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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썰명서] 2시간만 타면 나도 서퍼? 일어서기도 힘들다

중앙일보 2020.07.24 06:00
강원도 양양 죽도 해변에서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을 드론으로 촬영한 모습. 김경빈 기자

강원도 양양 죽도 해변에서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을 드론으로 촬영한 모습. 김경빈 기자

“2시간이면 나도 서퍼!”
A여행 예약 사이트에서 본 광고 문구다. 지나친 과장이다. 저런 식이면 “서울 남산 오르면 나도 산악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서핑이 만만한 운동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서핑의 인기는 상당하다. 대한서핑협회는 지난해 국내 서핑 인구가 70만 명에 달한다고 했다. 여가 예약 플랫폼 ‘프립’은 “올여름(6월 1일~7월 22일) 서핑 상품 수는 52%, 거래액은 67% 늘었다”고 밝혔다. 서핑에 관한 궁금증을 모았다.

어디로 갈까

양양 죽도해변에는 이국적인 분위기의 서핑숍이 줄지어 있다. 최승표 기자

양양 죽도해변에는 이국적인 분위기의 서핑숍이 줄지어 있다. 최승표 기자

강원도 양양 죽도 해변, 부산 송정해수욕장, 제주도 중문 색달해변. 예부터 서퍼 사이에서 3대 명소로 꼽히는 곳이다. 서핑 강습, 장비 대여 업체도 많은 편이다. 서핑 해변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양양만 해도 21개 해변 중 14곳에서 서핑을 할 수 있다. 강원도 고성·속초·양양에만 100개가 넘는 서핑 숍이 있다.
 

서해, 남해에서는 못하나

미국 캘리포니아 해변을 연상시킨대 해서 '만리포니아'로 불리는 충남 태안 만리포해수욕장. 낙조 때에 맞춰 스탠드업 패들을 즐기는 사람들. 최승표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 해변을 연상시킨대 해서 '만리포니아'로 불리는 충남 태안 만리포해수욕장. 낙조 때에 맞춰 스탠드업 패들을 즐기는 사람들. 최승표 기자

삼면이 바다인 한국. 동해·서해·남해에서 모두 서핑을 할 수 있다. 강원도나 제주에 비하면 제한적이지만, 그래도 파도를 탈 수 있는 바다가 있다. ‘만리포니아’로 불리는 충남 태안의 만리포해수욕장, 남해에서는 제법 센 파도가 일어나는 전남 고흥 남열해돋이해수욕장이 대표적이다. 동해에서는 경북 포항의 용한해수욕장이 새로이 뜨는 명소다.
 

서핑 스쿨 어떻게 고를까

서핑은 사실 독학이 불가능하다. 기초 동작부터 고급 기술까지 숙련된 강사에게 배워야 한다. 인터넷에서 예약할 수 있는 저렴한 강습 프로그램이 많은데 가격만 보고 고르면 안 된다. 강사의 ISA(국제서핑협회) 자격증 보유 여부, 커리큘럼, 강사 한 명당 수강 인원 등을 살핀 뒤 선택하는 게 좋다. 바비큐 파티, 사진 촬영 같은 부가 서비스를 내세우는 업체가 많다. 딱 한 번 ‘맛보기’ 체험이라면 모를까 서핑을 정석으로 배우고 싶다면 신중히 선택하자. 스키장 시즌권처럼 장기 이용권을 파는 서핑 업체도 많다. 하루 강습료는 3만5000~8만원이다.
  

가을·겨울이 더 좋다고?

요즘은 좋은 파도가 있다면 때와 장소를 안 가리고 바다로 달려가는 서퍼가 많다. 한겨울 부산 송정해수욕장에서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 송봉근 기자

요즘은 좋은 파도가 있다면 때와 장소를 안 가리고 바다로 달려가는 서퍼가 많다. 한겨울 부산 송정해수욕장에서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 송봉근 기자

서핑의 질은 파도가 좌우한다. 계절풍에 따라 서핑하기에 좋은 바다가 달라진다. 여름에는 남풍이 부는 까닭에 강원도보다 제주도가 서핑하기 좋다는 게 정설이다. 반면에 강원도는 가을·겨울에 파도가 좋다고 한다. 한겨울만 아니면 의외로 수온이 낮지 않아 가을·겨울 서핑을 즐기는 마니아가 적지 않다. 하나 초보에겐 별 의미가 없는 얘기다. 바다에서 일어서는 게 당면 과제이므로 바다가 순한 여름이 차라리 낫다. 질 좋은 파도를 만나고 싶다면 ‘윈드 파인더(wind finder)’ 같은 앱을 참고하자. 해변마다 파도 높이, 바람 세기와 방향을 일기 예보처럼 보여준다.
모바일 앱 '윈드파인더'에서 확인한 제주도 중문 해변의 파도 예보. 24일 오후에는 2m가 넘는 제법 큰 파도가 일어난다.

모바일 앱 '윈드파인더'에서 확인한 제주도 중문 해변의 파도 예보. 24일 오후에는 2m가 넘는 제법 큰 파도가 일어난다.

 

영화처럼 파도를 타려면

전 세계에서 가장 질 좋은 파도가 일어나는 하와이 노스쇼어. 사진처럼 높은 파도를 횡으로 타고 가려면 오랜 시간 훈련해야 한다. 최승표 기자

전 세계에서 가장 질 좋은 파도가 일어나는 하와이 노스쇼어. 사진처럼 높은 파도를 횡으로 타고 가려면 오랜 시간 훈련해야 한다. 최승표 기자

집채만 한 파도를 타고 횡으로 질주하는 서퍼. 서핑을 배운다면 누구나 영화 ‘폭풍 속으로’의 한 장면을 상상한다. 이른바 ‘사이드 라이딩’ 기술은 그러나 초보 서퍼에게 언감생심이다. 처음엔 보드 위에 일어서기조차 어렵다. 겨우 일어섰다 싶으면 바다에서 해변을 보고 정면으로 들어오는 기초 기술을 한참 익혀야 한다. 스키로 치면 A자에 익숙해진 뒤에 11자를 타는 것과 비슷하다. 양양 ‘서프랩’ 김진수 대표는 “개인 운동 능력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두세 달 주말마다 집중적으로 기초를 닦으면 ‘사이드 라이딩’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 장비 사야 할까?

서프보드는 종류가 무척 다채롭다. 입문자는 부력이 좋고 일어서기 쉬운 롱보드를 탄다. [사진 픽사베이]

서프보드는 종류가 무척 다채롭다. 입문자는 부력이 좋고 일어서기 쉬운 롱보드를 탄다. [사진 픽사베이]

여느 스포츠가 그렇듯이 서핑도 내 장비가 있으면 운동할 맛이 난다. 그러나 처음부터 장비를 살 필요는 없다. 입문 첫해에는 대여 장비를 써도 무방하다. 굳이 산다면, 서프보드보다는 몸에 잘 맞는 웻수트를 먼저 장만하는 게 낫다.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초보가 많이 타는 롱보드는 20만~100만원, 웻수트는 10만~50만원이다. 다행히 바다 입장료는 없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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