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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후계자' 차남 6년만에 美서 체포…송환 수년 걸릴듯

중앙일보 2020.07.24 12:56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2014년 사망)의 차남 유혁기(사진)씨가 지난 22일 미국 뉴욕에서 체포됐다. 유 전 회장의 계열사 경영을 주도하는 실질적인 후계자로 알려져 있다. [연합뉴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2014년 사망)의 차남 유혁기(사진)씨가 지난 22일 미국 뉴욕에서 체포됐다. 유 전 회장의 계열사 경영을 주도하는 실질적인 후계자로 알려져 있다. [연합뉴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2014년 사망)의 차남 유혁기(48)씨가 미국 뉴욕에서 체포됐다.

 
 
24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세월호 운영 선박회사에 대한 횡령 혐의를 받는 유씨가 현지 시간으로 지난 22일 뉴욕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의 자택에서 붙잡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니콜 내버스 옥스먼 미 법무부 대변인은 “유씨가 별다른 저항 없이 연방보안관실(USMS)에 체포됐으며, 같은 날 구류 상태에서 화상으로 화이트플레인스 지방법원에 출석했다”고 전했다. 이어 “미 법무부 산하 국제형사과(OIA)와 뉴욕 남부지검이 유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데릭 위크스트롬 뉴욕 남부지검 소속 연방검사는 소장을 통해 유씨가 허위 상표권 계약이나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2억3000만 달러(약 276억원) 상당의 자금을 편취하기 위해 일가가 운영하던 회사들과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고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유대균씨 [연합뉴스]

고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유대균씨 [연합뉴스]

섬나씨 2014년 프랑스서 체포됐지만 불복 소송으로 2017년 송환  

유씨는 고(故) 유병언 회장의 2남 2녀 중 한국 검찰이 유일하게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던 인물이다. 이번에 한국 정부가 미국에 제출한 범죄인 송환 요청에 따라 붙잡혔다. 세월호 소유자인 선사 청해진해운의 실질적인 지배주주였던 유 전 회장의 뒤를 이어 계열사 경영을 주도하는 등 사실상 후계자로 알려졌다. 검찰은 유씨 일가가 안전 의무를 위반하고 자금을 횡령하는 과정에서 무리한 과적 등으로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유 전 회장은 2014년 7월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장남 대균(50)씨는 2002∼2013년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을 비롯한 세모그룹 계열사 7곳에서 상표권 사용료와 급여 명목으로 73억9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로 기소돼 2015년 징역 2년형을 확정받았다.
 
역시 횡령 혐의를 받는 장녀 섬나(53)씨는 2014년 5월 프랑스에서 붙잡혔지만 송환 결정에 불복하는 소송을 계속 제기하다 2017년 6월에 한국으로 강제 송환됐다. 혁기씨도 미국에서 불복 소송을 제기하면 섬나씨처럼 수년 뒤에나 한국에 올 가능성이 있다.  
  
섬나씨는 송환 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2018년 9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과 추징금 19억4000만원 확정판결을 받았다. 그는 2011년∼2013년 유병언 회장 계열사를 운영하면서 수십억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는데, 혁기씨도 한국으로 송환되면 관련된 수사를 인천지검에서 받을 예정이다.  
 
세월호 참사 구상금 청구 소송 판결[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구상금 청구 소송 판결[연합뉴스]

법원 “세월호 참사 수습 비용 3남매가 3분의 1씩 나눠 내라” 

한편 법원은 올해 1월 세월호 참사의 수습 과정에서 국가가 지출한 비용 중 70%를 “유 전 회장의 자녀인 섬나·상나(51)·혁기씨 남매가 1700억여원을 3분의 1씩 나눠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한 사람당 500억원 이상 물어내야 하는 셈이다. 장남 대균씨에 대해서도 구상금을 청구했지만, 재판부는 적법하게 상속 포기가 이뤄졌다고 보고 기각했다.  
 
 
세월호 사건의 수습 과정에서 세월호 특별법에 따른 손해배상금 등 비용을 지출한 국가는 사고에 책임이 있는 유 전 회장 자녀들과 청해진해운 주주사 등을 상대로 4213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는 상법이 정한 ‘업무집행 지시자’, 민법이 정한 ‘공동 불법행위자’로 유 전 회장이 세월호 참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국정조사나 세월호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운영 등 국가의 작용에 관련한 비용은 제외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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