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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아침 햇살 가까이, 야식·술 멀리···뒤척이는 당신을 꿀잠 속으로

중앙일보 2020.07.27 00:04 건강한 당신 2면 지면보기

여름철 불면증 극복하려면 

여름철에는 기온이 높고 낮이 긴 데다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아 좀처럼 숙면하기 어렵다. 장마 기간에는 폭우가 밤새 쏟아져 잠을 방해한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석훈 교수는 “휴가 후유증과 계속 이어지는 더위 탓에 밤잠을 못 들고 불면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며 “불면증이 계속되면 집중력 저하, 졸음 등으로 다음 날 업무에 지장을 주거나 각종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불면 증상 3주 이상 지속 땐
근본 원인 찾아 치료 받아야
오전 9시 이전에 일어나도록

체온은 하루 24시간 주기로 오르락내리락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오르기 시작해 오후 6시쯤 최고조에 달하고 잠자리에 들면서 점차 떨어진다. 체온이 내려가면서 잠이 드는 것이다. 근데 한여름에는 밤에도 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열대야 현상이 나타난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신경과) 원장은 “어두워지고 체온이 떨어지면서 뇌가 밤이 왔다는 신호를 인식해야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분비된다”며 “열대야에는 한밤중에도 한낮과 비슷한 27~28도를 오르내리면서 뇌가 낮인지 밤인지 구분하지 못해 불면증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열대야엔 뇌가 밤인지 몰라 

휴가 땐 출근 부담이 없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곤 한다. 잦은 늦잠은 수면 리듬을 깨뜨린다. 일상으로 복귀한 후 얼마간 쉽게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기 일쑤다. 자칫 수면 리듬을 회복하지 못하면 불면 증상이 만성화할 수 있다. 일주일에 4일 이상 ▶잠드는 데 20분 이상 걸리는 경우 ▶잠자는 중간에 두 번 이상 깨는 경우 ▶원치 않는 이른 시간에 깨는 경우가 3주 넘게 이어지면 불면 증상이 만성화하기 시작한다는 의미이므로 병원에서 근본 원인을 찾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불면증은 원인에 맞게 약이나 인지행동 요법, 수술 등으로 치료한다. 예컨대 불면증의 원인이 부정맥이라면 심장박동수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약을 먹으면서 수면 유도제로 수면 리듬을 회복시킨다. 코골이나 심각한 코막힘 탓에 자주 깨면 수술해 근본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인지행동 요법은 환자의 직업적 특성, 생활 환경에 맞게 잠자는 방법을 교육해 불면증을 개선한다.
 
요즘에는 수면 영양제 혹은 보조제라는 이름으로 불면증에 효과가 있다고 광고하는 제품이 쏟아져 나온다. 한 원장은 “시차가 나 잠시 수면 리듬이 흐트러질 때 리듬 회복을 위해 임시로 사용해볼 수 있다”며 “다만 불면증의 근본 치료법이 아니기 때문에 임의로 2~3주 이상 먹다가 치료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경안정제류인 수면제도 꼭 필요한 경우 단기간만 쓰도록 권한다. 정 교수는 “짧은 기간 동안 수면제를 사용하면 효과적이고 손쉽게 불면증을 해결할 수 있지만, 장기간 사용 시 금단 증상이 발생하고 의존성이 높아져 권장하지 않는다”며 “무엇보다 올바른 수면 습관을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뇌의 생체 시계가 정상적으로 움직이도록 일정한 시간에 기상할 것을 권한다. 잠을 설쳤다고 늦잠 자거나 일찍부터 잠자리에 들어 어제 못 잔 잠을 보충하려다 보면 불면의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자연광은 천연 수면 영양제다. 자외선이 강한 여름에는 오전 9시 이전에 햇빛을 쐬는 게 좋다. 한 원장은 “오전 7~8시에 실외에서 30분 정도 걷거나 앉아서 햇빛을 쐬면 뇌가 일찍부터 작동해 체내에 멜라토닌을 많이 쌓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상 후 밖에서 30분 걷기 

땀이 촉촉하게 날 정도로 하루 30분가량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도 수면 장애 개선에 좋다. 다만 지나치게 격렬한 운동은 삼가고 잠자기 2~3시간 전까지 마친다. 또한 잠이 안 온다고 해서 늦게까지 TV나 휴대전화를 보면 시각적인 자극이 뇌로 전달돼 각성 상태를 유지할 수 있으니 자제한다. 먹는 데도 요령이 필요하다. 밤에는 과식하지 말고 카페인 음료나 수분이 많은 수박, 시원한 음료를 많이 먹어 화장실을 다니느라 잠을 깨는 일이 없도록 한다. 
 
잠이 쉬이 오라고 술을 마시는 건 잘못된 방법이다. 수면 뇌파를 변화시켜 깊은 잠을 못 자게 한다. 여름철 적정 침실 온도는 25~26도 선이다. 서늘하면 잠이 잘 오긴 하나 체온이 떨어져 자다가 깰 수 있다. 한 원장은 “더우면 잠들기 전 에어컨을 26도로 2시간 타이머 설정을 해놓고 몸에 닿지 않는 간접 선풍기를 돌리면 공기를 시원하게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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