
대구·군위=김윤호·김정석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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