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박원순 분향소 놓고 하태경 “내로남불”…서울시 “방역 위반 아냐”

중앙일보 2020.07.24 18:07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故)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故)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서울시청 앞에 설치됐던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분향소를 둘러싸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하태경 의원 24일 페이스북에서 지적
“집회 금지규정 어겨 감염병예방법 위반”
서울시 “집회 아닌 제례, 방역 수칙 지켜”
7월까지 서울광장 민간 행사 신고 제한
서울시는 행정재산이라 신고 필요 없어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24일 페이스북에 ‘코로나 방역체계 무너뜨린 서울시의 내로남불 유권해석 공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하 의원은 지난 12일에도 이 문제를 제기했었다.
 
하 의원은 24일 글에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을 위반한 고 박원순 분향소 설치 책임을 묻자 ‘제례(장례나 예배)’는 집회가 아니라서 괜찮다고 답했다”며 “그러나 지난 4월 서울시는 사랑제일교회 예배를 불법 집회로 판단하고 경찰에 고발해 같은 사안을 놓고 서울시 집회는 합법, 시민 집회는 불법이라고 했다”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서울시 해석대로라면 시내 모든 광장에서 장례·축제·공연 등 집시법 상 집회로 볼 수 없는 행사를 진행해도 크게 문제될 게 없다”며 “서울시와 이를 알고도 책임을 회피한 방역 당국에 모든 법적 조치를 묻겠다”고 했다. 
 
서울시는 하 의원에게 이런 답변을 보냈다.
“서울시 집회금지 조치의 대상은 집회금지 대상 장소에서의 모든 집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에 의거 적용을 받는 집회 및 시위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에 제례에 해당하는 분향소는 서울시의 집회금지 조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故)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故)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이와 관련해 서울시 총무과 관계자는 24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집시법 15조에 학문·예술·체육·종교·의식·친목·관혼상제·국경일행사에 관해서는 신고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며 “분향소 조문은 집회 금지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서울시는 감염병예방법 49조에 따라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집회, 제례 등의 행사를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고 이에 올해 2월 22일부터 서울광장 등의 집회가 금지됐다. 그러나 서울시는 박원순 분향소가 금지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답한다”고 했다. 감염병예방법 내용과 서울시 해석이 배치된다는 주장이다. 
 
감염병예방법 49조는 감염병 예방을 위해 시장이 흥행, 집회, 제례 또는 그 밖의 여러 사람의 집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행위를 하도록 규정한다. 다만 모든 행위를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필요한 일부 조치를 해도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강행규정이 아니기 때문에 위험도가 높은 도심 내 집회를 우선적으로 금지한 것”이라고 말했다.   
 
고 박원순 분향소 설치 둘러싼 주장 vs 반박
하태경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집회 금지규정 위반" 
서울시 "집회 아닌 제례, 방역 수칙 지키며 진행"
 
하태경 "감염병예방법 49조에 집회, 제례 다 포함"
서울시 "모든 항목 의무 아냐, 집회만 제한한 것"
 
하태경 "집회 제외한 장례, 공연, 축제 다 해도 되느냐"
서울시 "감염 위험 낮은 작은 규모 행사는 하고 있어"
 
하태경 "사랑제일교회도 제례 행사인데 서울시가 왜 고발"
서울시 "현장조사 불응해 고발, 집회 금지규정과 관계없어"
 
하태경 "서울시 감염병예방법 위반으로 고발"
서울시 "해당 건으로 조사받고 있는 것 없다”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故)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故)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하 의원은 그러나 “서울시 답변대로라면 모든 광장에서 장례·공연·축제 등 집시법 상 예외되는 행사를 진행해도 되는 것이냐. 이는 코로나 방역 대원칙을 무너뜨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집회 신고가 필요 없는 기자회견, 공연 등의 행사 중 통행을 방해하지 않는 작은 규모 행사는 지금도 행해지고 있다”며 “감염 위험이 낮기 때문이며 큰 규모의 공연이나 축제 등은 도심 내 집회 금지 규정에 해당하지 않지만 감염법예방법 49조에 따라 별개 조치로 금지하고 있다”고 재차 반박했다. 
 
결국 서울시의 재량에 따라 건별로 금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서울역광장·서울광장·광화문광장과 인근 도로를 민간에서 사용하려면 서울시에 신고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7월 말까지 신고를 제한하고 있다”며 “서울광장은 서울시 행정 재산이기 때문에 고유 목적으로 서울시가 직접 사용할 때는 신고할 필요가 없으며 방역 조치를 충분히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측은 또 하 의원이 비슷한 이유인 제례(예배) 목적으로 모인 사랑제일교회를 서울시가 고발했다는 지적에 “사랑제일교회는 도심 내 집회 금지 규정과 관계없이 교회 현장점검 불응에 따라 집합금지명령을 내렸음에도 이를 어겼기 때문에 고발한 것으로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사안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미래통합당 하태경 의원.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하태경 의원. 연합뉴스

 
또 “서울시가 감염병예방법 위반으로 고발돼 사법당국이 조사하고 있다”는 하 의원 주장에 대해서도 서울시 측은 “조사받고 있는 건이 없다”고 부인했다. 
 
한편 서울시는 최근 광화문광장에 차려진 고(故) 백선엽 예비역 대장 시민 분향소에 대해 광장 사용이 금지됐음에도 허가 없이 분향소를 차렸다는 이유로 331만원가량의 변상금을 물리기로 해 형평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가에서 주관한 행사였다면 달랐을 것”이라며 “국가에서 한다고 해도 협조공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