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망 속보때 음악방송 튼 KBS…"수신료 아깝다" 성난 부산

중앙일보 2020.07.24 16:16
부산 동구 동천 범람으로 24일 오전 부산 동구 범일동 주민들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부산 동구 동천 범람으로 24일 오전 부산 동구 범일동 주민들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재난 방송을 주관하는 KBS가 심각한 부산 지역 폭우 피해에도 불구하고 재난 방송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4일 KBS청원게시판에는 “부산에서는 수신료 받아 가지 마세요”라는 제목으로 항의글이 게시됐다. 글을 올린 이모씨는 “지금 부산에 비가 와서 거의 모든 도로가 침수되고 건물로 비가 다 들어차는데 뉴스에서 한두 꼭지 하다가 만다”며 “수신료의 가치를 전혀 못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 청원은 올라온 지 하루도 되지 않아 약 400명의 동의를 얻으며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고 있다.

지난해 4월 동해 산불 사태 이어 또 논란
여당선 "재난보도하는데 경영난 도와줘야"

 
KBS는 지난해 4월 강원도에 대형 산불이 났을 때도 3단계 발령이 나고도 1시간이 지난 뒤 특보를 내는가 하면 10분 남짓 방송한 뒤 ‘오늘밤 김제동’을 내보내 많은 비판을 받았다. 또 강릉 주변에 중계차를 두고도 고성에서 중계하는 것처럼 속여 논란이 됐다. 이에 KBS는 TF를 가동하는 등 재난방송 체계를 다듬겠다고 했지만, 1년여 만에 비슷한 논란이 재연된 셈이다.
2019년 4월 1일 오후 강원 고성군 도원리의 주택 화재가 산불로 번져 도학초교 야산에서 연기와 불길이 치솟고 있다. 현재 고성지역에는 건조주의보와 강풍주의보가 동시에 내려져 있다. [연합뉴스]

2019년 4월 1일 오후 강원 고성군 도원리의 주택 화재가 산불로 번져 도학초교 야산에서 연기와 불길이 치솟고 있다. 현재 고성지역에는 건조주의보와 강풍주의보가 동시에 내려져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KBS 측은 재난 방송 대응 단계에 따라 보도했다는 입장이다.

 
KBS는 “전날 오전 9시부터 재난방송 1단계에 해당하는 ‘하단 스크롤’ 자막 방송을 하기 시작했고 이는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전날 밤 10시 20분부터는 TV 화면 우측 상단에 각 지역 특보 발효 상황을 전달하는 데이터 자막 방송을 실시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KBS ‘뉴스9’에서 한 꼭지 정도에 그친 점이나 사망 속보가 전해진 24일 자정 무렵부터 특보 체제로 전환하지 않고 예정됐던 음악방송 ‘올댓뮤직’을 송신했다는 점에서 ‘충분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부산 지역엔 시간당 8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최근 20년 중 5번째로 많은 강우량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3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했으며, 이재민 80명이 집계됐다. 
부산지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23일 오후 연제구 연산동의 한 도로가 침수됐다. [뉴시스]

부산지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23일 오후 연제구 연산동의 한 도로가 침수됐다. [뉴시스]

 
한편 지난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한상혁 방통위원장 인사청문회 당시 여당 의원들은 KBS의 재난방송 등의 업무를 거론하며 수신료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재난방송 등 중요 방송을 전달하는 역할과 책임이 있는 공영방송의 심각한 경영난을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한상혁 후보자는 “가장 중요한 재원 문제가 해결돼야 양질의 콘텐트를 생산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진다”며 “그 부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관련기사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