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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노사정 대타협 최종 거부…김명환 위원장 등 총사퇴 수순

중앙일보 2020.07.24 00:03 경제 4면 지면보기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노사정 합의안이 부결된 23일 밤 서울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노사정 합의안이 부결된 23일 밤 서울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가 결국 민주노총에 의해 무산됐다. 23일 민주노총은 제71차 임시 대의원 대회를 열어 표결에 부쳤지만 부결됐다. 1479명의 대의원 중 1311명이 투표해 805명(61.73%)이 반대표를 던졌다. 이날 투표는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 때문에 투표를 앞두고 찬성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졌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서명은 보이지 않는 위력에 의해 할 수 있지만, 온라인 투표는 온전히 자기 생각을 담기 때문이다.
 

대의원 대회서 부결, 강경파 승리
편법 대화체 구성했던 정부 곤혹

사실 노사정 합의 불발은 예견됐다. 민주노총의 독특한 지도체제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집단지도체제다. 위원장의 지도력으로 운영되는 체계가 아니다. 협상 테이블에서 합의해도 중앙집행위원회 등 집단지도체제에 따른 승인을 받아야 한다. 지도부가 협상 과정에서 어렵게 합의해 놓고 민주노총으로 돌아가면 휴지 조각으로 변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이유다.
 
대의원 대회에서 합의문이 부결되면서 사실상 민주노총의 현 지도부는 붕괴 국면에 직면했다. 김명환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는 곧 사퇴 의사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부결되면 책임지고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사회적 대화 참여의 길도 막혔다. 위원장 사퇴에 따른 선거를 앞두고 선명성 경쟁이 더해져 투쟁 중심의 민주노총 운영방식이 더 가속화할 수 있다. 노사정 합의안 부결은 온건파인 국민파 대신 강경파인 중앙파와 현장파의 의견이 관철된 것으로 볼 수 있어서다.
 
정부는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렸다. 정부는 민주노총의 요구를 받아들여 법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제쳐놓고 별도의 대화체를 구성해 협상을 진행했다. 한국노총은 이를 편법으로 규정하고 참여하지 않으려 했다. 경사노위에서 논의하면 된다는 입장이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회의를 주재하는 등 정부는 밀어붙였다. 일종의 편법을 정부가 주도한 셈이다.
 
정부가 이렇게 공을 들였는데도 결과물을 내지 못하면서 편법 대화체 운영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여기에다 민주노총이 강경파가 주도하는 현장 투쟁 중심의 운영 방식을 대세로 잡으면 사회적 대화를 요구한 정부는 더 난처해진다. 김대환 전 노동부 장관은 “대화의 장에 나오지 않으면 그에 따른 권리도 없다. 그로 인한 불이익을 감수하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영계도 난감해한다. 특히 합의 과정에서 경영계는 얻은 게 거의 없이 퍼주기만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직장 내 배치전환이나 휴직, 임금 자제나 동결이 필요하다고 요구했지만, 정부와 노동계의 협공에 모두 접었다. 그래서 “오히려 합의가 안 돼 잘됐다. 경사노위 후속 논의는 원점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진짜 개혁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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