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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반도체 저력’ SK하이닉스 영업익 2조, 3배 늘었다

중앙일보 2020.07.24 00:04 경제 3면 지면보기
SK하이닉스가 2분기부터 양산을 시작한 128단 적층형 낸드플래시 메모리. [사진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2분기부터 양산을 시작한 128단 적층형 낸드플래시 메모리. [사진 SK하이닉스]

비대면 경제가 부른 반도체 특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역설이다.
 

2분기 코로나속 어닝 서프라이즈
매출 8조6065억 전년비 33% 증가
비대면 경제로 메모리 판매 늘고
낸드플래시 적자는 상당폭 줄어
“128단 낸드 양산, 하반기도 낙관”

SK하이닉스가 올 2분기(4~6월) 영업이익 1조9467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5분기 만에 복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6376억원) 대비 세 배가 넘는 수치다. 동영상 강의, ‘넷플릭스’ 시청 등 이른바 ‘비대면 경제’ 활성화에 따른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판매가 늘어난 덕분이다. 분기 매출(8조6065억원)도 지난해 같은 기간(6조4522억원)과 비교해 33.4% 증가했다.
 
앞서 이달 초 잠정실적을 공개한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 부문의 매출이 지난해 2분기보다 10% 이상 늘어난 18조~19조원, 영업이익은 59% 증가한 5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K반도체’의 저력을 과시했다.
 
23일 2분기 실적 공시 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차진석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서버용 메모리반도체 수요 강세로 우호적인 가격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인한 스마트폰 등 모바일 수요는 감소했지만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 화상 회의 등이 활성화되면서 글로벌 데이터센터용 서버와 PC·노트북 수요가 크게 증가해 모바일의 부진을 상쇄한 것이다. D램 점유율 1, 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반도체 실적이 나란히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도 이러한 영향 때문이다. 반도체 수요 증가로 D램 고정가격(기업 판매가격)도 지난 5월까지 5개월 연속 상승했다.
 
SK하이닉스 실적 추이

SK하이닉스 실적 추이

SK하이닉스의 실적 호조는 서버용 D램이 주로 이끌었지만, 낸드플래시의 적자 폭도 상당 부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5%, 평균판매가격(ASP)은 8%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 1분기 콘퍼런스콜 당시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흑자 전환 시기를 오는 4분기(10~12월)로 밝혔지만, 시장에선 이보다 앞당겨질 것(3분기)으로 전망하는 추세다. 낸드플래시의 일종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덕분이다. SSD는 기업이나 정부의 클라우드 구축에 필요하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기업용 SSD 비중을 높이면서 낸드 사업부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면서 “여기에 2분기부터 128단 적층형 낸드플래시 양산을 시작한 만큼 하반기 원가를 절감하고 출하량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 ‘MS 엑스박스 시리즈X’ 같은 최신 게임콘솔에 탑재되는 것도 호재다.
 
향후 메모리반도체 가격 전망을 놓고서도 SK하이닉스는 다소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박명수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담당은 “중장기적으로는 메모리 수요가 견조하다”며 “코로나 2차 확산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짧은 조정만 거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3분기나 4분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저점을 찍겠지만, 이후 반등할 여지가 크다는 취지다. 지난해 D램 가격을 끌어내렸던 대형 고객(아마존·MS·구글)의 재고 수준에 대해서도 박 담당은 “상반기에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재고를 늘린 것으로 파악됐지만, 하반기엔 정상화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SK하이닉스는 D램의 경우 내년에는 올해 대비 20%, 낸드는 20% 후반에서 30% 초반까지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코로나19 특수는 국내 반도체 기업만 본 건 아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의 TSMC는 최근 2분기 매출이 103억8500만 달러(약 12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약 43억8200만 달러(약 5조3000억원)를 기록하며 지난해 대비 매출은 28.9%, 영업이익은 71.8% 증가했다. D램 부문 3위 기업인 미국의 마이크론도 3~5월 매출이 54억 달러(6조4700억원), 영업이익도 8억8000만 달러(1조546억원)로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이날 깜짝 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0.96% 내린 8만2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SK하이닉스는 연초 대비 12.4%, 삼성전자는 3.1% 각각 하락했다.
 
김영민·이지영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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