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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포스트 코로나 시대 목표는 '하나의 건강한 세계' 만들어 나가는 것

중앙일보 2020.07.27 00:04 건강한 당신 1면 지면보기
김영훈 고려대의료원장(왼쪽)과 짐 데이토 하와이대 명예교수의 온라인 대담 모습

김영훈 고려대의료원장(왼쪽)과 짐 데이토 하와이대 명예교수의 온라인 대담 모습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 고려대의료원이 주최한 ‘넥스트 노멀 컨퍼런스 2020’에 참석한 세계의 석학들은 “오늘날 인류의 선택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세상은 얼마든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려대의료원 주최 '넥스트 노멀 컨퍼런스 2020'

바이러스 전문가인 송진원(미생물학교실) 고려대 의대 교수는 한타바이러스 사례를 통해 코로나19의 대응 방안을 역설했다. 한타바이러스는 코로나19와 같은 RNA 바이러스로 신증후군출혈열(유행성 출혈열)의 원인이다. 1950년대는 이유 모를 질병이었지만 76년 고려대 이호왕 교수가 바이러스를 분리한 후 세계 첫 백신 개발까지 성공했다. 하지만, 아직도 중국에서만 연간 1만7000여 명이 감염되는 등 한타바이러스의 발생·변이 사례는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송 교수는 “장기적 관점에서 코로나바이러스도 글로벌 감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온라인으로 컨퍼런스에 참석한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대응’과 함께 ‘대비’를 강조했다. 그는 ‘K-방역’의 성공 요인에 대해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이후 투명한 정보 공개와 빠른 진단 검사, 환자 분리·분류 시스템을 갖춘 점이 주효했다”며 “신종 감염병의 빠른 대처를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등 새로운 기술을 도입·활용하는 데 관심을 기울일 때”라고 말했다.
 
컨퍼런스 주제인 ‘하나의 세계, 하나의 건강’에 걸맞게 경제·인권 등 사회 전반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펼쳐졌다. 코로나19와 경제를 주제로 발표한 마틴 매키 런던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 후 국민 건강을 위한 차단·봉쇄와 이로 인한 실직, 수입 감소 등 경제적 타격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 나라가 많았다”며 “가장 우선해야 하는 가치는 인간의 생명”이라고 강조했다.
 
매키 교수에 따르면 실제로 1918년 스페인 독감이 유행할 당시 미국에서 시민의 건강을 위해 가능한 한 일찍 도시를 봉쇄하고 늦게 개방한 곳의 경제 회복 속도는 그렇지 않은 곳보다 오히려 더 빨랐다. 시민들이 안전하다고 느껴야만 경제 활동 참여가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그는 “취약 계층 보호와 의료 기반 확충, 고용 유지, 재정 정책 등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단, 감염병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포퓰리즘 정책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인간과 자연, 국가와 국가 간의 관계를 돌아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우주(감염내과) 고려대 의대 교수는 “에볼라·메르스·코로나19 등 신종 감염병의 잦은 유행은 인간이 자연을 경시하고 파괴한 결과”라며 “과거를 반성하고 자연과의 공존 방안을 모색해 감염병 발생 자체를 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지호 맨체스터대 인도주의 분쟁대응 연구소 교수는 “세계가 밀접하게 연결된 만큼 한 국가, 한 계층이 감염 대응에 실패하면 코로나19의 종식은 기대할 수 없다”며 “우리나라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북한 등 방역 취약 국가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짐 데이토(정치학과) 하와이대 명예교수는 “전 세계가 한국의 문화와 성공적인 방역 대책에 영감을 받고 있다”며 “이 기회를 살려 한국이 협력과 연대를 기반으로 미래의 새로운 길을 제시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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