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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송철호 안나와 수사 못해"…재판장 "그건 별건 아니에요?"

중앙일보 2020.07.24 11:59
검찰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의혹으로 지난 1월 송철호(71) 울산시장과 황운하(58) 전 울산지방경찰청장(더불어민주당 의원), 백원우(54)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한병도(53) 전 정무수석(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전·현직 공무원 1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다. [중앙포토]

검찰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의혹으로 지난 1월 송철호(71) 울산시장과 황운하(58) 전 울산지방경찰청장(더불어민주당 의원), 백원우(54)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한병도(53) 전 정무수석(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전·현직 공무원 1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다. [중앙포토]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의혹 재판이 또 밀렸다. 이번만 세번째다. 지난 1월 검찰이 당시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송철호 울산시장, 송병기 전 울산부시장,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을 선거개입 혐의로 전격 기소한 뒤 재판은 반년째 첫발도 떼지 못하고 있다.
 

靑울산시장 개입의혹, 기소 반년째 재판 첫발도 못 떼

檢 "송철호, 송병기 출석 안하고 있어" 

2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세번째 공판준비기일(김미리 재판장)에서도 검찰은 "송철호 울산시장은 코로나19 방역 문제로, 송병기 전 울산부시장은 가족 간병 문제로 출석하지 않고 (검찰의) 연락을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한 "중요 참고인 다수가 소환에 불응해 예정된 기간 내 수사가 종료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송 시장과 송 전 부시장을 울산시장 후보매수 의혹과 관련해 한병도 전 수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공범이라 의심하고 있다. 두 피고인에겐 아직 후보매수 혐의는 적용되지 않은 상태다.
 
송철호 울산시장이 지난 9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송철호 울산시장이 지난 9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검찰은 이런 이유로 현재 기소된 피고인의 변호인들에게 일부 수사기록을 제공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수사기록이 변호인에 넘어가지 않으면 재판은 시작될 수 없다. 방어권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소 후 반년이 지난 시점에서 검찰이 변호인에게 수사기록을 주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다. 
 

재판장 "그건 별건수사 아닌가요?" 

검찰의 말을 듣던 김미리 재판장은 "지금 수사하시는 건 별건이 아닙니까?"라고 검찰에 묻기도 했다. 이에 검찰은 "별건 수사가 아닌 관련 수사로 현 재판부에 병합돼 심리가 필요할 것"이라 답했다. 이에 김 재판장은 "그 사건이 현 재판부에 병합될지는 제가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고, 모른다"며 "사건을 그대로 진행하는게 낫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이에 검찰은 "다음 기일까진 재판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판장을 설득하려는듯 저자세를 취했다. 김 재판장은 검찰과 변호인의 사정을 들은 뒤 다음 재판 기일을 두 달 뒤인 9월 24일로 잡았다. 
 
지난해 1월 30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월 30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與압승후 지연되는 울산시장 수사  

검찰 내부에선 울산시장 수사 지연의 원인으로 여당의 4월 총선 압승을 꼽는다. 주요 피고인과 참고인이 모두 여당 인사인 상황에서 검찰의 수사에 협조할 요인이 사라졌단 것이다. 
 
이번 여름 검찰 인사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수사 주무팀장인 김태은 부장검사를 포함해 울산시장 수사팀에 대한 인사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피의자와 참고인이 검찰에 서둘러 출석할 필요가 없는 또다른 요인이다. 
 
일각에선 검찰이 지난 1월 주요 피의자 대부분을 기소한 것이 섣불렀단 지적도 나온다.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검찰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했단 것이다. 하지만 당시 사정에 정통한 검찰 내부 인사는 "그때 기소를 못했다면, 기소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라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지난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찰개혁방안 모색 연속 토론회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지난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찰개혁방안 모색 연속 토론회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檢 스스로 약속한 시한 넘겨  

지난 4월 23일 시작된 첫 재판에서 검찰은 "대략적으로 향후 수사에 소요될 시간이 2~3개월"이라며 재판부에 시간을 달라고 했다. 검찰은 이미 스스로 밝힌 수사 시한은 넘긴 상태다. 
 
검찰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광철 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 여권 고위 인사도 수사 대상엔 올려놓은 상태다. 검찰의 수사가 지연되는 사이 피고인인 황 전 청장과 한 전 수석 등은 더불어민주당의 의원이 됐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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