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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에 지휘권 부정당했다”···심상찮은 추미애 ‘주말 침묵’

중앙일보 2020.07.27 06:00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0회 국회(임시회) 제6차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0회 국회(임시회) 제6차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전직 기자와 현직 검사장이 연루된 채널A 의혹을 두고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가 ‘유착’ 주장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후폭풍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 사건을 처음부터 ‘검언유착’이라 규정하고, 윤석열 검찰총장을 수사에서 배제하는 지휘권까지 발동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특임검사’에 준하는 독립성을 요구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임박한 검찰 인사가 어떻게 이뤄질지 여러 의견이 나온다.
 

부동산 문제 제기하던 秋, 주말 간 침묵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추 장관은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부동산 정책 관련 발언을 이어갔으나 주말 이틀 동안은 침묵했다.
 
추 장관은 그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및 SNS, 법무부 입장 등을 통해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사건을 두고 ‘유착’으로 규정한 바 있다. 지난 2일에는 윤 총장을 수사에서 배제하고, 수사팀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가 독자적인 수사가 가능하도록 지휘권을 발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4일 열린 수사심의위는 채널A 의혹에 연루된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서 수사 중단 및 불기소 의견을 권고했다. 이모 전 채널A 기자에 대해서만 수사 계속 및 공소제기 의견을 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추 장관이 수사팀에 수사 전권을 주고, 유착을 입증하려 했지만 결국 시민의 시각에서 부정당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유착을 미리 규정하고, 무리하게 지휘권을 발동했다가 수사심의위로부터 그에 정면으로 반대되는 결정을 받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1월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제61대 서울중앙지검 검사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마치고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뉴스1]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1월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제61대 서울중앙지검 검사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마치고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뉴스1]

‘특임검사’ 권한 요구한 이성윤에도 비판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일 대검에 ‘특임검사’에 준하는 직무 독립성을 부여해 달라며 공개 건의했다. 수사 과정에서 상부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결과만을 검찰총장에게 보고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대검은 즉각 거부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범죄 성립에 대해서도 설득을 못 하는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추 장관의 지휘권 발동이 이뤄졌고, 수사팀은 독자적인 수사가 가능해졌다. 이후 이 전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으로부터 발부됐고, 수사팀은 의혹의 핵심 대상인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를 이어나가려 했다. 그러나 결국 수사심의위 위원들을 설득하지 못했고, 이 과정에서 결정적인 ‘한 방’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검찰 출신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이 결정적인 증거를 수사심의위에서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사건의 핵심은 기자와 검사장과의 유착인데, 이를 수사심의위에서부터도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수사팀은 수사심의위 권고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며 계속 수사가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전경.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전경. [연합뉴스]

검찰 인사도 주목…검사장급 공석 10곳

 
이런 상황에서 추 장관이 이르면 이번 주 단행될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통해 윤 총장을 다시 한번 수세에 몰아넣으려 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지난 1월 ‘손발 자르기’ 인사에 이어 ‘고립무원’ 인사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윤 총장과 사법연수원 23기 동기인 송삼현 서울남부지검장, 이정회 인천지검장은 최근 법무부에 사직서를 냈다. 윤 총장의 연수원 1기수 선배인 김영대 서울고검장과 양부남 부산고검장도 사의를 밝혔다. 이로 인해 공석인 검사장 자리가 총 10곳으로 늘어나 인사의 폭이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경우 고검장 승진 가능성이 거론된다. 검찰 내부에서는 법무부가 친정부 인사로 평가받는 이 지검장을 고검장으로 승진시켜 윤 총장을 견제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에서다. 그러나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 측 면담 요청을 서울중앙지검이 거절했다는 논란이 불거졌고, 대검이 진상 파악에 나선 상황이다. 보고 라인에 있는 이성윤 지검장과 김욱준 4차장검사 등의 사전 인지 여부가 쟁점으로 언급된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같은 상황이 인사에도 적잖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의견이 나온다.
 
한 현직 검찰 간부는 “면담 요청이 거부된 과정과 경위 등이 파악돼야 하는 상황인 만큼 인사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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