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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조차박? 조원희, 은퇴 2년 만에 복귀

중앙일보 2020.07.24 00:03 경제 6면 지면보기
조원희는 유튜브에서 ’가야 돼~“를 외치다가 진짜로 현역 선수로 복귀했다. [사진 수원FC]

조원희는 유튜브에서 ’가야 돼~“를 외치다가 진짜로 현역 선수로 복귀했다. [사진 수원FC]

프로축구 K리그2(2부) 수원FC가 은퇴한 조원희(37)까지 영입하며 1부 승격을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K리그2 수원 FC 전격 입단
구독자 11만명 유튜버서 변신
선수 가르치다 몸상태 좋아 결심
김호곤·김도균 “공격축구” 합창

조원희는 선수등록마감일인 22일 수원FC에 전격 입단했다. 2008년부터 두 시즌 프리미어리그 위건 애슬레틱에서 뛴 조원희는 2018 시즌을 끝으로 수원 삼성에서 은퇴했다. 이후 황의조(보르도)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대상으로 개인 아카데미를 운영했다. 유튜브 채널 ‘이거해조(줘) 원희형’도 론칭했다.
유튜브 채널에서 이영표와 일대일 대결을 펼친 조원희. [사진 조원희 유튜브 캡처]

유튜브 채널에서 이영표와 일대일 대결을 펼친 조원희. [사진 조원희 유튜브 캡처]

 
조원희는 유튜브에 구자철(알가라파) 등 현역 선수를 일대일로 막는 영상을 올려 인기를 끌었다. ‘현역 때보다 몸이 더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원희는 수시로 “가야 대(돼), 가야 대”를 외쳤는데, 이게 인연이 돼 가야대학교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조원희가 방송에서 “차범근과 박지성보다 조원희가 위에 있다”고 농담한 것도 뜨거운 이슈가 됐다. 축구 팬 사이에 ‘조차박(축구는 조원희-차범근-박지성 순이란 의미)’이란 신조어가 유행했다. 이야기를 전해들은 박지성(39)은 “그럼 걔가 맨유에 갔겠지”라고 받아쳤다. 조원희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11만명에 이른다.
조원희가 일대일로 자기를 한번도 뚫은적이 없다는 말에, 박지성이 재치있는 말로 받아쳤다. [사진 유튜브 슛포러브 캡처]

조원희가 일대일로 자기를 한번도 뚫은적이 없다는 말에, 박지성이 재치있는 말로 받아쳤다. [사진 유튜브 슛포러브 캡처]

 
일부 팬들이 ‘원희 형, 선수 복귀 가야 대(돼)’라고 요청했는데, 이게 현실이 됐다. 친정팀 수원 삼성 입단은 무산됐지만, 같은 지역 연고 팀 수원FC 유니폼을 입고 2년 만에 선수로 돌아왔다.
 
조원희는 23일 “지인들은 ‘(현역 복귀하면) 지금껏 이룬걸 다 잃을 수도 있다’며 걱정했다. 나도 수원FC 좋은 팀 분위기에 민폐 끼치면 어쩌나 고민했다. 김도균 감독님께 ‘합류가 어렵겠다’고 일단 말씀 드렸다가, 밤새 고민한 뒤 결정을 바꿨다. 현역 복귀에 대한 열정을 선택했다”고 했다.
 
조원희의 새 소속팀 수원 FC 김도균 감독과 김호곤(왼쪽부터) 단장. 박린 기자

조원희의 새 소속팀 수원 FC 김도균 감독과 김호곤(왼쪽부터) 단장. 박린 기자

 
22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만난 김도균(43) 수원FC 감독은 “원희가 3주 전쯤 현역 복귀 의지를 내비쳤다. 김호곤(69) 단장님과 논의 끝에 연습경기 60분을 뛰게 해봤다. 몸상태가 생각보다 좋았다. 2주 정도 팀과 손발을 맞추면 쓸 수 있겠다 싶었다. 오른쪽 수비수 최종환이 부상 중인데, 그 자리를 메워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단장도 “(조원희와) 올해 말까지 플레잉 코치로 계약했다. 풍부한 경험이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리그1 수원 삼성이 올여름 외부 영입이 전무한 반면, 시민구단 수원FC는 알짜 영입을 했다는 평가다. 조원희 이외에도 태국 부리람 출신 미드필더 정재용, 전북 현대 공격수 라스 벨트비크를 영입했다.
 
수원FC는 올 시즌 7승1무3패로 K리그2 선두다. 경기당 2.27골(11경기 25골)을 퍼부어 ‘K리그2판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주목 받는다. K리그2 득점 선두(11골)에 오른 북한대표 출신 재일교포 3세 안병준도 수원FC 소속이다. 
K리그2에서 닥공축구를 펼치고 있는 수원FC 김도균 감독과 김호곤 단장. 박린 기자

K리그2에서 닥공축구를 펼치고 있는 수원FC 김도균 감독과 김호곤 단장. 박린 기자

 
울산 현대 감독 시절 화끈한 ‘철퇴축구’를 펼쳤던 김 단장은 올 시즌을 앞두고 김도균 감독을 선임하며 “팬들이 환호하는 공격축구를 해보자”고 당부했다. 김 감독은 ‘한 골 잃으면 두 골 넣는 축구’로 화답했다. 19일엔 우승 후보 대전하나시티즌을 4-1로 대파했다.
 
김 감독은 원정 경기를 떠날 때 항상 65인치 대형 TV를 가져간다. 그는 “전반이 끝난 뒤 실시간으로 중요한 장면 3개를 뽑는다. 라커룸에서 보여주며 전술 변화를 준다”고 했다. 김 단장은 불필요한 숙소 합숙을 없앴고, 경기 전날 선수들이 대신 호텔에서 편히 쉴 수 있게 해줬다.
 
22일 점심식사 내내 김 감독과 김 단장은 축구를 주제로 이야기 꽃을 피웠다. 김 단장이 “수원FC가 5년 만에 1부리그로 승격해 수원 삼성과 더비전을 한다면 축구도시 수원에 큰 축복일 것”이라고 하자 김 감독이 고개를 끄덕였다. 조원희의 유행어처럼, 지금 수원FC는 한 목소리로 ‘1부 가야 돼’를 외치고 있다.
 
수원=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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