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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코미디” “왜 이리 민감” 태영호 사상전향 질의에 여야공방

중앙일보 2020.07.24 12:02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에게 질의하고 있다. 뉴스1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에게 질의하고 있다. 뉴스1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을 두고 여당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에게 ‘사상 전향’ 여부를 질문했기 때문인데, 여당인 민주당 측은 ‘슬픈 코미디’라고 밝혔다.
 
반면 통합당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민주당이 태 의원의 발언으로 희석하려 한다는 것이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사실 슬픈 코미디 같은 장면”이라며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에서 정말 수준 낮은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사상 검증은 가능하지만 사상 전향이란 전혀 다른 문제”라며 “민주화운동을 했다고 사상 전향을 하라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국회 청문회장에서 ‘전형적인 색깔론’이자 ‘악의적인 프레임’이 제기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우리가 했던 민주화운동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사상 전향이란 단어에 주목할 게 아니라 질문을 했던 취지를 볼 필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윤 의원은 “태영호 의원이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듯이 이인영 후보자도 대한민국 4선 국회의원이다”며 “이 후보를 뽑았던 구로지역 주민들에 대해서 무시하는 행위고 대한민국 국회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반면 통합당은 민주당이 태 의원을 강하게 비난하는 것이 이 후보자에 대한 통합당의 검증 작업을 희석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후보의 아들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했던 김기현 통합당 의원은 같은 방송에서 “그런 질문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니면 아니라고 하면 될 일인데 여당이 벌떼처럼 달려들어 공격하는 것을 보고 너무 민감하다고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태 의원의 ‘사상 전향’ 질문에 대해 “이 후보자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제1기 의장을 했고, 전대협이 김일성·김정일에 충성맹세를 한 주사파라는 것은 상식”이라며 “태 의원은 장관이 되려는 사람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대한 확신이 있는지 질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태 의원을 향한 여당의 비판에 대해선 “여당 의원이 태 의원을 ‘북에서 온 사람’이라고 했는데 태 의원은 대한민국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이라며 “여당은 ‘남쪽 사정을 잘 모른다’고 했는데, 대한민국이 남쪽인가. 그 표현을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대한민국을 더 배워야 한다” 지적부터 “변절자” 비판까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전환 K-뉴딜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전환 K-뉴딜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이 후보자 청문회를 보면서 ‘어이가 없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며 “할 말이 많지만, 야당 입장도 있으니 말을 삼가겠다”고 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철 지난 색깔론의 비타협적 투쟁, 집단 이기주의 등 우리 시대가 청산하고 극복해야 할 일들이 동시에 한꺼번에 나타나 힘들고 답답한 하루였다”고 지적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색깔론에 빠져 청문회를 정책 검증이 아닌, 사상 검증의 장으로 만든 것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고 (통합당은) 태 의원도 엄중히 조치하라”고 말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고질병을 넘어 불치병 수준”이라고 했고, 이형석 최고위원은 “지난번 살아있는 북 지도자를 말 한마디로 사망하게 하더니 청문회에서는 근거와 논리 없이 색깔론으로 국민을 혼란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문정복 민주당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온 국민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듣는 태 의원의 발언은 변절자의 발악으로 보였다. 북에서 대접받고 살다가 도피한 사람이 할 소리는 아니다”고 썼다가 논란이 되자 삭제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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