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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항산화 물질 첨가해 배아의 질 향상…고령 난임 극복에 청신호

중앙일보 2020.07.27 00:04 건강한 당신 4면 지면보기
 인터뷰 -희망이 생명을 만든다 ③ 수지마리아병원 김형준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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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 극복의 걸림돌 중 하나로 난자·정자의 질 저하가 꼽힌다. 특히 여성은 만 38세를 기점으로 난자의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난자의 질이 크게 저하된다. 정모(41)씨 부부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정씨 부부는 병원을 옮겨 다니며 시험관아기 시술만 20회 시도했지만 임신에 번번이 실패했다. 난자·정자의 질이 각각 중하급, 중급으로 좋지 않았다. 게다가 정씨는 과배란을 유도해도 난자가 5개 미만으로 적게 나오는 난소 기능 저하 환자였다. 그러던 중 이들은 지난해 1월 경기도 용인시의 수지마리아병원(마리아병원 분원)을 찾아 시험관아기 시술을 세 번 더 시도했다. 마지막으로 시도한 지난 3월, 배아

배아 꺼내지 않아 손상 막고
자체 개발한 특화 배양액 써
건강하게 분열하며 자라게

 
3개 중 2개가 ‘상급’으로 분류됐고 착상에 성공했다. 그는 현재 임신 21주차에 접어들었다. 수지마리아병원 임상 배아 전문가인 김형준(44·사진) 연구실장은 “타임랩스 시스템과 특화 배양액 덕분에 배아의 질을 끌어올려 임신까지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타임랩스 시스템’은 장비 속에 장착된 카메라가 실시간으로 찍은 배아의 분할 과정을 외부 모니터로 관찰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인큐베이터 시스템과 달리 배아를 꺼낼 필요가 없어 미세 손상을 막는다. 여기에 마리아병원 연구지원본부가 개발한 특화 배양액까지 사용하면 배아가 더 건강하게 분열하며 성장할 수 있다. 특화 배양액의 핵심 성분은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발휘하는 식물 영양소인 레스베라트롤이다. 김 연구실장은 “난자·정자의 질이 저하된 경우 배아가 분열할 때 산화 스트레스가 많이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파편이 많아지는 등 배아 질이 더 떨어질 수 있다”며 “특화 배양액 속 레스베라트롤은 배아의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 배아 질과 임신 성공률을 모두 높인다”고 말했다. 수지마리아병원은 지난해 3월부터 현재까지 난임 부부 1500여 쌍에 대해 이 특화 배양액을 도입한 시험관아기 시술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일반 배양액을 사용할 때보다 임신 성공률이 20% 개선됐다.
 
수지마리아병원은 지난 1월, 레스베라트롤을 국내 최초로 배아 동결 시스템에도 적용했다. 배아 동결 시스템에선 배아를 영하 196도의 액체질소에서 보관하기 위해 배아 세포 속 수분을 제거하고 그 자리에 항동해제를 주입하는데, 수지마리아병원은 이 항동해제에도 레스베라트롤을 첨가했다. 이후 배아를 융해시킬 때 세포에서 항동해제를 제거하고 배양액에서 6시간 이상 배아를 키우는데, 이때 사용하는 배양액에도 레스베라트롤을 넣었다. 김 연구실장은 “배아를 동결 보관했다가 녹이기까지 전 과정에서 배아에 발생할 수 있는 산화 스트레스를 레스베라트롤이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7개월간 수지마리아병원이 난임 부부 600여 쌍에 대해 새로운 배아 동결 시스템을 적용한 결과, 이들의 임신 성공률은 레스베라트롤을 사용하지 않을 때보다 약 25% 높았다. 김 연구실장은 “만 38세 이상의 여성 난임 환자의 경우 레스베라트롤을 활용한 특수 배양 방식으로 임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심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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