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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장급 인사 직전 터졌다, '박원순 피소 유출' 미묘한 파장

중앙일보 2020.07.24 15:19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력 사건 2차 기자회견'에서 김재련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대비 전국 지검장 회의'에 입장하고 있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뉴스1‧뉴시스]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력 사건 2차 기자회견'에서 김재련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대비 전국 지검장 회의'에 입장하고 있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뉴스1‧뉴시스]

대검찰청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 측 면담 요청을 서울중앙지검이 거절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진상을 파악하고 있다. 다음 주쯤 이뤄질 검사장급 이상 인사와 맞물리면서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박 전 시장에게 피소 사실이 어떤 경로로 전달됐는지 의문이 여전한 가운데 각각 고검장과 검사장 승진 대상자인 이성윤(58‧사법연수원 23기) 지검장과 김욱준(48‧사법연수원 28기) 4차장 검사가 보고를 받았는지 확인 여부가 인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검찰청은 24일 “주무부서에서 면담 요청과 관련해 경위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대검은 서울중앙지검의 형사 사건을 보고 받는 형사부(부장 김관정)를 통해 경위를 파악하도록 했다. 형사부 검토 뒤 사안의 경중에 따라 사건이 인권부(부장 노정환)나 감찰부(부장 한동수)로 넘어갈 수 있다.  
 

고검장 승진 대상자 이성윤 지검장 논란 중심될 수 있어  

 
다만 “어느 선까지 보고를 했다고 경위를 전달했는가”라는 물음에는 대검과 중앙지검 모두 “알려 줄 수 없다”며 함구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대검 간부를 지냈던 검사 출신 변호사는 “이성윤 지검장이나 김욱준 4차장 둘 중 한 명 혹은 둘 모두 보고를 받았을 텐데 공식적으로 확인되는 순간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라며 “인사 발표 직전이라 승진 경쟁자들의 제보도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법무부는 지난 16일 사법연수원 27∼30기를 상대로 인사검증 동의서를 받았다. 다음주쯤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다음달 초에는 차장·부장검사급 중간간부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2일 김영대‧양부남 두 고검장이 사표를 내면서 검사장급 이상 공석은 여덟 자리로 늘었다.  
 
오는 9월 8일 퇴임하는 권순일 대법관의 후임 후보자를 추천하는 대법관 추천위원회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려 김명수 대법원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박경서 추천위원장(왼쪽부터)과 대화하고 있다. [중앙포토]

오는 9월 8일 퇴임하는 권순일 대법관의 후임 후보자를 추천하는 대법관 추천위원회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려 김명수 대법원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박경서 추천위원장(왼쪽부터)과 대화하고 있다. [중앙포토]

대검은 유현정(47‧사법연수원 31기)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이 지난 7일 피해자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의 면담 요청을 거절한 경위와 함께 서울중앙지검 지휘부도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었는지, 대검에는 왜 보고를 안했는지 확인하고 있다. 검찰보고사무규칙에 따라 ‘사회의 이목을 끌만한 중대한 사건’은 상급 검찰청과 법무부에 동시에 보고해야 한다.  
 
유 부장검사는 지난 7일 김 변호사에게 “검토를 해보고 다시 연락하겠다”고 했다가 같은 날 다시 전화를 걸어 “일정이나 절차상 사전 면담은 어려우니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절차에 따라 고소장을 접수하라”고 안내했다. 김 변호사는 다음날인 8일 오후 검찰 대신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냈다.

 

검찰 내부서도 “의식없는 환자 원무과로 돌려보낸 격” 비판

 
이런 과정은 피해자 보호 측면에서 지나치게 소극적이라, 누구한테까지 보고됐는냐를 떠나 조치의 적절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한 현직 검사는 “피해 증거 확보가 시급한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면담 시 고소장과 변호인 선임계를 함께 들고 오도록 안내했어야 했다”며 “의식 없는 환자가 응급실로 긴급 후송되어 왔는데 원무과에 접수하고 오라고 되돌려 보낸 격”이라고 비판했다.  
  
검찰에는 박 전 시장에게 피소 사실을 알려준 사람을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수사해달라는 고발장이 여러 건 접수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이창수)가 지난 17일 고발 사건을 배당받았지만 본격 수사에 나서지는 않았다. 경찰·청와대·여성단체에 이어 서울중앙지검도 박 전 시장이 사망하기 전에 피소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다른 검찰청이나 별도 수사팀에 사건을 맡겨야 하는 지적도 나온다. 야당 일부 의원들은 국회에서 특임 검사를 임명해서라도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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