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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스타킹·장갑 착용 부위 저리면 당뇨병 의심!

중앙일보 2020.07.27 00:04 건강한 당신 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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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이 알리는 건강 주의보 손과 발은 몸의 말단에서 ‘열일’하며 우리의 일상과 함께한다. 그런데 손발은 때때로 건강 이상 신호를 보낸다. 손발이 저리거나 떨리고, 차갑거나 땀이 나는 등 다양한 증상을 통해서다. 워낙 흔한 증상이라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이들 증상의 원인이 당뇨병·뇌졸중·파킨슨병 같은 중증 질환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손발의 증상에 따라 가늠해볼 수 있는 질환을 짚어본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소파에 기대 TV 볼 때
자신도 모르게 손 떨면
파킨슨병 신호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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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 저림 
디스크 위치 따라 저리는 손가락 달라
 
손발 저림을 단순히 혈액순환 장애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손발 저림의 원인은 혈액순환 장애보다 말초신경 질환, 척추 질환이 흔하고, 중추신경 질환도 원인 질환에 속한다.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이정은 교수는 “손발 저림 증상이 나타날 때 혈행 개선제만 복용했다가 뒤늦게 병원을 찾아와 당뇨병 같은 원인 질환을 발견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의 뼈·인대가 만들어낸 통로(손목 터널)가 여러 이유로 좁아지면서 이곳을 지나는 정중신경이 눌려 발생한다. 이 신경이 뻗친 엄지·검지·중지 손가락 전체, 약지 손가락의 절반(중지에 가까운 쪽)이 저리는 게 특징이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경우 손발이 저리면서 감각까지 둔해지는데, 흥미롭게도 증상 부위가 장갑·스타킹을 신었을 때와 겹친다. 양쪽 발끝에서 발가락, 발목, 무릎 순으로, 양쪽 손끝에서 손가락, 손바닥 순으로 저리는 부위가 양쪽 대칭을 이루며 확대된다. 높은 혈당이 손발 끄트머리에 있는 말초 혈관·신경부터 망가뜨리기 때문이다.
 
추간판탈출증(디스크)의 경우 평소에는 손발이 저리지 않다가 기침이 나올 때처럼 몸에 힘이 순간적으로 들어갈 때 손이나 발이 찌릿찌릿하게 저린다. 추간판의 탈출 위치에 따라 저리는 부위가 다르다. 목뼈 6번과 7번 사이의 추간판이 탈출하면 검지·중지 손가락이, 목뼈 7번~등뼈 1번의 추간판이 탈출하면 약지, 새끼 손가락이 저린다. 허리뼈 5번~엉치뼈 1번 추간판이 탈출한 경우 종아리, 발등 바깥이 저리고 감각이 둔해진다. 한쪽의 손발이 어느 날 갑자기 저리면 뇌졸중의 신호일 수 있다.
 
수족냉증 
손발톱 감염 동반 땐 이차성 레이노병
 
수족냉증은 손발이 지나치게 차가운 증상으로, 갑작스럽게 추운 곳이나 차가운 물건에 노출될 때 교감신경이 예민한 사람에게 잘 나타난다. 말초 혈관이 순간적으로 수축해 발생한다. 수족냉증과 함께 손·발가락 색깔이 하얗게 변했다가 파래진다면 ‘레이노병’을 의심할 수 있다. 환자의 70% 이상은 기저 질환이 없는 일차성 레이노병이다. 수족냉증과 함께 손발톱 주변이 만성적으로 잘 감염되거나 손가락 끝에 궤양이 생겼다면 류머티즘 관절염, 루푸스, 전신성 경화증 등이 원인인 이차성 레이노병에 해당한다. 손이 자주 저리면서 수족냉증이 있다면 혈액순환 장애일 수 있다. 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인선 교수는 “수족냉증으로 내원한 환자 가운데 말초동맥 질환을 진단받는 경우도 있다”며 “정맥 흐름을 파악하는 도플러 초음파검사로 수족냉증 환자의 혈관 이상 유무를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유산소 운동은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도와 수족냉증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빠르게 걷기, 가볍게 달리기 등 약간 숨이 찰 정도의 운동을 주 3회 이상 실시하는 게 도움된다. 세안·샤워 시엔 찬물 사용을 피하고, 냉동실에서 찬 그릇을 꺼낼 땐 냄비 집게나 장갑을 사용하는 게 좋다. 잘 때 장갑·양말을 착용하면 수족냉증 개선에 도움된다. 일차성 레이노병은 칼슘 차단제 같은 혈관 확장제 복용법으로 치료를 시작한다. 호전되지 않으면 손·발가락의 교감신경 차단술을 고려할 수 있다. 이차성 레이노병이나 혈관 질환 등이 원인인 경우 원인 질환 치료와 증상 개선을 병행한다.
 
