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코로나에 장마까지 ‘눈물바다’···동해안 상인 “손님 70% 급감”

중앙일보 2020.07.27 05:00
너울성 파도로 강원 동해안 해수욕장의 수영이 금지된 26일 속초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백사장에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연합뉴스]

너울성 파도로 강원 동해안 해수욕장의 수영이 금지된 26일 속초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백사장에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 여파에 장마까지 덮치는 바람에 손님이 70% 정도 줄었어요.”

주말 250㎜ 폭우에 해수욕장 ‘썰렁’
지난해 115만명→55만명 절반 줄어
동해안 상인 “성수기 없어졌다” 울상
관광객 “숙박은 해도 식당엔 안들러”


 강원 강릉시에서 20년째 횟집을 운영하는 최모(59)씨는 요즘 손님이 줄어 애가 탄다. 이맘때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피서객이 몰리면서 문전성시를 이루던 가게가 한산해져서다. 최씨는 “성수기에 테이블 120석을 꽉 채우고도 발 디딜 틈이 없었지만, 지난 주말 50석을 겨우 채웠다”며 “여름 휴가가 시작된 지난 주말 동해안에 폭우가 내리면서 해수욕장을 찾는 사람이 더 줄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이어 지난 주말 폭우가 계속 내리면서 휴가 특수를 기대한 동해안 해수욕장 상인들이 울상이다. 26일 강원도 환동해본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속초해수욕장을 시작으로 문을 연 동해안 6개 시·군 79개 해수욕장에는 보름 동안 55만6000여명이 찾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5만명이 찾은 것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

 
 이곳 상인들은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와 궂은 날씨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 강원도는 지난 18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강릉 경포, 양양 낙산·하조대, 속초, 등 8곳에 대해 ‘집합제한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 조처로 해수욕장 내 야간 음주와 취식 행위가 금지됐다. 강원도 관계자는 “인파가 붐비는 해수욕장을 찾을 경우 자칫 코로나19에 취약할 수 있어 방문을 꺼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원 동해안에 많은 비가 내린 지난 25일 강릉시의 한 해변이 한산하다. [연합뉴스]

강원 동해안에 많은 비가 내린 지난 25일 강릉시의 한 해변이 한산하다. [연합뉴스]

 
 연일 내린 폭우도 관광객의 발길을 막았다. 피서 절정기를 앞둔 23일∼26일까지 나흘간 동해안에는 250㎜ 안팎의 비가 내렸다. 폭우가 쏟아진 지난 25일 하루 동안 동해안 해수욕장에는 4만2708명이 방문하는 데 그쳤다. 전년도 같은 날 21만9641명이 찾은 것과 비교하면 80.6% 급감한 수치다. 일부 동해안에는 한때 해를 볼 수 있었으나 대부분 동해안 해수욕장은 파도가 높아 해수욕이 전면 금지됐다. 이 때문에 동해안을 찾은 피서객들은 백사장을 거닐며 아쉬움을 달랬다.

 
 동해안 해수욕장은 7월 25일부터 한 달 동안을 성수기로 본다. 하지만 피서 절정이 시작되는 8월 첫 주말인 1∼2일에도 동해안은 흐린 날씨가 예보됐다. 주영래 속초시번영회장은 “올해는 성수기가 아예 없어졌다고 봐야 한다. 매출도 반 토막이 났다”고 하소연했다.

 
 주 회장은 “코로나 사태로 초·중·고교 학생들의 여름 방학이 줄어 이번 여름에는 가족 단위 관광객이 거의 없을 것 같다”며 “예년보다 장마 기간이 길고, 강수량도 많아 해수욕장을 찾는 사람이 줄었다. 날씨가 좋아지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지난 23일부터 연사흘 쏟아진 폭우와 강한 바람으로 인한 높은 파도로 동해안 해수욕장의 수영이 금지된 26일 영업을 중단한 레저 보트들이 속초해수욕장 백사장에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지난 23일부터 연사흘 쏟아진 폭우와 강한 바람으로 인한 높은 파도로 동해안 해수욕장의 수영이 금지된 26일 영업을 중단한 레저 보트들이 속초해수욕장 백사장에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 이후 동해안을 찾는 관광객들의 식당 이용이 줄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강원 정선에서 여행업을 하는 김모(51)씨는 “예전에는 호텔이나 펜션에서 묶는 관광객들이 시장이나 횟집 등 주변 식당을 들러 밥을 사 먹는 경우가 많았다”며 “코로나 이후에는 음식을 집에서 싸 와서 숙소에서 먹는 모습을 많이 봤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되도록 꺼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회적거리두기 영향으로 캠핑족이 증가했으나, 이들은 동해안 숙박 시설이나 식당을 이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관광업계 매출이 대폭 줄었다”고 설명했다.

 
최종권 기자, 강릉=박진호 기자 choigo@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