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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이재명, 예사롭지 않은 만남…"안 만나는 게 이상" 해석도

중앙일보 2020.07.26 21:48
2018년 10월 당시 김부겸(왼쪽) 행정안전부 장관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청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는 모습. [뉴스1]

2018년 10월 당시 김부겸(왼쪽) 행정안전부 장관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청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는 모습. [뉴스1]

당 대표 후보인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과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7일 오전 경기도청에서 만남을 갖는다. 
경기도청은 26일 오후 '추가) 09:40 김부겸 전 의원 접견'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기자단에 전송했다. 오전 10시로 예정된 김 전 의원의 경기도 기자간담회에 앞서 두 사람이 잠시 만나기로 했다는 것이다. 3명의 당 대표 후보 중 출마선언 이후 이 지사를 만나는 것은 김 전 의원이 처음이다. 이낙연·박주민 의원 측은 아직 이 지사와 만남을 요청하지 않은 상태다. 
 
이번 면담은 김 전 의원 측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김 전 의원 측 관계자는 “당초 2주 정도 전에 면담이 예정돼 있었는데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 등으로 혼란이 계속되며 기자간담회나 면담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 돼 일정이 계속 미뤄졌다”며 “이 지사로부터 경기도 지역 현안에 대해 설명을 듣고 당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의견도 청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 측은 이 지사와의 면담에 대해 “서로 덕담을 나누고 지역 현안을 듣기 위한 전국 순회 일정의 하나일 뿐”이라며 정치적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7일 광주를 시작으로 전주(8일)·서울(9일)·울산(14일)·충청(16·17일)·경북(19일)·강원(20일) 등 전국 순회 일정을 소화하면서 각 광역자치단체장과 면담하고 지역 기자들과의 간담회를 계속해 왔다. 지난 18일엔 김경수 경남지사를, 19일엔 권영세 안동시장을 만났다. 두 사람의 만남은 원래 지난 10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박 전 시장 사망 사건으로 인해 일정이 한 차례 취소됐었다. 김 전 의원의 캠프 관계자는 “전당대회는 결국 대의원·권리당원 표가 85%인 당내 선거라 원래 전국을 돌며 도지사·시장·군수 등에 도움을 청하는 게 핵심”이라며 "이 지사라고 안 만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지사 측도 "대법원 선고(지난 16일) 이전에 이미 잡힌 일정이었다"며 "이 지사는 경기도정에 관련된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도 강한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2위를 기록해 온 이 지사 입장에선 '이낙연 당 대표'보다는 '김부겸 당 대표'가 나을 수 있다"(익명을 원한 정치컨설턴트)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당내 조직적 기반이 취약한 이 지사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 의원의 기세가 한 풀 꺾여야 다가오는 대선 후보 경선에서 유리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반면 김 전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선언부터 "노무현·문재인 정신 계승"을 강조하면서 '친노''친문' 진영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애써왔지만 친문 진영의 호응을 얻는 데 곤란을 겪어왔다는 평가다. 게다가 선명성이 강한 친문으로 분류되는 박주민 의원의 갑작스런 출마로 이같은 곤란은 더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 지사 지지층의 지원이 절실할 수 있는 상황이다.
 
김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은 “이 지사의 경우 이미 드러난 대권 주자란 특성상 지금까지 김 후보가 면담한 다른 지자체장과는 결이 다른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며 “김 후보와 이 지사가 서로 지지층을 흡수하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될 경우 시너지가 발휘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두 사람은 향후 전당대회와 대선 후보 경선과정에 암묵적 동맹관계로 묶일 여지가 있는 관계”라며 “이번 면담을 기점으로 둘 간의 직접적인 소통 창구가 생기는지 여부가 보이지 않는 관전포인트”라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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