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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의혹’ 오늘 시민판정단 뜬다···결론 따라 한쪽은 치명타

중앙일보 2020.07.24 05:00
전 채널A 이모 기자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전 채널A 이모 기자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사회 각계 분야 시민들이 전직 기자와 현직 검사장이 연루된 채널A 강요미수 의혹의 수사 타당성에 대해서 24일 판단을 내린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검찰청에서 비공개로 심의를 진행한다. 의혹에 연루된 이모 전 채널A 기자, 한동훈 검사장 및 협박 피해를 주장하는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 관계자 등이 직접 출석할 예정이다.

 

협박이냐 아니냐…입장차 팽팽

 
수사심의위는 법조계·학계·언론계·문화예술계 등 사회 각계 다양한 분야의 시민 15명으로 꾸려진다. 일반 시민들로 구성되는 만큼 다양한 가치관과 시각으로 주요 사건의 수사 과정 및 처분 등을 검토한다.  
 
이 전 대표 측은 이 전 기자로부터 간접적인 해악의 고지를 받았고, 해악의 주체는 한 검사장 등 검찰이라는 주장을 펼칠 계획이다. 이 전 대표 측은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이 지난 2월13일 부산에서 나눈 대화 이외에도 추가 증거가 있을 것이라며 두 사람의 공모 관계를 의심하고 있다.
 
수사팀 또한 법원이 이 전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점,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 확인 필요성 등을 이유로 수사가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 측은 수사팀이 혐의·공모 관계를 억지로 만들기 위해 정당하지 않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맞설 계획이다. 이들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공모 또한 없었다는 주장을 펼칠 예정이다. 검찰 내부에서도 수사팀의 증거 해석에 대해 ‘악마의 편집’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한동훈 검사장. [연합뉴스]

한동훈 검사장. [연합뉴스]

15명의 심의위원, 시민 시각에서 판단

 
심의위원들은 수사팀과 이 전 대표,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 고발인인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등이 제출한 의견서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후 각각이 준비한 프레젠테이션(PPT) 등 의견진술, 질의응답이 이어진다.
 
법조계에서는 이 사건에서 강요미수 혐의가 성립되느냐를 놓고 논쟁이 벌어진 바 있다.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를 두고 대척점에 서기도 했다. 심의위원들은 ‘취재 윤리’와 ‘범죄 성립’을 두고 사건관계인들 각각의 의견을 확인한 뒤 토론과 논의를 진행한다.

 
심의위원들은 이후 표결을 거쳐 일치된 결론을 도출한다. 전례에 비춰보면 심의가 종료된 직후 결과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부정 승계 의혹 관련 수사심의위에서도 심의 종료 후 당일 결론이 공개된 바 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뉴스1]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뉴스1]

권고적 효력만 있지만…결론 따라 치명타

 
수사심의위의 권고는 법적 강제력 없이 권고적 효력만을 가진다. 다만 수사의 정당성 등에 있어서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이 부회장 사건보다 앞서 이뤄진 수사심의위의 권고 내용은 모두 검찰이 따랐다. 이 부회장 관련 수사심의위 내용은 아직 검찰의 최종 처분이 내려지지 않았다.

 
수사심의위가 수사를 계속하라고 결론을 내리면 수사팀으로서는 수사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된다.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에 대한 공모 관계에 대해 집중적인 수사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앞서 한 차례 한 검사장을 소환 조사했던 수사팀이 그에 대한 구속 수사에 나설 명분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수사심의위가 수사 중단 등을 권고할 경우 수사팀은 그간의 수사 과정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수사 동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그 정당성까지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수사팀이 독자적인 수사를 하도록 지휘권을 발동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도 비판 의견이 나올 가능성도 생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수사심의위 결론에 따라 한쪽은 치명타를 입게 될 것”이라며 “법리적 문제를 넘어서서 시민들의 시각에서 내려진 판단을 사건관계인이 무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운채·김민상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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