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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정책참모 위마오춘, 미국선 “국보” 중국선 “간신배”

중앙일보 2020.07.24 00:02 종합 8면 지면보기
미국의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 명령에 중국이 청두(成都) 주재 미국 총영사관 폐쇄로 맞불을 놓을 조짐이다(2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추가 공관 폐쇄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극한 대치 상황도 개의치 않겠다는 식이다. “휴스턴 영사관이 중국의 미국 내 연구 성과 절도의 진원지(epicenter)”라는 발언까지 나왔다(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트럼프 행정부의 이런 ‘중국 때리기’는 어떻게 나온 것일까. 외신 등이 주목하는 키 플레이어 두 명을 살펴봤다.

중 충칭 출신 국무부 수석고문
‘미국 경쟁자 중국’ 규정한 사학자
중국선 “악독한 대중정책 장본인”

 
폐쇄 명령이 내려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중국 총영사관 앞에서 22일(현지시간) 한 경비원이 순찰차에 탑승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폐쇄 명령이 내려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중국 총영사관 앞에서 22일(현지시간) 한 경비원이 순찰차에 탑승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 워싱턴타임스와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 등에 따르면 미국의 중국 때리기를 배후에서 독려하는 인사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중국정책 수석고문인 위마오춘(余茂春·58)이다. 중국 출신의 미국인인 위마오춘의 사무실은 폼페이오 장관 집무실에서 불과 몇 걸음 떨어져 있지 않다.
 
워싱턴타임스는 지난 6월 보도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그를 “우리 팀의 핵심”으로 부르고,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그를 “국가의 보물”로 칭찬했다고 전했다. 매슈 포틴저 국가안보 부보좌관도 그를 “보배와 같이 귀중한 자원”으로 호평했다.
 
위마오춘

위마오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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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8월 중국 충칭(重慶)에서 태어난 위마오춘은 청소년기에 문화대혁명 10년을 겪은 뒤 79년부터 83년까지 저우언라이(周恩來)가 다닌 적 있는 톈진(天津)의 난카이(南開)대에서 역사학을 공부했다. 85년 미국으로 건너와 스와스모어 칼리지와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UC버클리)를 거쳐 미 해군의 교관으로 강의했다.
 
트럼프 정부 출범 후 국무부 산하 정책기획실에서 근무하게 된 그는 지난 3년 동안 트럼프 정부의 대중 전략을 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숨은 참모였다. 미국이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하게 한 장본인으로 알려져 있다. 위마오춘은 워싱턴타임스 인터뷰에서 중국이 구사하는 외교 용어에 현혹되지 말라고 주장했다. 중국이 쓰는 ‘윈윈’이나 ‘상호 존중’은 귀담아들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중화권 인터넷 매체 둬웨이(多維)에 따르면 그는 미국 정부가 70년대 말 베이징과 수교한 이후 미·중 관계를 자기 뜻대로 끌고 갈 수 있다고 과신한 게 잘못의 시작이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최우선 국가 이익이 뭔지부터 따져야 했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정부의 역대 대중 정책 중 최대 착오가 중국 공산당과 중국 인민을 구분하지 않은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시 주석”이 아닌 “중국 공산당 총서기”라고 부르는 데는 이유가 있었음을 시사한다. 위마오춘은 워싱턴타임스에 “실제로 중공 정권의 핵심은 취약하며 자신의 인민을 가장 두려워한다”고 주장했다. 미 행정부에선 그가 “중국 백과사전”으로 통하지만 중국 매체들은 그를 “간신배”라고 비난한다. 환구시보 총편집인 후시진(胡錫進)은 “미국의 악독한 대중 정책이 이 사람에게서 나왔다”고 맹비난했다. 트럼프 정부의 대중 강공책의 이면엔 중국 출신의 설계자가 있었던 셈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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