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만 잘하면 된다는 류현진, 토론토 도우미들 떴다

중앙일보 2020.07.26 14:36
"나 빼고 다 잘했다."
'코리언 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25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MLB) 개막전 탬파베이 레이스와 원정 경기를 치르고 남긴 말이다. 이날 류현진은 4와 3분의 2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4탈삼진 3실점으로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투구를 했다. 그러나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타선이 터지면서 팀은 6-4로 이겼다.
 
25일 탬파베이와 MLB 개막전에서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는 류현진. [AP=연합뉴스]

25일 탬파베이와 MLB 개막전에서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는 류현진. [AP=연합뉴스]

올 시즌을 앞두고 류현진은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약 963억원)를 받는 조건으로 자유계약(FA)을 맺었다. 팀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으면서 단숨에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그런 류현진이 개막전에서 5회도 다 끝내지 못하고 일찍 강판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의 투구는 대단했다. 실투는 홈런을 허용한 그 공뿐이었다"고 칭찬했다. 류현진은 5회에 탬파베이 외야수 쓰쓰고 요시모토(일본)에게 투런포를 맞았다. 
 
류현진은 부족한 투구를 인정했다. 그는 "나 빼고 다 잘했다. 몸이 평소보다 들떠있었다. 긴장이 많이 되면서 전체적인 투구 밸런스를 잃었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MLB 정규시즌이 4개월 늦게 시작하면서 60경기만 치러진다. 그만큼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하다. 아무리 멘털이 강한 류현진이라도, 새 팀에서 에이스로서 나서는 첫 경기가 떨릴 수밖에 없었다. 
 
토론토 내야수 캐번 비지오. [AP=연합뉴스]

토론토 내야수 캐번 비지오. [AP=연합뉴스]

그런 류현진을 도와준 건, 패기 넘치는 젊은 타자들이었다. 뛰어난 2세 선수로 주목받고 있는 2루수 캐번 비지오(25)는 첫 경기부터 류현진의 특급 도우미가 됐다. 비지오는 이날 5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비지오는 3-1로 앞서 있던 5회 초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포를 날렸다. 류현진이 4회 말부터 제구가 흔들리면서 불안한 모습이었는데, 비지오의 큼지막한 홈런으로 패전투수가 되진 않았다. 비지오는 26일 탬파베이전에서도 3타수 2안타로 불방망이를 자랑했다. 비지오는 MLB 수퍼스타 아들이다. 그의 아버지 크레이그 비지오(55)는 명예의 전당 회원이다. 1987년 드래프트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지명된 뒤 2007년 은퇴까지 뛴 '휴스턴의 심장'이다. MLB에 30명뿐인 3000안타 클럽(3060개) 멤버이기도 하다. 
 
토론토 포수 대니 잰슨. [사진 대니 잰슨 인스타그램]

토론토 포수 대니 잰슨. [사진 대니 잰슨 인스타그램]

류현진의 새로운 짝꿍이 된 포수 대니 잰슨(25)과 리즈 맥과이어(25)도 착실한 도우미로 기대되고 있다. 류현진은 25일 경기에서 호흡을 맞춘 잰슨에 대해 "잰슨과 경기 전 미팅에서 말했던 대로 경기 운영이 잘 됐다. 시범경기보다도 오늘 더 호흡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잰슨은 수비형 포수이지만 이날 3타수 1안타 1득점으로 노력했다. 맥과이어는 백업 포수이지만 공격 능력이 좋아서 종종 류현진과 배터리가 돼 나올 수 있다. 맥과이어는 26일 탬파베이전에서 7회 솔로포를 날려 팀의 영봉패를 막았다. 
 
그 외 상위 타선을 구성하고 있는 유격수 보 비셰트(22), 1루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1) 등이 첫 경기부터 꾸준한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류현진은 "어린 선수들이 상위타선에서 꾸준하게 점수 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계속해서 어린 선수들이 힘내서 하면 좋은 결과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류현진은 오는 30일 오전 7시에 열리는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경기에서 올 시즌 두 번째 선발로 나선다. 홈 경기지만 워싱턴 홈 구장인 내셔널스 파크에서 경기한다. 토론토의 홈 구장으로 결정된 미국 뉴욕주 버펄로에 위치한 토론토 산하 트리플A팀 홈구장 샬렌필드 조명과 부대시설을 정비하는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날 상대 선발투수는 사이영상 출신 맥스 슈어저(36)가 예상된다. 홈 경기지만 이점은 없고, 상대 에이스와 대결까지 해야 해 류현진에겐 도우미들의 활약이 더욱 필요해졌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