국소 다한증 
성인 이후 생겼다면 기저 질환 찾아야
 
손·발바닥에 땀이 유독 많은 질환이 국소 다한증이다. 땀 때문에 펜을 잡는 게 어렵거나 악수를 기피하고 싶을 정도로 손에 땀이 많은 경우가 흔하다. 양쪽 손발에서 땀이 주 1회 이상 많이 나고, 이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하면 국소 다한증에 해당한다. 국소 다한증은 원인에 따라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나눌 수 있다. 일차성 국소 다한증은 별다른 기저 질환이 없지만 유전이나 체질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다. 대부분 사춘기 전후에 발병하는데,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땀이 잘 난다. 이차성 국소 다한증은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다. 뇌하수체항진증, 갑상샘기능항진증, 울혈성 심장 질환, 폐기종, 당뇨병 등이 그 예다. 성인이 된 이후 손발에 땀이 유독 많이 나기 시작했다면 원인 질환이 있는지 진료받아 보는 게 좋다.
 
국소 다한증 치료법은 땀 분비를 억제하는 알루미늄 클로라이드 성분의 국소 도포제를 바르는 방법을 비롯해 이온영동치료, 항콜린제 복용, 보툴리눔 독소 주사요법, 수술적 치료 등으로 다양하다. 이 가운데 이온영동치료는 전극이 부착된 수조에 손발을 담근 뒤 전기 자극을 통해 피부·점막으로 약물을 침투시키는 방법으로, 초기 국소 다한증 치료에 효과적이다. 항콜린제나 보툴리눔 독소 주사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분비를 억제해 땀 분비를 줄이는 약물요법이다.
 
손발 떨림 
손가락 새 환약 굴리듯 떨면 파킨슨병
 
나이가 들수록 손발 떨림이 심해지는 경우가 있다.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성영희 교수는 “떨림 증상은 본태성 떨림과 파킨슨병을 구분하는 중요한 척도”라고 강조했다. 본태성 떨림은 주로 40~50대에 증상이 처음 발현해 나이가 들수록 심해진다. 빠르면 10대 때도 떨림 증상이 나타난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장민욱 교수는 “세포마다 고유의 진동수가 있고 이 세포가 조직으로 연결돼 파동을 만드는데, 몸속 여러 파동이 우연히 겹쳐 손발 끝의 떨림을 유발하는 게 본태성 떨림”이라고 설명했다. 파킨슨병은 운동을 제어하는 도파민의 신경세포가 점차 감소하며 손발이 떨리게 되는 퇴행성 질환이다. 엄지·검지 사이에 마치 환약을 넣어 굴리는 듯한 ‘환약 말이 떨림’도 동반된다.
 
본태성 떨림은 ‘활동 시 떨림’이다. 움직이려 할 때 떨림이 심해진다. 물컵을 들어 마실 때 손이 떨려 물이 넘치기도 한다. 반면에 파킨슨병은 ‘안정 시 떨림’이다. 힘을 빼고 있을 때 자신도 모르게 떤다. 소파에 편하게 기댄 자세에서 TV를 볼 때 자신도 모르게 손을 떠는 식이다. 모기향 모양을 선으로 그려 테스트하는 방법이 있다. 본태성 떨림 환자는 증상의 경중과 관계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파르르 떤 상태로 나선형을 그리는 반면, 파킨슨병 환자는 일부 구간에선 정상인처럼 올곧게 그린다. 떨림이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로 심해졌거나 몸동작이 느려졌다면 정확한 진단과 함께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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