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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앱 1위, 지방 형님도 제쳤다…카카오뱅크 '막내의 반란'

중앙일보 2020.07.27 07:00
‘메기’라기엔 이제 덩치가 너무 커졌다. 27일로 출범 만 3년이 되는 카카오뱅크 얘기다.
 
은행권 막내인 인터넷전문은행이 어느덧 자산규모(1분기 말 23조4000억원)로는 지방은행 형님(전북은행 17조2000억원)마저 제쳤다. 더 주목할 만한 건 은행 애플리케이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에서 확고한 1위라는 점이다.  
 

트래픽의 힘…‘집객’이 되면 길이 생긴다

“기존엔 없던 새로운 경로로 커가는 카카오뱅크의 성장세가 무섭다.” 한 시중은행 임원의 말대로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과는 다른 길로 치고 올라오고 있다. 바로 ‘메가트래픽’ 전략이다.
 
카카오뱅크 앱 이용자수는 지난 5월 기준 1154만명. 2위인 국민은행(1057만명)과 100만명 가까이 차이가 난다. 카카오뱅크는 코리안클릭이 집계방식을 바꾼(안드로이드와 iOS 합산) 지난해 5월 이후 줄곧 은행앱 MAU 1위다.  
자료:코리안클릭

자료:코리안클릭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내부에서 가장 유의 깊게 보는 지표는 모바일앱 순방문자수(Unique Visitor)”라며 “편리한 사용자경험(UX)과 수수료 면제 등을 통해 트래픽을 늘려서 상품·서비스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꾀한다”고 설명했다. 손님을 일단 앱으로 끌어모으는 ‘집객’에 주력한다는 뜻이다.
 
고객 중심의 편리한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UX는 출범 당시부터 카카오뱅크의 지향점을 보여줬다. 이어 계좌가 없는 고객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잇달아 출시했다. 카카오톡 ‘초대’ 기능을 활용해 회비를 관리하는 모임통장이 대표적이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계좌가 없이 가입했던 모임통장 멤버가 계좌개설 고객으로 전환하는 비율이 44%에 달한다. 친구의 카톡 초대로 한번 모임통장에 발을 들이면 그중 절반 정도가 진짜 카카오뱅크 고객으로 남는 셈이다.
 
매주 1000~1만원씩 금액이 늘어나는 26주 적금도 고객 끌어모으기에 크게 기여했다. 기존 적금의 룰을 깼을 뿐 아니라, 26주간의 도전현황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하게 한 것도 인기 요인이다.
 
카카오뱅크 26주 적금은 만기달성 축하메시지를 인스타그램 등에 공유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 화면 캡처

카카오뱅크 26주 적금은 만기달성 축하메시지를 인스타그램 등에 공유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 화면 캡처

은행? 금융플랫폼!…내 것도 남 것도 다 판다

전통적인 은행은 ‘제조사’ 역할을 했다. 은행앱에서 판매하는 대출·수신상품은 자기네 은행 상품, 카드는 계열 카드사 상품뿐이었다.
 
카카오뱅크는 좀 다르다. 자체 수신·여신 상품을 팔면서 동시에 카카오뱅크 앱에서 다른 제휴사 금융회사 서비스도 신청할 수 있다. 주식계좌의 경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과 제휴해 계좌 모집개설 서비스를 내놨다. 지난달 말까지 카카오뱅크를 통해 개설된 신규 증권계좌가 총 218만좌에 이른다.  
 
신용카드 역시 4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씨티)와 제휴해서 신청을 대행해주고 있다. 또 카카오뱅크 신용대출이 부결된 고객에겐 제휴사(제2금융권 11곳) 대출을 연계해준다. 지난해 4월 시작된 제휴사 연계대출로 지금까지 12만건, 총 1조3000억원의 대출이 실행됐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금융플랫폼이면서 동시에 은행업 라이선스가 있기 때문에 자체 콘텐트(상품·서비스)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 (다른 금융플랫폼과) 차별화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카카오의 금융계열사 카카오페이가 보유한 증권과 앞으로 진출할 보험사를 통해서도 콘텐트를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과 금융플랫폼 양쪽의 장점을 모두 취하겠다는 의미다.
 

카카오뱅크, 오픈뱅킹 타고 주거래은행으로?

카카오뱅크는 다른 은행보다 늦은 이달 초 오픈뱅킹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뱅크 앱에서 다른 은행 입출금 계좌 잔액을 확인하고 잔액을 가져올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카카오뱅크의 편리한 이체기능을 경험하게 해서 부수적 계좌가 아닌 실생활에서 가장 많이 쓰는 계좌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는 것이 카카오뱅크 설명이다. 오픈뱅킹을 기회로 주거래은행으로 올라서려는 것이다.  
 
마침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중장년층 고객의 신규 가입이 늘고 있다는 점은 카카오뱅크로선 반가운 일이다. 현재 50대 이상은 전체 고객 중 13%에 그치지만, 지난 5월엔 신규고객 중 17.5%가 50대 이상일 정도였다.
카카오뱅크 연령대별 침투율. 자료: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연령대별 침투율. 자료:카카오뱅크

 
지난해 출범 2년 만에 흑자전환을 이룬 카카오뱅크는 올 하반기엔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작업에 나선다. 상장 시기는 내년이 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상장 후 시가총액을 5조6000억(현대차증권)~9조2000억원(KTB투자증권)으로 전망한다. 이는 KB금융(14조7196억원)이나 신한지주(14조5606억원)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하나금융(8조6620억원)이나 우리금융(6조3560억원)에 맞먹는 수준이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비대면 채널이 활성화된 지금은 점포가 없다는 점이 비용 면에서 큰 강점”이라며 “카카오뱅크가 IPO로 자본확충에 성공한다면 고성장과 빠른 실적개선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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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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